Byebye 강용석

사실 처음 강용석이 아나운서 성희롱 논란을 일으키고 한나라당에서 쫓겨 났을 때, 그의 정치인생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인상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여기서 강용석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최효종을 고소함으로써 전 국민의 어그로를 끌게 된다.

그 결과, 최효종은 괜찮은 수준의 개그맨에서 전 국민이 알고 있는 개그맨으로 급부상했고, 강용석 역시 전 국민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데 성공했다.
뭐,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고, 어떻게든 관심을 끌려는 시도였다면야 나름대로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쯤에서부터 강용석은 어차피 있는 욕, 없는 욕 다 먹었다고 생각했는지 본격적으로 자신의 포지션을 저격수로 변경해 이름 있는 진보 인사들을 겨냥하기 시작한다.

최효종 고소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자신의 블로그에 안철수나 박원순 등 진보 인사 관련 의혹들을 올리기 시작했고, 대체로 이 때 사람들의 반응은 관심받고 싶어서 그러는구나였지만 몇몇 보수 집단에게 강한 지지를 받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명박 정권 말기에 이르러 자중지란은 기본이요, 야권에 이렇다할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는 보수의 현 상황에서 그래도 유일하게 진보진영에게 태클을 거는 존재가 강용석이었기에 그를 지지하는 보수 집단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 또, 강용석의 주장들이 다소 근거가 약한 것들이기는 했지만 일단 한 번 제대로 걸리면 크게 터질만한 것들이었고.

그리고 여기서 강용석은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정치인생그런게 남아있었나을 건 크나큰 도박 한 판을 준비한다.

이른바 박원순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

대한민국에서 병역비리 의혹이란 어떤 것인가? 저 잘나가던 대권주자 이회창을 두번이나 죽쑤게 만들었고,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스티븐 유를 한 방에 보내버린 그야말로 회심의 카드가 아니던가?

그야말로 제대로만 걸리면 빼도박도 못하는게 바로 병역비리다.

워낙에 사안이 사안이었던만큼 사람들은 강용석의 지금까지의 행보를 알았으면서도 혹시나하는 의혹을 보내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나영이 사건으로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었던 한석주가 결정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면서 점차 강용석의 의혹제기에 혹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실제로 MRI 재검 직전 트위터의 여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의혹은 갖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박원순 시장은 MRI 재검을 결정한다.

상대가 강용석이었기에 단순한 의혹제기 차원이었던 이 사건은 그야말로 2월 한 달의 최대 이슈 중 하나로 급부상한다. 누군가 한 명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 테고, 여기서 패배한 이는 그야말로 정치생활 byebye가 될테니 말이다.

그리고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강용석의 K.O패.

사실 개인적으로도 의사들이 MRI에 의혹을 제기했을 때, 혹시나하는 마음을 가졌던게 사실인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박원순 시장이 초반에 진실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고 여기까지 사태를 끌고 온 건, 정말로 가족의 개인신상까지는 밝히고 싶지 않았던가, 아니면 보수 세력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결정적 한 방을 준비해온게 아니었을까?

그리고 정말이지 의외로 강용석은 재검 결과가 밝혀지자마자 깔끔하게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버티리라 생각했던 지라 이 부분은 다소 의외였다.

하지만 이 부분은 우리 전여옥 여사님께서 훌륭하게 이어받아 주셨으니 새누리당으로서는 총선 악재가 하나 늘었다(...)

어쨌거나 이로써 지난 몇 달간 전국민적인 어그로를 끌어온 불꽃 같은 남자 강용석의 행보도 일단락되었다.

총선 불출마 여부는 고려 중이라는 것으로 보아 마지막까지 재기의 끈을 놓지 못한 것 같긴 하다만 아마 그가 다시 정치 무대에 서는 건 힘들지 않을까? 그리고 그가 다음 총선에 당선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코미디다.

뭐, 지난 몇달간 짜증도 났지만 웃기기도 했고, 새누리당 팀킬도 하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강용석 전 의원님. 그러나 다시는 안 봤으면 좋겠네요~^^
  • 2015.04.12 18:40 ADDR 수정/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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