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델 크로이츠-화사무쌍


가즈 나이트 시리즈로 한국 판타지계에서 꽤나 이름이 알려진 이경영 작가의 신작, 섀델 크로이츠-화사무쌍 편.

가즈나이트 시리즈가 잠정적인 완결을 맞이한 뒤 이경영 작가는 비그리드와 레드혼이라는 작품을 냈고 평소 가즈나이트 시리즈를 싫어하던 사람들에게도 높은 호평을 받았지만 출판사의 홍보부족, 그리고 출판사 자체가 판타지 사업에서 손을 떼버려서 둘 다 미완의 작품으로 남게되었다.

그리고 비그리드 미완에 이어 레드혼마저 미완으로 끝내게 된 후, 연재를 시작한 섀델 크로이츠-화사무쌍편.

일단 맨 처음 연재를 시작할 때 어떤 방식으로든 완결을 내기 위해서 1~3권 분량으로 한편의 이야기가 끝나는 형식을 취한다고 했다.
(출간될 때는 3권짜리 분량을 쪽수를 늘려서 2권으로 내는 걸로 했다.)

즉 이번에 나온 섀델 크로이츠는 화사무쌍 편이 끝난 것일 뿐, 실제로는 인터넷에서 그 다음편인 필라소퍼가 연재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비그리드나 레드혼이 홍보부족으로 인한 판매부진으로 인해 미완으로 끝난 점도 있기에 이를 보완하고자 일단 첫번째 이야기를 내고 반응이 좋으면 두번째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 것인데, 이번에 나온 화사무쌍편이 재판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로 인해 필라소퍼 편도 출간할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읽고난 감정은 역시나 재밌다는 것이다.

이경영 작가의 특징이라면 일단 전투장면이 박진감 넘친다는 것이고, 또 캐릭터의 개성이 무척이나 뚜렷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개성이 뚜렷한 만큼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재치와 개성이 넘쳐난다.

그리고 그것은 섀델 크로이츠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주인공인 파렌부터가 무척이나 인상적인 캐릭터이고 키르히, 카샤, 네벨, 프란츠, 크로이츠 대원들, 그리고 잠깐씩 등장한 인물들까지 전부 개성이 넘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즈나이트 시리즈에서 무척 높게 평가했던 부분이 독특한 세계관이었는데 섀델 크로이츠 역시 꽤나 독특한 세계관으로 구성되어있다.

사실, 세계관의 구성요소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생각해보면 그렇게까지 독특한 세계관은 아니지만 적절히 조합시켜놓으니 익숙하면서도 조금 특이한 세계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스토리 부분은 전체적으로 무난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화사무쌍 편은 이야기가 약간 프롤로그 격인 느낌이라 전체적인 스토리는 야만족과의 전투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된 에피소드 같은 느낌이 강했다.

처음 파렌이 카샤를 데려오기 위해 동방 대륙에 가서 카샤를 만난 이야기, 그리고 동방에 어떤 섬에서 안개의 씨앗을 파괴한 이야기, 국왕의 납치 사건 등...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연결되긴 하지만 뭐랄까...옴니버스식의 이야기 같았다고나 할까;

아마도 이렇게 느낀 이유는 섀델 크로이츠-화사무쌍이 일반 판타지 소설처럼 장편으로 기획되었다면 저러한 에피소드들이 좀 더 길게 늘어나고 앞으로 등장할 대부분의 인물이 대거 등장할 필요도 없을 테고 복선도 조금씩 깔아가면 되었겠지만 일단 분량 자체가 3권 정도로 한정되어 있고 흥행에 실패할 경우 다음권이 나오리라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세계관 설명 및 인물 설명, 복선 등을 모두 포함하기 위해서 저린 식의 이야기 구도가 된 것 같다.

그리고 분량 자체가 한정되어있다보니 좀더 감정적인 부분을 묘사해야할 부분들에서 빠르게 사건묘사로 전환한 것 같아서 어떤 부분은 다소 밋밋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인물행동에 약간씩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고;

뭐, 그렇지만 역시나 글을 너무나 재밌게 쓰는 이경영 작가의 작품인지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긴 했다. 각권 450페이지에 육박하는 분량을 순식간에 읽어치웠으니;

그리고 다음권을 대비한 복선(이라 쓰고 떡밥이라 읽는다.)들도 무척이나 많아서 다음권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사실 보자마자 바로 필라소퍼 연재분을 보려고 했는데 상권 부분은 이미 삭제;

그저 예정대로 6월에 책이 나오기를 기다릴 뿐ㅠ.ㅠ

아, 그리고 책 외적으로 불만이 하나 있다면 아무리 시장반응을 보고 다음권을 내기로하긴 했다지만 그래도 책 뒤에라도 다음 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건 조금 그렇지 않나 싶다.

나 같은 경우 이경영 작가의 팬이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소식을 많이 접하는 지라 다음편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일반 독자의 경우 2권을 다 읽고 난 후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사실 2권으로 완전히 이야기가 끝나는 줄 알고 읽으면 상당히 허무하게 끝나는 이야기인지라;


p.s 요즘 장르문학계의 대세는 대여점용 책보다는 소장용 책인 것 같다.
     북박스가 사업을 접은 후, 판타지계에서 그래도 가장 많은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청어람이
    왜 소장용 책을 만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이수영 작가의 플라이투더문을 시작으로
    두권짜리 판타지를 꾸준히 내려는 것 같다.
    사실 플라이투더문이 나왔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냥 한 번 2권짜리 내본 건 줄 알았다;;;
    어쨌거나 이러한 청어람의 기획 아래 나온 책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니 독자 입장에서는
    신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