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제목은 히카루의 바둑이지만 한국으로 오면서 어떤 분의 작명센스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스트 바둑왕이라는 다분히 초딩을 겨냥한 것 같은 제목으로 탈바꿈되었다;;
지금은 완결난 지 5년이나 지나서 책도 몇 권을 빼놓고는 거의 절판되었고 언급도 잘 안 되고 있지만 나올 당시에는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다.
그리고 그 인기에 힘입어 한국에서 고스트 바둑왕의 애니도 방영되었다.
(다만 사이의 복장이 기모노라는 이유로 하얗게 처리되어서 목하고 손만 둥둥 떠나니는 것 같았다; 사이가 살던 시대는 신라시대로 나왔고;)
솔직히 말하면 고스트 바둑왕은 순수하게 바둑의 승부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접전을 펼친다기보다는 대부분의 승부가 탁탁탁 거리더니 "아니!"라는 외침이 터져나오고 다 끝난 바둑판을 보여주면서 끝난다;
그렇지만 일단 주인공 히카루와 아키라를 비롯한 인물 간의 라이벌 관계나 바둑을 통한 인간 관계가 잘 드러나있었고 직접적인 승부의 모습은 없지만 그러한 승부를 꽤나 스릴 있게 다룬 점은 만화를 무척이나 재밌게 만들어줬다.
이 만화는 구성상 17권까지가 1부, 18권이 외전 23권까지가 2부인데...
1부까지는 그야말로 호평일색에 마지막 엔딩이 꽤나 감동적이라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지만 본격적으로 2부가 시작되면서 악평이 슬슬 달라붙기 시작했다.
일단 나부터가 느낀게 1부에 비해 재미가 꽤나 없어졌다는 점.
뭔가 억지로 그린다는 느낌을 받았달까;
그런데 그런 느낌이 잘못된 게 아니었는지 고스트 바둑왕은 2부 엔딩에서 그야말로 크리티컬 하나를 터뜨린다.
주인공 팀이 진다ㅡ.ㅡ;
명색이 소년만화에서 주인공 팀이 지면서 끝나는 엔딩.
물론 주인공의 상대팀이 현실세계에서도, 고스트 바둑왕의 세계에서도 최고를 달리는 나라 한국이긴 했다.
대개 일본만화에서는 한국 관련 언급이 잘 없는 편인데 이 만화에서는 바둑을 다루었기에 실제로 바둑의 강국인 한국을 안 다룰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작품 초반부터 한국인이 등장했고 2부에 들어와서는 실제로 굉장히 강력한 팀으로 등장하며 한국팀의 구성원들도 꽤나 카리스마가 넘친다.
그렇지만 누가 읽으면서 히카루의 일본팀이 지리라고 예상했겠는가;
한국 독자들도 읽으면서 실제로는 한국팀이 이길 거라는 걸 알지만 만화니까 일본팀이 이기겠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졌다ㅡ.ㅡ;
그리고 무슨 엔딩장면도 없이 히카루가 울면서 끝난다;
이건 왠 안드로메다로 가는 전개냐ㅡ.ㅡ
개인적으로는 보고나서 잠깐 얼어있었다.
그리고나서 조용히 책의 마지막 부분을 확인하고는 다음권에 계속이라고 써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살폈지만 마지막페이지에 써있는 건 이제 이 작품 끝이라는 거;
보고나서 치밀어오르는 화를 어떻게 참아내야할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책을 던져버릴 뻔한 게 한 두번이 아니다.
간신히 화를 참아내긴했다만...도대체 왜 작가가 이런 테러를 저질렀는지만큼은 알고 싶었다. 그리고 만약 "그냥"이라고 한다면 꿀밤이라도 한대 먹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찾아본 결과...
확실한건 아니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정보는 작가가 잡지사 엿먹이려고 저런 엔딩을 냈다는 거.
사실 작가는 고스트 바둑왕 1부로써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당시 고스트 바둑왕의 높은 인기에 잡지사 쪽에서는 작가에게 내용을 늘릴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고 어쩔 수 없이 2부라는 타이틀을 달고 연재가 계속되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났는데 작품이 잘 될 리가 없다ㅡ.ㅡ;
그렇기에 결론은 뭐 엿멋어봐라하고 저런 테러를 했다고하는데...사실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저 말이 사실이라면 이해는 간다만...내가 받은 정신적 충격은 어쩔 거야;
정말 1부까지는 너무 재밌게 봤고 2부는 1부를 읽어오던 애정으로 봤다만 저런 결말이라니;
그냥 2부를 패러렐 월드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까;
작가의 의도가 어땠는지는 몰라도...개인적으로는 구매욕구를 강력하게 느끼던 책이었지만...너무나 충격적인 엔딩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안 사고 있는 책이다.
p.s 그리고 이 책의 만화가 분이 후속작으로 낸 게 한 시대를 풍미한 데스노트다. 데스노트도 2부에서 포스가 떨어졌다는 평을 많이 받던데...2부 징크스라도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