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각본 살인사건-백탑파 그 첫번째 이야기


여러가지 역사소설로 유명한 김탁환 작가의 백탑파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방각본 살인사건.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백탑파, 방각본, 그리고 살인 사건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역사추리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최근 읽어본 역사추리물 중에 그렇게까지 만족할 만한 소설이 없었다. 그러던 중 예전부터 꼭 읽고 싶었던 백탑파 시리즈가 눈에 들어왔고 작년 말에 읽다가 시험기간이 겹치면서 놓쳤던 걸 최근에야 다시 읽게 되었다.


일단 무척이나 재밌다.


우선 조선 후기, 정조 시대의 실학파들의 단체인 백탑파라는 소재가 너무나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또한 수업시간에 지나가면서 듣기만 한 방각본이란 소재 또한 너무 매력적이었다.


또, 이 책은 백탑파를 소재로 쓴 것답게 꽤나 많은 역사 속 인물들이 등장한다.


정조부터 시작해서 홍국영,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유득공, 체제공, 김홍도, 백동수 등등...


등장하는 인물 전부가 나름대로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정조의 경우 요즘 나오는 드라마에서 선한 이미지의 군주로 그려지는 것에 반해, 이 책에서는 개혁군주에 걸맞은 카리스마와 독불장군적인 면모 등이 그려져서 꽤나 신선했다.


홍국영은 조금 재수없었던 것 같긴 하다만;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이명방과 김진 역시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이명방과 김진의 경우는 가상의 인물로 알고 있는데, 그 중 김진의 경우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가상의 인물인 것 같다.


어쨌거나 이명방의 경우 꽤나 답답한 총각이긴 했지만 나름대로 정의감도 투철하고 무척이나 곧은 성격을 가진 게 전형적인 주인공의 형상을 하고 있긴 했다만 괜찮았던 인물 같다.


그리고 김진의 경우 우리나라 역사소설이나 사극을 통틀어 꽤나 독특한 인물인 것 같다.


못하는 게 없는데다가 꽤나 능글맞기까지하다;;


뭐, 어쨌거나 다시 이야기 자체로 돌아와서 말해보자면...


재미는 있었는데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이 책을 택한 건 이 책을 역사추리소설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에 맞게 2권 중반부까지는 그러한 면모를 유지한다.


다만, 첫번째 이야기라 초반부 인물이나 배경설명에 치중해서 그런지 추리적인 요소는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사건에 쓰인 트릭 같은 것도 없고 범인이 잡히는 과정도 꽤나 단순하다. 그리고 독자에게 범인을 추적할 만한 힌트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후반부는 범인의 배후를 추적하는 이야기로 꾸며지는데 일단 이 부분은 나중에 주인공들의 대화를 통해 이러이러하지 않았을까라는 가설이 등장하긴 하지만 확실하게 마무리 되지는 않는다.


또한 후반부 들어와서 역사적인 사실을 가져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추리적인 요소는 굉장히 약해진다. 뭐, 후반부에 배후 중 일부로 밝혀진 두 녀석은 꽤나 반전이었지만;


뭐, 그래도 초반에 언급했듯이 무척이나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도 당시 인물들의 생각이나 사상이 책의 여러부분에서 잘 나타난 것 같고 정조 시대를 무척 잘 그려낸 것 같다.


그러니까 마지막에 추리적인 요소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고 주절거리긴 했지만 미칠듯이 재밌게 봤다는 소리;

(돈도 없는데 지름신 강림하시는 소리가 들린다ㅠ.ㅠ)


최근에 나온 마지막 시리즈인 열하광인의 경우 학교에서 김탁환 작가의 강의를 들어본 바에 따르면 추리보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가지고 이게 왜 이렇게 된 걸까라는 형식으로 진행될 것 같아 추리소설로서의 기대는 그다지 하지 않지만 두번째 시리즈인 열녀문의 비밀에서는 첫번째 이야기보다는 추리적인 요소가 많이 추가되어있었으면 한다.


p.s 추리적인 요소 어쩌고 하는 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새로운 해석같은 것도 좋긴 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초반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미약했던 것 같아서 하는 소리다;


p.s2 이 책에 대해 검색해보니까 2008년에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나올 예정인가 보다.

       올해 볼 영화 한 편 추가인가;;

       잘만 만들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