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서 이드레브


박인주 작가의 처녀작, 마법서 이드레브.

이 책은 책 자체로도 많이 까인 책이지만 박인주 작가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에 의해서도 많이 까인 책이다.

연재분의 잡담에서 박인주 작가가 흔히 말하는 '잘난 척'을 많이 했다는 것. 그리고 책 내용상 갑자기 몇년의 세월이 흐르고, 주인공 로안이 다니던 학교가 닫히던 시점부터 철학적인 부분이 많이 언급이 되었는데 이 부분에서-편의상 이 부분을 2부라고 부르겠다-작가의 '잘난 척'이 심했다는 것.
(2부를 까는 사람들의 주장은 철학적인 부분이 나오는 건 상관없는데 그걸 이야기 속에 녹여낸 게 아니라 철학적인 부분과 이야기가 전혀 따로 논다는 것이었다.)

이 2가지 요소로 박인주 작가를 잘난 척을 많이 하는 작가로 인식한 사람들이 많았고 이로 인해 이 책의 2부는 나올 당시 무척이나 까였지만 한권 한권이 무척이나 느리게 나왔고 덕분에 완결이 나올 즘해서는 '드디어 완결났구나'라는 여론많이 남았다;;
(그 후 나온 박인주 작가의 작품들도 비교적 괜찮은 평가에 비해서 작가 개인에 대한 호불호 때문에 욕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

뭐,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작가가 '잘난 척'을 한 것을 못 느꼈고, 만약 있다하더라도 책 내용에 그렇게까지 영향을 주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또 연재분을 보지 못했기에 저 작가가 이러저러하다라고 말하지도 못하겠다.

다만 책 자체에 대해 감상을 적어보자면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밌게 본 책이다.

우선 마법이 금지된 세계라는 설정이 괜찮게 다가왔고 학원물이었던 1부 초반에 묘사나 상황설정이 출판된 책 치고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한권, 한권 볼 때마다 무척이나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2부의 경우, 철학적인 말이 많이 나온다는 것 외에도 1부에서는 굉장히 유쾌하게 진행되던 분위기가 2부에 오면서 무척이나 암울한 분위기로 변해버렸고 1부의 캐릭터들이 죽어나가거나 분위기가 많이 변한 캐릭터들이 많았기에 보다가 포기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데 나에게는 그런 2부의 요소가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1부의 유쾌했던 인물들이 2부에서 한 카리스마 잡고 나오는 것도 좋았고 전쟁이라는 암울한 분위기를 어느 정도 살린 것도 좋았다.

결론적으로 마법서 이드레브는 나에게 있어선 수작 이상의 작품이었다.

다만 아무리 좋게 봐주려해도 정말 걸리는 걸 2가지만 뽑자면 우선 2부 들어가면서부터 급격히 악화된 책의 상태.

여기서 책의 상태란 오타가 많다 이런 게 아니라 2부에 들어가면서 갑자기 한권 한권의 분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점과 글자 크기와 여백이 커진 걸 말한다.
(230페이지는 너무하잖아;;)

더군다나 2부 들어가면서 급격하게 출간속도도 느려졌고;;;

뭐, 이건 출판사의 잘못이라 인정하더라도 그 긴 연재기간과 17권이라는 분량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엔딩은 정말 사람 돌아버리게 만들더라ㅡ.ㅡ

이드레브는 처음 연재되던 시기는 둘째치더라도 2000년에 책이 나오기 시작해 2004년에 완결이 났다. 이 시간동안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ㅡ.ㅡ

어쨌거나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오랜 시간을 봐온 책이었고 많은 악평에 시달리긴 했지만 고정 독자층도 어느 정도 존재하는 편이었다.

그렇기에 17권이 나왔을 때, 표지에 적힌 완결이란 글자를 보고 무척이나 황당했다. 16권까지 봤을 때는 적어도 2~3권은 더 나오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완결이라기에 큰 기대를 가지고 읽은 17권.

보고 '작가분이 정말 빨리 끝내버리고 싶으셨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스토리상 필요한 요소는 모두 들어가있는데 문제는 이게 17권 한권에 들어갈 내용이 아니라는 거다. 단순요약본까지는 아니었지만 굉장히 압축된 내용. 즉 감정묘사나 세세한 묘사 없이 이야기 진행에 초점을 맞춰버렸다. 또한 그 후에 붙은 에필로그 역시 몇페이지ㅡ.ㅡ;

도저히 17권이라는 긴 분량의 책의 엔딩이라고는 믿기지가 않았다.

정말 너무 허무해서 하루종일 멍했던 것 같다.

내가 이 엔딩을 보려고 그 긴 시간 동안 이 작품을 봐왔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큼 엔딩은 최악의 엔딩까지는 아니더라도 너무나 허무했다.

덕분에 한 때 '살까'라는 생각까지 했던 것도 보류.

아무리 생각해도 엔딩의 충격은 너무나 컸다;

안타까운 게 한 가지 있다면 마법서 이드레브 이후 박인주 작가의 제대로 된 출판물이 없다는 것.

적어도 마법서 이드레브 1부는 대중성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어느 정도의 호응은 있었지만 이드레브 연재 중간에 낸 '남겨진 아이, 버려진 아이',  이계인은 판매량만 따지자면 실패했도 문피아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 연재되던 '클라우스 학원 이야기'도 2권까지 나오고는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판타지 분야를 접어버리면서 출판 중단;;;

현재 문피아에서 큰 반응을 얻으면서 완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희망을 위한 찬가' 같은 경우도 출간은 불가능해보이고 현재 서브라임이란 책이 3권까지 나왔지만 이것도 완결까지 제대로 나올지 두렵다;;

개인적으로 희망을 위한 찬가 같은 경우는 현재 판타지 소설 시장에서 소장용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만큼 제발 좀 출간되었으면 한다. 하다못해 개인지 형식으로라도;

  • 도폭공룡 2011.11.25 23:07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드레브에서 작가의 현학 취미, 그러니까 '잘난 척'은 좀 지나쳤죠. 가장 좋은 예가 주인공(로안이던가요?)이 여주인공(타마네시아였죠?)을 납치하는 장면이죠. 자기 약혼녀가 괴한에게 납치되는 상황에서 격분하신 왕자님께서는 그 괴한(주인공)이 '짐승이긴 하지만 어지간한 병사보다 더 강한 경비견 여러 마리를 쉽게 물리칠 만한 무술을 익혔고, 글자릉 읽고 쓸 줄 안다는 점에서 당시 기준으로 지식인에 속한다'는 점을 독자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니까요.
    그냥 '검술도 그만큼 대단하고 배운것도 있는 놈이 뭐가 아쉬워서 납치같은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냐!' 고 해도 너무 말이 길다고 할 상황인데, 그걸 또 무술이 무엇이 비해 얼마나 어떻게 뛰어난 것인지, 지식수준은 당시 사회상에 비추어 무엇이 얼마나 어떻게 높은 편인지를 일일히 '대사로'설명되니까 골치아프죠.

  • 도폭공룡 2011.11.25 23:16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드레브 쓸 때에 박인주씨가 저지르던 실수가, 자기가 아는 모든 걸 설명하려고 들었다는 거죠. 윗 리플에서 이야기 한 납치 계획을 짤 때도, 그 이야기를 들은 주인공의 선배가 꼭 자기 입으로 '고대 부족사회에서는 납치혼 제도가 있었다'는 걸 설명해 주고, 하여간 소설 속의 인물들이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인문학적, 사회학적, 철학적 배경을 자세히 설명해 줄 필요는 없다는 거죠. 주인공이 빵을 먹으면 먹은거지, 제빵술의 역사적 기원이나 밀의 원산지 설명은 필요 없는데, 그걸 굳이 소설 속에 집어넣고, 또 자주 등장인물의 대사로 처리하니까 소설이 엄청나게 늘어질 수 밖에 없죠.
    사실 1부의 경쾌한 학원물에서 2부의 암울한 전쟁물로 전환되는 부분은 꽤 신선한 시도였고, 이야기 구성 전체가 로안이라는 철부지 소년의 성장 드라마로써 잘 짜여져 있긴 한데, 저런 무의미한 현학놀이 때문에 이야기에서 김이 새 버렸다고 봅니다.

  • 도폭공룡 2011.11.25 23:23 ADDR 수정/삭제 답글

    잡담 잘난척의 경우는, 사실 그나마 나중에는 나아졌지만 연재 초기에는 소설 본문보다 잡담이 더 긴 경우도 종종 있었죠. 앞잡담 뒷잡담 다 붙여서요. 그 잡담의 내용이라는 것도 '내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 10선' 이런 거였는데, 그런걸 이야기 하려면 클래식 음악 게시판에 가야지 왜 소설 잡담에 엉뚱한 소리를 하는거냐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극단적으로는 전문 게시판에서 잘난척하면 밟힐까봐 문외한이 많은 소설게시판에서 잘난척 하는거라는 소리도 있었고, 소설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 이야기가 발전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잡담에서 클래식 음악게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작정하고 잡담을 쓰는 건 곤란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죠.

  • 도폭공룡 2011.11.25 23:47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리고 작가가 어그로를 심하게 끌게 된 건, 단순히 잘난척해서 기분나쁘다는 게 아니었고,사실 나우누리 시절에 박인주씨가 말실수를 해서 임경배씨를 심하게 모욕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나서 뒷처리가 깔끔하게 안 된 덕분에, 지금 커그쪽에 들어가 있는 작가들이나 그 팬들이 박인주씨를 싫어하게 되 버린 거죠. 그 사건 자체는 박인주씨 잘못이나 실수가 크지만, 앙심품은 커그파(나우누리 SF란 올드비들)도 잘한 거 하나도 없고. 그래서 당시 그 갈등관계가 어느정도였냐면, 이성현씨(뉴트럴 블레이드 작가)가 자기 소설 '빛의 검'의 출간본(!)에서 박인주씨를 대놓고 깔 정도였어요.

    • 성외래객 2011.11.27 19:42 신고 수정/삭제

      사실 처녀작 이드레브 때부터 현재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박인주 작가의 작품은 같은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죠. 그리고 위에 언급한 부분들은 확실히 지나친 감이 있었습니다. 저도 이드레브를 보면서 가끔 이야기의 맥이 끊긴다는 느낌을 여러차례 받았으니까요.

      다만, 개인적으로는 저러한 부분에도 불과하고 박인주 작가의 작품은 여러모로 재미가 있어서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런 부분들은 이제 나름대로 작가만의 색채가 된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요;

      연재 중 잡담이나 커그 작가와의 충돌은 사실 제가 아는 바가 없어서 뭐라 말하기가 조심스럽네요;

  • 대동고 동기 2015.01.13 18:08 ADDR 수정/삭제 답글

    작가가 제 고등학교 동창이였는데 학교다닐때 연제를 했었죠... 그 소설에서 잘난척하는게

    사실 실제로도 그랬었음...ㅋㅋㅋㅋ 쨋든 웃긴녀석..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