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 나무


예전부터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서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소재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흔히 최고의 성군이라 일컫는 세종대왕의 시대일 뿐더러 한글 창제에 얽힌 스토리라니...


또한, 책소개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작가 자신이 정말 오랜 기간 걸쳐 공부한 흔적이 책 곳곳에 들어난다.


마지막으로 후반부 등장하는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감동적이다'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훈훈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우선 시점이 너무 자주 바뀌어서 그런지 초반부에 몰입하기가 힘들었다. 이 책은 일단 커다란 챕터로 이야기가 나뉘고 그 챕터에서 굉장히 세밀하게 이야기가 나뉘는 형식으로 어떤 부분의 경우 그 부제에 달린 이야기가 3쪽 밖에 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부제에 딸린 페이지 수가 굉장히 적은 편이다. 다른 책들에 비해서.


이러한 이야기 구조는 잘만 써먹으면 굉장한 몰입감을 선사해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는 좀 실패했다고 보여진다. 물론 2권 후반부에 가면 수수께끼들의 밝혀지기 시작하기에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 것이 몰입감을 굉장히 높이지만 적어도 1권 중반부까지 이러한 이야기 전개는 갑갑하게 느껴졌다. 전개가 팍팍 나가는게 아니라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도는 느낌이 들어서.


또한,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채윤은 대부분의 사건의 실마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내용으로 풀어나간다. 이 부분이 좀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는데 한 두 건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은 채윤의 직접적인 수사에 의해 사건의 실마리를 찾기 보다는 대부분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실마리를 얻어간다. 또한, 그 실마리란 게 오행은 어떠하고 마방진은 어떠하고 등의 이야기인데 분명 이러한 부분은 이 작품 후반부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기는 했다.


하지만 등장인물의 입을 너무 많이 빌렸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건해결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보가 입수되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주입하는 느낌이었달까?  


그리고 채윤이 어떠한 실마리를 잡아서 거기서 단서를 알아냈을 때 그 부분에 대한 묘사가 없어서 채윤이 자신이 생각한 추리를 남에게 이야기해줄 때 조금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후반부 반전과 함께 범인이 잡히긴 하는데 이게 범인을 잡긴 했는데 살인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숲은 큰데 그 속에 나무는 조금 부실하다고나 할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소설이다. 소재 자체도 재밌는 소재고 스토리라인도 탄탄한데 그런 것들을 너무 못살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 저랑 비슷한평이네요 ^^ 2009.06.04 10:27 ADDR 수정/삭제 답글

    저역시 비슷하게 느끼고 있어요 ㅎㅎ
    특히나 스릴러라는 부분에서 말이죠 ㅎㅎ
    우리나라에는 스릴러가 많이 발달하지못했죠 ㅠㅠ
    이 장르가 재밌는데 말이죠 ㅋㅋ
    여하튼 역사적 내용을 이렇게 꾸며낸데에 대해서
    정말 재밌게 읽엇죠

    • 성외래객 2009.08.05 16:01 신고 수정/삭제

      뭔가 작가가 공부도 많이 하고 스토리 자체도 괜찮은데 그걸 잘 조합을 못 시켰다고나 할까? 이런 식의 새로운 시도는 정말 환영하지만 다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소설이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