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한국 문학계의 거장 월탄 박종화 선생의 임진왜란.


......;


학교에 들어간 3월 초에 읽기 시작해서 어제가 되서야 다 읽었다;;;


아니, 이게 지루하다 뭣같다 이런 말이 아니다.


정말로 재밌는 책인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장장 7개월에 걸쳐서 읽게 되었다.


처음 책을 읽을 때 원래 57년에 출판한 책을 재간한 것이라고 해서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고 있기는 했다.

(57년이면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0년 전이다;)


'아, 재미없을려나.'


왠 걸, 왠만한 책보다도 무척이나 재밌다.


물론 책의 문체나 사용되는 용어들이 역시나 50년대 책이라 그런지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이해가 안 갈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한참 읽어나가다보면 문체에 적응되서 나중에는 별 다른 생각도 안 든다.


어쨌거나 57년이면 일제시대가 끝난지 채 10년이 지났고 또 6.25가 끝나지 얼마 안되는 시기라 그런지 이 책은 굉장히 민족주의적인 시각에서 쓰여졌다.


일단 우리나라의 위대한 장수들에 대한 묘사는 휘황찬란하다.

(물론 원균과 같은 개찌질이들은 제외. 애네는 일본 애들보다 더 나쁘게 묘사된다.)


그와는 반대로 일본은 일단 기본적으로 나쁜놈이라는 인식을 어느 정도 깔고 들어가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경우 거의 무슨 인간말종이다. 명나라의 경우도 처음에는 굉장히 좋게 묘사되다가 가면 갈수록 하는 일도 없이 피해만 끼치는 녀석들 정도로 변한다.


민족주의 같은 거 굉장히 추종하는 나도 가끔 이건 좀 그런데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 정도니 민족주의라면 치를 떨면서 싫어하는 사람의 경우 이 책은 쥐약이다;


뭐, 그러나 이 책이 지어진 시기를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거슬리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 책을 읽으면서 겉핡기 식으로 대충 윤곽만 알고 있던 임진왜란을 어느 정도 더 알게 되었으며 잘 모르고 있던 장수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에 느낌은 이거였다.


"아흑, 장군님!!!"


역시나 괜히 성웅이 아니시다, 우리 이순신 장군님은.


그리고 그와는 반대급부로 이런 생각이 든다.


"원균, 선조 손잡고 나가죽어라!"


뭐, 요즘에는 원균영웅설같은 개소리가 떠돌아다닌다고는 하지만;;


원균. 참 찌질하다 찌잘하다 해도 이 정도로 찌질할 수는 없다.


원킬에 300척을 몰살시키다니...


뭐 일본측 입장에서 생각하면 엄청난 영웅인가; 원킬에 300척이니.


이런 놈이 이순신 장군님을 밀어내고 삼도수군통제사 자리에 잠깐이나마 올랐다니...참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안습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선조...


나 이 녀석만 생각하면 정말 돌아버리겠다.


임진왜란. 그것을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개찌질이가 왕해먹으면 나라꼴 병신된다는 걸 보여준 전쟁.


그래 뭐. 가진바 역량이 딸려서 정치 못 할 수는 있다고 쳐. 그래서 전쟁이 터졌다 쳐.

(물론 이것만으로도 조냉 욕 쳐먹을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그런데 전쟁 터지고서 기껏 왕이란 놈이 한다는 소리가 '튀자.'뿐이고 툭하면 명나라에게 기대자 뿐이고 가만 놔둬도 일본애들이랑 싸우는라 지친 장수들 한 두명씩 불러다가 괜한 오해로 죽여버리고.


괜히 암군이라 불리는 선조가 아니다. 특히나 이순신 장군님 백의종군 시킬 때 그 찌질함은 원균과 맞물려 극에 달한다.


물론 이 책은 민족주의적 시각으로 써내려갔기에 선조에 대해 특별히 나쁜 말은 없다. 오히려 선조는 괜찮은 애인데 주변신하가 병신이라는 식으로 나오지만...


그나마 최대한 민족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본 이 책에서마저도 수습불가능한 찌질이로 나오니...참 나오는 건 한숨 뿐이다;


굳이 이 책에서 아쉬운 점 하나를 뽑자면 이순신 장군의 죽음을 자살로 묘사한 점.


책 1권에서는 민족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기 위해 이순신 장군이 자살했다는 설을 택했다고 나온다.


다만 책의 내용에서 이순신 장군이 자살을 택하게 되는 동기가...



전쟁 끝나면 이 나라 어찌 돌아갈까?


음, 내가 한 번 유성룡이랑 손잡고 나라 한 번 살려볼까?


아니다, 당파싸움에 그냥 덧없이 목숨만 잃겠구나.


그럼 어찌할까.


음. 차라리 죽어서 전쟁과 함께 사라지자



라는 식으로 나타나는데...이건 좀 아니지 싶었다. 나라 뒤바꿀 자신이 없어서 자살을 택한 장군님이라...이 부부은 소설 자체가 이뭐병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는 정말 괜찮았던 책이었다.


p.s 이 책을 읽으면서 정기룡 장군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그저 장군님 만세라는 소리 밖에 안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