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마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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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마도사 1
                                                     10점

한국에 본격적인 판타지 붐을 몰고 온 작품은 이영도 작가의 드래곤 라자다.

98년도에 출간되어 100만부 이상 판매되었다고하는 드래곤 라자.

어쨌거나 이 작품 덕분에 한국에는 본격적으로 판타지 소설들이 출간되기 시작하였으나...

최초로 출간된 판타지 작품은 아니다.

최초로 출간된 판타지 작품은 94년도에 출간된 임달영 작가의 레기오스.

레기오스가 출간될 당시 유치원에 다니던 나이라 어느 정도의 인기를 구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리 큰 히트를 치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96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추억 속의 명작, 바람의 마도사가 출간되었고 1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드래곤 라자에 앞서 한국 판타지 붐을 예고했다.

중학교 2학년때던가, 3학년 때던가...

어쨌거나 당시에 판타지에 한창 빠져있던 나는 나오는 거 닥치는대로 있다가 슬슬 사람들이 말하는 고전 명작들을 찾게 되었고 내가 찾는 책 중에는 바람의 마도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96년도에 출간되었을 뿐더러...이미 출판사도 망한지 오래라 온갖 서점, 대여점, 헌책방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이 책을 찾아헤메다 마침내 청계천 헌책방 중의 한 곳에서 이 책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아흑, 그 때의 감동이란ㅠ.ㅠ

어쨌거나 그 때 책을 구매하고 읽은 뒤, 큰 충격을 받았다.

이거...중학교 2학년생이 쓴 거라고...?

나중에 김근우 작가님 블로그에서 고1때 쓴 거라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고1때 이런 명작을 써냈단 말이지...

무서운 사람이다;;;

정말 고1이라는 나이에 썼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명작...

물론 이 책이 나온 시기가 96년도라는 점, 그리고 당시 작가의 나이가 17세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살짝 유치한 부분들이 존재하긴 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무시하고 볼 정도로 이 책은 매력적이다.

우선 이 책의 주인공.

한 때 한국 판타지 사이트 중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던 라니안. 그 라니안이라는 이름은 다름아닌 바람의 마도사의 주인공, 라니안 나이스만에서 따온 것이다.

바람의 마도사의 주인공, 라니안 나이스만.

뭐...나쁘게 말하면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찌질한 녀석이라고;;;

어린 나이부터 닥쳐온 온갖 시련, 그리고 천성적으로 타고난 나약한 심성 때문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주인공; 특히 2권 중반까지는 정말이지 보다가 내가 괜히 열불이 날 정도;

하지만 이런 라니안에게는 묘한 매력이 있다.

2권 중반부에 바람의 마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인 엘케인을 만나고 나서부터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하는 라니안.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아니 바람의 마도사의 후속작인 흑기사에서조차 특유의 착한 심성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있던 간에 일단 포기를 하지 않는 주인공이 되었다.

그래서 뭔가 막강한 개성을 내뿜는 인물은 아니지만 묘하게 기억 속에 남는 인물.

그리고 정말 막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바람의 정령왕, 엘케인.

정말이지 엘케인이 빠진 바람의 마도사는 상상을 할 수가 없다.

처음 등장부터 내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해주지라고 외치 듯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풍마 엘케인.

어릴 때는 단순히 멋있었다만 지금보니 촌데레 같기도 하다;;;
(아...몇년 사이에 뇌가 썩어버렸어;)

어쨌거나 엘케인이란 캐릭터를 보며 이런 캐릭터를 창조해낸 김근우 작가에게 그저 감탄, 또 감탄 뿐. 그것도 고1이라는 어린 나이에...
(난 고1때 뭐하고 살았나;)

특히 저주의 나무와 싸울 때라던가, 마지막 클라인 하이스와의 결전 때 엘케인의 모습에는 그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뿐.

그 밖에 로이, 에드워드, 알렉스, 벤, 쿠사, 샬롯, 필 등 매력넘치는 인물들이 이 이야기에는 가득하다.

라니안과 엘케인 외에도 기억에 남았던 인물은 로이와 클라인 하이스인데 로이는 일단 전형적인 누님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뭔가가 있다고나 할까...

특히 5권에서 요크 하이민과의 대결에서의 카리스마란...정말 후덜덜할 뿐;
(그 전에도 감옥에서 요크가 내민 검날을 잡으며 요크를 향해 이죽거리던 태도란...;)

솔직히 이런 소설들을 읽으며 나도 글을 써보고 싶다는 욕구가 가끔씩 고개를 치미는데 그 때 기존의 작가들에게 부러운 점 중 하나가 라니안이나 엘케인, 그리고 로이와 같은 읽는 독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캐릭터를 창조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정말...저건 연습하면 창조할 수 있으려나;;;

마지막으로 인물 하나만 더 거론해보자면 앞서 언급한 클라인 하이스.

예전에 읽을 때는 그냥 악당이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꽤나 매력적인 인물이다. 초반에 라니안에게 비극을 안겨준 동기가 조금 약하다고 생각되긴 하지만 마지막에 라니안에 앞에서 자결할 때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뭐랄까...세상을 향해 자신은 정말 악하게 살았지만 착하게 살아온 인물들이 모두 죽어갈 때 자신만은 끝까지 살아남았다라고 외치는 당당함이 마음에 들었달까.

어쨌거나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하고 또 설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96년도에 나왔으면서도 요즘 나오는 왠만한 소설들보다도 독창적인 설정을 가지고 있는 바람의 마도사;;

바람의 마도사에는 여러 가지 독창적인 설정이 많지만 역시나 가장 인상깊은 건 검기와 쿠론 에이데라는 기술의 설정이다.

검기의 경우 요즘 나오는 판타지에서는 개나소나 다 쓰는 기술이 되어버렸지만 사실 한국에서 판타지에 최초로 무협에서 나오던 검기를 도입한 책이 바로 바람의 마도사다.
(내가 알기로는 그러한데, 혹시 다른 책이 있다면 덧글에 적어주시길;)

그 후에 이 검기란 기술이 카르세아린에서는 소드마스터가 쓰는 기술로 등장하고 이것이 묵향으로 이어져 현재의 개나소나 다 쓰는 검기의 형태가 된 걸로 알고 있다;

또한, 정령합체술 쿠론 에이데라는 기술의 설정.

정령을 합친다. 단순히 2마리 정령으로 같이 공격하는게 아니라 말 그대로 정령 자체를 '합치는' 공격.

지금까지 수많은 판타지 소설을 읽어봤지만 이만큼 독창적인 기술은 거의 보지를 못했다;

그리고 이러한 점들 때문에 바람의 마도사의 뒷이야기가 좀 아쉽다;

바람의 마도사와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소설로는 광검과 흑기사가 있는데 광검의 경우 바람의 마도사에 등장한 로이에 과거 이야기를 다룬 외전이고 흑기사의 경우 바람의 마도사의 뒷이야기이긴 하지만 정말 작품의 색채 자체가 달라서 바람의 마도사의 설정들이 거의 사용되지 않고 또한 바람의 마도사에 나왔던 인물 중에서 라니안, 필, 벤자민 정도 밖에 등장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흑기사 자체에는 별 5개 만점에 10개를 줄 정도로 엄청난 명작으로 뽑는 책이지만 사실 저런 점들은 좀 아쉽다. 독자 서비스 차원에서 쿠론 에이데나 검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전작 인물들을 좀 많이 등장시켜주지; 아니라면 이 녀석은 이러이러하게 되었다라고 언급만이라도;;;

뭐...흑기사 자체로 본다면야 저런 인물 후일담들이 사족이긴 하지만 그래도 바람의 마도사를 재밌게 본 독자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다;

어쨌거나 광검이나 흑기사의 내용은 바람의 마도사와는 아예 따로 놀기 때문에 바람의 마도사 뒷부분에서 언급한 라니안과 써드 라이센의 10여년에 걸친 혈투가 등장하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 이야기가 너무 보고 싶다;

바람의 마도사 후반부에 와서야 간신히 쿠론 에이데를 어느 정도 다루게 된 라니안.

그리고 써드 라이센의 일원 중 하나이자 라니안의 평생의 라이벌인 카산과의 2번째 대결을 너무나 보고 싶은데...

흑기사 이후로 김근우 작가가 이 쪽 세계관으로는 완전히 손을 놓아버려서...그저 내 상상 속에서 이야기를 진행해야할 듯;

p.s 최근에 바람의 마도사 리메이크판이 출간되었다.
     반갑다만 출간속도가 안습ㅠ.ㅠ
     그리고 또 한 가지 아쉬운건 최근에 새로 출간된 하얀 로냐프강이나 세월의 돌, 가즈 나이트에
     비해 책 외적인 부분이 좀 아쉽다
     (뭔가 앞에 언급한 책들에 비해 소장본으로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느낌이랄까;)

p.s2 바람의 마도사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어보이는 저 이상한 표지는 대체 어떤 분의 센스인가...;
       표지 자체만 보면 무슨 SF소설이거나 공포소설 같다;

  • ffoyo 2010.07.27 21: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ㅎㅎ 저도 예전에 친구네 집 근처에 있던 대여점에서 처음 첫권 읽자마자
    다 빌려서 읽었던 생각이 나네요.
    꽤 재밌었는데 지금 구하면 있으려나 모르겠어요-ㅅ-;;

    • 성외래객 2010.10.21 12:56 신고 수정/삭제

      음 아마 구판은 좀 구하기 힘들테지만 북박스에서 나온 개정판은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비교적 구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뭐 개정판의 경우 전반적인 분위기가 변하긴 했다지만 내용은 그대로라고 하네요~^^

  • 티렌 2017.02.22 10:12 ADDR 수정/삭제 답글

    김근우 작가가 바람의 마도사 출판할때 고1이였단 말인가요?!!!
    인터넷 연재본 보면 흡연 관련된 이야기도 군대 이야기도 있어서 성인으로 알고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