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토대제는 쥬논 작가의 두번째 작품인 천마선의 800년 전 이야기로 천마선에서 북방을 통일한 황제인 규토대제에 대해 다룬다고 해서 앙신의 강림에서 보여줬던 방대한 전쟁씬을 기대했다.
but, 4권인가에 카스피해전을 제외하고는 그럴 듯한 전쟁신은;;;
뭐, 그렇다고 책이 재미없다는 건 아니다.
앙신의 강림과 천마선에서 인증받은 글솜씨가 어디 가는 건 아니니까;;
규토대제 역시 정말 재밌다.
앙신의 강림의 시르온이나 천마선의 베리오스 둘 다 어느 정도 광오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긴 했지만 광오한 면에서만큼은 규토가 최고인 듯 싶다;;
아예 생각자체가 '나는 황제다'이니만큼 주변사람을 대하는 태도라던지 적을 인식하는 태도 자체가 정말로 광오하다.
좀 괜찮은 인물을 만나면 저 녀석은 내 신하 삼았으면 좋겠다.
적을 만나면 감히 나에게 개기다니라는 식;;
개인적으로 이런 성격의 주인공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상하게 규토만큼은 정이 갔다; 글 속에서 그의 성격을 어느정도 잘 소화해냈다고 해야하나?
어쨌거나 정말로 재밌게 본 규토대제이지만......
우선 규토대제를 본 사람들이 대부분 언급하는 9권에 막장이다 싶을 정도로 급속한 전개;
사실 규토가 9권 초입에 들어가면 너무 강력해져서 전략, 전술의 개념이 필요없는 단계에 이르기는 하지만 공격, 성공, 공격, 성공 식의 전개는 좀;;
어떻게보면 5권 이상도 늘릴 수 있는 내용인데;;
사실 8권까지만 보면 이제 이야기가 끝을 향해 가는구나라는 느낌도 전혀 안 드는데;;
그리고 가장 불만인 건...바로 규토의 라이벌이라고까지 지칭되었던 럭쇼의 비참한 몰락;
처음 나왔을 때 그 카리스마는 모두 바겐세일해버린 건가;;
9권 초반의 전투 때까지만 하더라도 압도적으로 규토를 밀어붙였고 사실 중간에 루시아의 난입이 아니었더라면 럭쇼가 가볍게 승리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9권 후반부 럭쇼는...정말 안습이다.
힘이 줄어들어서 자신감이 줄어든 것까지는 그렇다치지만 자신의 수하들로부터도 신뢰를 잃고 규토와 1대1로 맞짱을 뜨는 것도 아닌 1대3으로 맞짱을 뜨다니...
아흑, 정말 이렇게까지 망가져도 되는 거야;;
그리고 결말부는 좀 아쉬웠다. 감춰졌던 비밀들이 밝혀지는 건 좋았지만...
앙신의 강림과 천마선이 이야기 진행 도중 자연스럽게 비밀들을 풀어놓았다면 규토대제의 경우 규토의 전쟁이 모두 끝난 후 최초이자 최후의 드래곤, 그리고 지온의 대화를 통해 비밀을 풀어놓았는데...뭔가 좀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앙신의 강림과 천마선의 경우 맨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었다면 규토대제의 경우 9권 중반부터 압도적인 무력으로 북방을 통일해나가는 부분에서 재미는 있지만 긴장되지는 않았고 주인공 규토가 개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밝혀지는 비밀들은 아 그래서 그렇구나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전작들과는 달리 긴장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아쉬운 건 규토대제에서 밝혀지기로 한 것 중 몇가지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책 내용 중에서 그 내용을 밝히겠다고 언급한 적은 없지만 작가분 팬카페에서 작가분이 이 책에서 이러이러한 내용들이 나올 것이다라고 한 것들 중 몇가지는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일단 당장에 기억나는 건 3가지다.
우선 천마선에서 보면 규토의 후예가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는데 어째서 대제의 후손이 그런 작은 마을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점.
두번째, 듀라한의 정체. 천마선에 등장하는 듀라한의 정체가 규토에서 언급될 것이라 했는데...사실 내용상으로 보면 마지막에 목이 잘려 죽은 구로프가 유력하지만...그것 외에는 구로프가 듀라한이 될 말한 이유가 없다.
세번째 규토의 검의 행방. 이름이 할트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게 어째서 스캇 섬 던전에 봉인되어있었던 건지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은 급속한 전개에 따른 조연들의 비중 축소다. 개인적으로 앙신의 강림을 보면서 좋게 느꼈던 점이 자잘한 조연들이 계속해서 이야기 상에 영향을 미치는 점이었다. 천마선에 와서는 베리오스의 의부라던가 스승들같은 몇몇 인물들의 비중이 확 줄어드는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규토대제의 경우 그런 부분이 좀 더 심하다.
규토의 경우 많은 부하들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4권까지 큰 비중을 가지고 있던 까잔이나 클라라, 암연 같은 인물들이나 토리오 제국의 창왕이나 다른 가문들의 인물들이 갑자기 9권에서 비중이 확 축소된 건 좀 아쉽다. 역시나 급속한 전개에 따른 탓이려나...
뭐, 쓰다보니까 불만만 적어놓은 것 같은데 책을 보면서 이 책 이뭐병 이건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정말 재밌게 본 소설이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대부분의 불만들은 역시나 9권의 급속한 전개 때문에 생긴 불만들이 아닌가 싶다;;
사실 규토대제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은 소설이다.
주인공이 주술을 사용한다든지, 카스피해전의 전쟁씬, 조연들의 개성, 신선한 무공들, 치밀한 스토리 전개 등...
다만 9권의 급속한 전개는 좀 실망이었다;
p.s 9권 지온의 출현은 정말로 반갑.
p.s2 쥬논 작가 소설에서 드래곤들은 정말 안습이다. 일단 죄다 몰살당한 것 그렇다치더라도 새로운 드래곤들은 과거 드래곤들에 비하면 정말 약할 뿐더러...
조연급 드래곤들은 정말 안습이다.
아델모는 럭쇼에게 심장 뺏긴 다음 처절하게 죽었지, 크루커는 북해제가 알뜰살뜰 발라먹었지. 브리키오는 규토대제에서는 럭쇼에게 발려 천마선에서는 크루커한데 한 번 발리고 베리오스한테 심장 뺏겨서 죽는 등...안습의 드래곤들;
p.s3 위에는 불만들을 많이 적어놓기는 했지만 앙신의 강림-규토대제-천마선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은 정말 환상적이다~!
p.s4 처음에 규토가 바텐키움의 환생인 줄 알았다. 하지만...모든건 규토의 착각이라니;;
그리고 처음 규토대제를 접할 때 지온과 베리오스에 비해 정말 약하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9권 보면 맞먹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