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경고하자면...이 책을 읽으려고 마음 먹었다면 절대 인터넷을 통해 감상문이라던지 비평문, 서평 같은 거 읽지 말길 바란다.
이야기 초반부에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비밀을 이야기의 핵심으로 써먹는 소설이기에 네타같은 거 당하면 치명적이다;;
그래도 이 책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략하게 소개를 하자면
이 책은 앙신의 강림 2,3부와는 달리 웅장한 전쟁씬이 주가 되는 소설이 아니라 1대1 또는 몇십명 대 몇십명의 대결이 주를 이루는 소설이다. 앙신의 강림의 경우 1부에서 이런 형태의 대결이 나오다가 2,3부로 넘어가면서 전쟁씬이 주가 되는데 천마선은 앙신의 강림 1부에서의 대결형식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처음 작가의 말에서 서양은 르네상스를 배경으로 동양은 춘추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적었고 그 말에 맞게 서양 대부분의 국가는 도시국가 비스무리하게 등장한다.
이 소설의 처음은 살짝 당혹스러울 수도 있는게 주인공의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시작한다.
소설 맨 처음에 베리오스라는 인물은 잠에서 깨어나 학살의 현장을 보게 된다. 4000명이나 죽인 학살의 현장을 만든 건 다름아닌 베리오스의 주인인 커눌.
커눌은 말그대로 막강한 능력의 소유자인데 한 영주의 성을 혼자서 초전박살내버린다; 아주 가볍게;;
커눌은 맨 처음 자신이 초전박살낸 영주의 성에서 어떤 동양의 능력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커눌이란 인물이 어떤 인물에 대한 복수를 꿈꾼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식심차력이라는, 상대방의 심장을 먹는다는 강렬한(?) 권능을 통해 상대의 능력을 흡수하는데 이것이 마왕의 권능이라 불린다.
어째든 이런 식으로 초반에는 어떠한 정보도 없이 이야기를 진행하며 주인공이 커눌인지, 베리오스인지조차 모르게끔 이야기가 진행된다.
솔직히 나도 1권을 읽을 때는 도대체 주인공이 누군지 긴가민가했다. 그러다가 2권에 접어들어서야 주인공이 베리오스인가보다라고 생각;;
사실 앙신의 강림을 읽은 독자라면 베리오스의 행동이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난다.
마법이든 검술이든 한 번 배우면 그것을 금새 흡수하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베리오스. 하지만 무진장 겁쟁이다. 진짜 겁쟁이다. 아주 처절할 정도로 겁쟁이다.
그래서 앙신의 강림의 주인공 시리온의 카리스마를 잊지 못한 독자들의 경우 답답한 마음에 초반에 읽다가 때려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재미없게 흘러가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떡밥(?)들을 던져주고 가끔씩 커눌이란 인물의 무지막지한 카리스마를 통해 이야기의 재미를 높이는데...
베리오스란 녀석이 너무나 겁쟁이다보니까 그런게 다 묻힐 정도다;;;
일단 이야기 전반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천마선은 정말 비밀이 많은 소설이다. 커눌과 베리오스의 관계라던가, 커눌이 북해제에게 복수를 하려는 이유, 커눌을 따르는 다알리아, 듀라한같은 존재 등등...
그리고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마늘껍질 까듯이 하나씩 비밀이 드러나는데...
물론 이런 와중에도 쥬논 작가의 특징 중 하나는 이야기를 더 재미있게 만든다.
바로 미치도록 매력적인 전투씬!
초반, 커눌의 학살 같은 부분을 비롯해서 북해제의 제자들과의 결투, 골든서클과 요도의 대결, 북해제와 커눌의 대결, 베리오스와 북해제의 대결, 곤륜산과 마왕의 부하들의 대결 등...
이 이야기는 정말 매력적인 전투들 투성이다.
가장 인상깊었던 전투 중 하나가 골든서클과 요도의 대결인데 사실 요도는 커눌을 공격하려고 함정을 파놓았지만...중간에 커눌의 농간으로 인해 상대를 서로 오해한채 서로 맞붙는 골든서클과 요도.
거의 한 권을 통틀어 전개되는데...개인적으로 크루커라는 인물이 좋았건만...나중에 북해제 때문에 비늘도 다 뜯기고, 살점도 발리고...어쨌거나 아주 개망가진다 ㅡ.ㅡ;
그리고 또 하나. 초반부 정말 찌질이의 전형까지는 아니더라도 겁쟁이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던 베리오스의 각성.
한 8권 쯤에 각성하는데...정말 8권까지보며 베리오스 때문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 방에 풀어준다. 조냉 강한 베리오스;;;
이야기 초반부 커눌과 베리오스의 관계를 보며 많은 사람들의 둘이 동일인물일 거라는 추측을 했다. 이중인격이라던가, 아니면 연기라는 식으로.
그리고 5권인가? 그 이유가 둘은 쌍둥이 형제고 커눌이 동생의 영혼에 기생하는 형태로 붙어있는 것이라고 나오지만...
아아...
뻥이었다
사실 동일인물이다;;
나중에 드러나지만 베리오스는 진정한 마계의 마왕.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오랜 세월동안 지옥에 처박혀 살게 되고 복수를 꿈꾸다 치밀한 계획을 짜고 세상에 현신한 마왕~!
하지만 복수를 위해서는 정체를 가릴 필요가 있었고 그에 따라 자신의 인격을 둘로 나눈 것.
후반부에 이러한 비밀이 밝혀지는데 이러한 비밀을 설명하면서 맨 처음 부분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는 기가 막혔다. 아니, 이런 것까지 계산하고 썼단 말이야!!!
초반부가 인격을 맨 처음 나누고 처음으로 눈을 뜬 겁쟁이 베리오스의 모습을 나타낸 거라니;;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게 된 건 앙신의 강림을 쓴 쥬논 작가의 후속작이라는 사실도 있었지만...
맨 처음 봐야지하고 생각한 건 앙신의 강림의 후속작이라는 소리를 들어서다.
그래서 대충 세계관이 앙신의 강림 후의 이야기라는 걸 알았고 책을 보는 내내 앙신의 강림의 흔적을 찾으려고 했지만...중간에 앙신의 강림에서 거의 엑스트라 수준이었던 거미여왕 피요나가 베리오스의 곁에서 베리오스를 도와주는 것과 몇몇 인물의 이름이 앙신의 강림의 인물들과 겹친다는 걸 제외하면 도무지 앙신의 강림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이게 바로 반전이었다!
천마선이 맨 처음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인 줄 알고 천마선을 접했다가 마지막 엔딩을 보고 천마선이 앙신의 강림의 후속작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감상문을 쓸 때 앙신의 강림 후속작 천마선이란 소리를 하는데...이게 아주 결정적인 네타였다.
천마선에 가장 큰 반전이 공공연히 네타되어진 것ㅡ.ㅡ;;
아악! 그것도 모르고 보는 내내 앙신의 강림하고 어디가 이어진다는 거야라고 봤다니;;
앙신의 강림에서 피요나의 모습은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에 거미 몸을 하고 있다고 되어 있는데 천마선에서는 그저 거미의 모습이기에 후속작인 걸 모르고 보면 그냥 앙신의 강림에서 썼던 아이템 다시 써먹나보다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후속작인걸 알고 보면 계속 피요나를 주시하게 된다;;;
결국 피요나라는 단서가 반전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
피요나는 전작의 주인공 시르온이 마왕이 딴 짓하지 않나 감시하러 보낸 것ㅡ.ㅡ;;
이 책의 9권에서 북해제의 대한 복수는 완료된다. 그리고 베리오스는 바로 곤륜산을 습격.
왜 저러나 했는데...시르온에게 한 방 먹이기 위해서였다니ㅡ.ㅡ;
결국 이 책은 북해제의 대한 복수가 이야기의 핵심이 아니라 시르온에게 당한 마왕의 복수극이었던 것이다;;
천마선은 바로 앙신의 강림 몇천년 뒤의 이야기였던 것;;
몇천년이라니...아주 스케일이 후덜덜하다.
아아...이거 알고 얼마나 허탈하던지...
그래도 마지막에 전작의 주인공인 시르온과 시르온의 동료(?)인 달의 아이가 모습이나마 찬조출연해준 건 정말 반가웠다.
천마선은 3부작으로 기획되어있다고 한다. 천마선이 시작하기 전 두권분량이 연재되었던 적룡왕이 천마선에 2부격이고 아직 제목이 정해지지 않은 3부가 있다고 한다.
즉, 천마선-적룡왕(미정)-3부(미정)으로 이어지는데 후속작들을 염두해서 그런지 천마선에는 풀리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검은 대륙으로 삽지하러 다닌 알리어스와 야무크의 뒷이야기, 베리오스를 피해 숨은 남해제, 베리오스에게 패한 적룡, 곤륜산의 유일한 몇 안되는 생존자 중 하나인 종리선, 그리고 종리선과 함께 살아남은 클럼바인. 그리고 마왕의 4명의 시녀 중 하나로 마왕의 뜻에 따라 태어났다는 시니아.
시니아마저 마왕의 계획 아래 태어났다는 건 좀 충격적이었다;; 어쨌거나 시니아는 분명 마왕의 시녀라고 하지만 다른 3명의 여자와는 달리 베리오스의 각성을 촉진시켰다는 걸 제외하고는 한 일이 없다. 그리고 중간에 무슨 교육을 받는다면서 쭉 등장을 안 하다가 마지막권에야 다시 등장한다. 이 부분에 대한 쥬논 작가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천마선 후후속작을 봐주세요.
......
이것도 계획된 거였어...도대체 어디까지 세계관을 구성해놓은 건지...
정말 대단하다 쥬논 작가;;
어쨌거나 천마선에 끝에 와서 시르온과 베리오스는 서로 한 방씩 주고 받은 격인데...후에 이 둘이 정식으로 다시 배틀을 뜨지는 않더라도 지나가는 형식으로라도 한 번씩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 아니면 그 후일담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