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체이서 2부


당시 정말 재밌게 읽었던 드래곤 체이서의 후속작.

1부가 2002년에 완결났는데 2005년에 2부가 나왔으니 근 3년만이다.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의 상황에서 3년이나 지났는데 2부가 나왔으니 정말 인기가 많긴 많았던 듯;;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실망했다ㅡ.ㅡ;;

차라리 2부는 1부의 패러럴 월드라고 말해줘~ㅠ.ㅠ

6권 완결인데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이 4권 중반까지 전개된다.

그래서 읽을 때는 이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이 정말 중요한가 보다하고 읽었고 아카데미 생활까지는 '역시 최영채 작가!'를 외치며 정말 재밌게 봤다.

1부의 막강한 주인공 데미안, 그리고 데미안과는 원수(?)인 카르메이안, 지옥이도류를 창시한 지옥마제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1부와는 달리 아무런 위기없이 데미안의 아들인 카렌이 강해지는 게 조금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 부분은 정말 재밌게 봤다.

그런데 아카데미 졸업 후, 슬슬 불안하더라;

남은 분량이 두권 반 분량인데 남은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 지;;

역시나 걱정대로였다;

아카데미 졸업 후부터 슬슬 망가져가는 조짐을 보인다.

아카데미 졸업 전까지 적이 누구인지, 적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무 것도 등장하지 않아서 4권 중반부터는 조금 빠른 전개를 보여줄 거라 예상했는데 5권 중반 정도까지 계속 자잘한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그래서 점점 불안해졌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재밌게 봤다.

그러나 계속 걱정됐다;

이제 한 권 반 분량 동안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5권 중반, 에피소드 나열이 끝난 뒤 드디어 본격적인 이야기의 전개;

이스턴 대륙으로 넘어가는데...여기서부터 재미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카렌과 러쎌, 알리샤가 재회까지는 이야기의 템포가 무진장 느리다가 이스턴 대륙부터 이야기 전개가 급속도로 빨라지는데...

빨라진 게 문제가 아니라 5권 중반부터 6권까지가 거의 단순 요약본이라는 게 문제다;

이스턴 대륙에서 적들과 상대하는 부분도 몇몇 부분을 빼고는 대강대강 넘어간다.

그래도 5권까지는 어느 정도 괜찮았는데 6권에서 갑자기 카렌이 환골탈태를 하더니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기라도 하듯 알리샤와 러쎌도 차례차례 환골탈태를 한다;;;

더군다나 5권 후반부에 등장해 분명 무공이 꽤나 약했던 철혈대주마저도 갑자기 환골탈태를 한다;;

이게 여러권에 걸쳐서 나왔으면 그나마 나은데 6권의 반 이상의 내용이 일행들이 전원 환골탈태를 하는 것이 그려진다;

그리고 좀 생뚱맞다.

카렌은 적이 이성을 잃은 인간이지만 내가 왜 인간을 죽이는가라고 갑자기 생각하며 러쎌은 설원에서 갑자기 지옥마제의 말을 떠올리고 환골탈태.

철혈대주도 생뚱맞은 환골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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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이게 뭐야!!!

그리고 카렌의 아버지 데미안은 드디어 몬스터와의 전쟁에서 총공격을 감행하는데...

이 부분도 only 요약이다.

그리고 드래곤 체이서의 세계관에는 골리앗이라는 로봇(?)이 있는데 왜 몬스터와의 전쟁 때는 이걸 동원 안 했는지 모르겠다;

중간에 데미안과 카렌이 몬스터를 쓸어버리는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조금 서술된다.

한마디로 6권의 전개방식은 전투, 휴식, 전투, 휴식이 10페이지 내외로 반복되는 구조;;

그러다가 드디어 적의 본거지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게 6권 후반부.

적의 보스가 등장하는 것도 6권 후반부.

적의 보스와 처음으로 만나서 맞짱 뜨는 과정이 20페이지 정도;;;

이건 빠른 전개가 아니라 진짜 말 그대로 요약본이다.

아니, 이럴 거면 왜 그렇게 아카데미 부분을 늘렸는지 모르겠다;

그 부분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 읽고 생각해보니 정말 쓰잘데기 없는 에피소드들 투성이었다;

주인공 카렌을 싫어하는 두 명의 학생 혼내주는 내용, 어떤 엘프학생 어머니 구해주는 내용, 어떤 대회에서 우승하는 내용...

특히 자기 싫어하는 학생 혼내주는 내용은 진짜 너무 많았다. 그리고 나중에 뭔가 할 것 같더니 나오지도 않는다.

그리고 이런 에피소드들은 적과의 전투에서 아무런 영향도 안 미친다;

아카데미 졸업 후 있었던 에피소드들도 마찬가지. 그나마 말 잡는 에피소드는 계속해서 그 말이 등장하니까 상관없다고 치지만 용병으로서 맡은 첫번째 에피소드를 그린 부분은 도대체 왜 넣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5권 후반부부터 6권까지는 정말 작가가 쓰기 귀찮았나라는 생각까지 든다ㅡ.ㅡ;

또한, 그 수 많았던 인물들 죄다 어디다가 팔아먹은 거야;

학교에서 시비걸면서 왠지 나중에 다시 나올 것 같았던 두 놈, 초반 여주인공삘 나던 하프엘프랑 마을에서 같이 놀던 엘프, 황제, 황태자, 공주, 자신들 실력 떨어진다고 수련 같이하자고 조르던 선배 두 명,  처음으로 친해진 용병, 용병계의 전설 두 명, 같이 수련하던 마법사와 덜 떨어진 귀족, 아카데미의 각종 교수들......

얘네 다 왜 나온 거야;;

이게 무슨 옴니버스도 아니고, 하나의 줄거리를 가지고 전개되는 거잖아; 그 에피소드들은 또 왜 나온 거고;

더군다나 이스턴 대륙으로 넘어가기 전 나름대로 개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던 카렌, 러쎌, 알리샤.

그러나 5권부터 이들의 개성은 말그대로 말살된다;

진짜 딱 이야기에 필요한 대화만 나눈다. 그건 1부의 주인공이었던 데미안과 1부에 등장했던 네로브도 마찬가지;

보스는 한 50페이지 등장했던가;

그리고 정말 이 보스란 놈 3류 보스다.

나한테는 99개의 눈이 있고 그 중 하나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 날 죽여봐라~에헤라디야~

그런데 카렌이 그 하나의 눈이 숨겨진 정수리를우연히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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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나랑 싸우자!


아니, 이게 무슨 김성모식 만화도 아니고...

드래곤 체이서 이후 나온 SIR과 판클라치온이 전작보다 못한 작품성을 보여줬다지만...명색이 2부인데 이건 좀 심하잖아ㅡ.ㅡ;;

데미안은 강한 듯 하면서도 뭔가 약한 것 같이 나오고 전작 인물들은 카메오 출현, 전작 보스보다 카리스마에서도 힘에서도 한참은 떨어지는 보스.

전작에서 나온 파티플레이를 기대했는데 조냉 강한 주인공이 다 해결하는 스토리.

기술명만 외치면 몽땅 죽어버리는 몬스터.

제대로 된 위기는 하나도 없는 주인공.

같은 건 개인취향이니 넘어간다 치더라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ㅠ.ㅠ

나의 드래곤 체이서는 이렇지 않아[퍽!]

그리고 후반부 저런 막장 전개를 보여준 만큼 엔딩 또한 막장이다.

엔딩씬이라곤 딸랑 2~3장. 그것도 전투 후 뒷이야기가 아니고 전투 끝나고 바로 끝.

항상 최영채 작가의 엔딩은 이런 식이었지만 그래도 드래곤 체이서 엔딩만큼은 마음에 들었는데 2부 엔딩은 이게 뭐야ㅠ.ㅠ

이게 무슨 대단원이야ㅡ.ㅡ;

1부도 마지막 권 부제이자 마지막장의 제목이 대단원인데 읽으면서 드디어 이 긴 이야기의 끝이구나하면서 아쉬움과 함께 멋진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2부는 뭐한게 있다고 대단원이야, 대단원은;;

1부보다는 질적으로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앞서 말했듯 정말 재밌게 봤는데 5권부터 시작된 정말 막장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란 식의 전개로 앞에 에피소드들까지 헛걸로 만들어버리다니...

내가 가졌던 최영채 작가의 대한 신뢰도가 와장창 깨지는 걸 느낀다ㅠ.ㅠ

정말 쓰기 귀찮았던 걸까, 출판사에서 판매량 안 좋다고 압박이라도 들어온 걸까;

아니면 뭘까?

도대체 왜 드래곤 체이서 2부를 이딴 식으로 만들어야했을까.

개인적으로 왠만하면 속편이 전작보다 못해도 전작을 정말 좋아했으면 속편도 그러려니하고 보는 편인데...이건 정말 아니다.

제발 다음 작품은 제대로 내 주길...

그리고 판클라치온 2부도 이런 막장이면...앞으로 최영채 작가의 책을 보는 걸 심각하게 고려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