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메이지


지금까지 나온 김정률 작가의 작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그리고 김정률 작가의 작품이란 범위를 떠나서 지금까지 본 판타지 소설 중에서도 베스트로 꼽는다.


소드 엠페러를 다 본 후, 김정률 작가의 다음 작품을 찾아보니 다크 메이지가 9권까지 나온 상태였고 원래 완결까지 기다리려다가 9권 정도면 볼만하다 싶어서 보기 시작했다.


무림의 고수였던 독고성은 신뢰하던 부하의 배신으로 무공을 잃고 목숨마저 잃을 위기에 처하지만 트루베니아라는 이계에서 온 마법사와 함께 차원이동을 하면서 다행히 목숨만은 구하게 된다. 마법사가 독고성을 데려온 이유는 드래곤과의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그러나 독고성은 모든 무공을 잃은 상태였고 결국 버림받게(?) 된다. 하지만 독고성은 어떤 흑마법사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의 마법을 익히게 되고 서서히 예전의 무력을 회복하는 듯 했으나 두 팔을 잃게 되고 결국엔 드래곤에게 사랑하는 여자마저 빼앗겨버린 채 드래곤의 부하인 리치로 살아가게 된다.


그러다 몇 백년이 흐른 후, 계속된 수련(?)으로 9클래스를 넘어선 독고성, 데이몬은 드래곤에게 복수하기 위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다크메이지 초반부의 데이몬은 정말 불쌍해 죽겠다. 데로드 앤드 데블랑의 란데르트 이후 이렇게 불쌍한 주인공은 처음인 것 같다;;

뭔가 좀 희망이 생길라 하면 밟히고. 다시 일어서려하면 또 밟힌다.


이제 이야기 후반부로 가면 그런 거 좀 없어지나 했는데...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는 데이몬을 버리고, 자신을 사랑하던 여자는 마왕의 손에 목숨을 잃게 된다.


다행히 마왕을 물리치고 그 마왕의 힘을 받아 결국 새로운 마왕으로 탄생하게 되지만 정말 안습의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김정률 작가가 창조해낸 인물 중에 데이몬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이러한 고난 속에서도 특유의 깡과 이죽거림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얼핏보면 묵향과 비슷해보이기도 하지만 묵향과는 또 다르다.


잘못하면 그저그런 주인공이 될 뻔 하던 인물이 잘 포장된 이야기 속에서 뛰어난 개성을 갖게 된 것이다.


또한, 다크메이지는 9권에 카심관련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에서 사건으로 이어지며 이야기상의 군더더기가 거의 없다. 그것은 더욱 책에 몰입을 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소드 엠페러에서는 몇몇 인물을 제외하고는 그다지 개성이 있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다크 메이지에서는 소드 엠페러에 비해 인물들의 개성을 잘 살린 것 같다.


그러나 소드 엠페러로부터 많은 발전을 했지만 여전히 문체가 좀 미약하다; 그리고 가끔 개그씬같은 곳에서 약간의 어색함을 느꼈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9권의 카심 관련 에피소드는 1권이나 투자할 정도의 가치가 있었나 싶다. 다크 메이지 전체 이야기상 별로 중요한 부분도 아닌데 1권이나 끈 부부은 좀 아쉬웠다.


어쨌거나 이 다크 메이지는 소드 엠페러 이후 다시 한 번 20만부 이상이 팔려나가 김정률 작가의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다져주었다.


보통 첫번째 작품이 대박을 터뜨려도 두번째 작품은 첫번째 작품보다 못한 경우가 많은데 김정률 작가는 궤를 달리한달까?


하지만 정말 재밌지만 뭔가 2%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정말 괜찮은 책인데 읽고 나서 뭔가 모르게 허전한 느낌;;


이 부분은 소드 엠페러, 하프 블러드, 데이몬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이 부분이 뭐라고 정확하게 표현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드래곤 라자나 룬의 아이들, 세월의 돌 같은 책을 읽고 느꼈던 감정과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확실히 재미라는 부분에서는 거의 톱에 꼽히는 작품이다.

  • Crawder 2012.03.05 18:11 ADDR 수정/삭제 답글

    2%가 부족한 이유는 아마 양판소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로 무장했지만 결국은 얻을 것 별로 없는 양판소라는것... 거기다 판타지의 필수 요소인 상상력의 부재라는 점이 작용하겠죠. 세계관이 완전히 정론화된 양판소의 세계관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데에 있겠죠.

    • 성외래객 2012.03.06 23:36 신고 수정/삭제

      김정률 작가는 적어도 하프블러드까지만 하더라도 작품의 재미를 잘 살릴 수 있는 작가였죠.

      복수라는 큰 키워드를 설정해놓은 후, 그에 맞춰 펼쳐지는 이야기는 비록 양산형 판타지의 한계에 갖혀잇긴 했지만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가 양산형 판타지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재미있는 이야기 정도에서 멈춘다는 것이겠죠. 사실 똑같은 양산형의 구조를 가진 작품이더라도 작가의 역량에 따라 충분히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데, 김정률 작가의 경우 전통적으로 감동을 주는데 빈약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작품들은 자신의 가장 강력한 장점이었던 재미라는 요소마저도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