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고2 겨울방학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는 고2 말부터 판타지나 만화를 끊고 살던 때라 정말 판타지 소설이든 무협이든 만화든
읽고 싶었다. 그래서 정말 딱 하나만 읽고 이제 수능볼 때까지 읽지 말자라는 심정으로
하나의 책을 선택했고, 그 책이 바로 미토스다.
일단 미토스를 택한 이유는 하나.
딴 거 다 필요없고 무조건 재밌는게 읽고 싶었다.
평소 미토스의 이름은 많이 들어봤고 9권 완결의 아담한(?) 분량이었기에
별 망설임없이 이 책을 택해서 읽었다.
주인공 미토스는 과거 무림의 절대강자였던 동방립.
모든 기억을 가지고 환생했기에 아주 어린 시절부터 수련에 임할 수 있었고
나중에는 전생의 동방립을 육박하는 수준에까지 이른다.
솔직히 딱 보면 전형적이다. 정말 요즘 나오는 한국 퓨전판타지의 전형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국가간의 전쟁에 휩싸이게 된다.
......정말 전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 꽤나 재밌다.
일단 마음에 들었던 건 여타 퓨전판타지에서 주인공 성격이 깽판이었던 것에 반해
오랜만에 정상적인 성격의 주인공을 봤다는 점.
원래 예전에는 착한 주인공 성격이 질렸는데 하도 깽판 주인공들을 보다가
선한 성격의 주인공을 보니 왜 이리 반가운지;;
여기서 선하다는 건 동료들에게 그렇다는 거고, 자신의 적에게는 역시나 가차없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를 느꼈던 부분은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미토스의 시점에서 벗어나 제자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부분이었다.
절대강자인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그래도 조금 약한 제자들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니 뭔가 좀 아슬아슬했달까?
이 부분 외에도 주인공의 의술에 능통하다던가하는 부분들은 신선하지는 않았지만 괜찮게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앞에서도 강조했지만 너무 전형적이다.
요즘 퓨전판타지의 전형적인 스토리 그대로 진행된다.
환생 또는 차원이동 -> 막강한 힘을 소유하게 됨 ->
국가간의 전쟁 -> 막강한 무공으로 나라를 승리로 이끔 -> 마왕 및 마신과의 격전 -> 승리
딱 요약하면 미토스 또한 이 스토리다.
원래 선전문구라던가, 작품 초반부터 저런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란 걸 많이 느꼈지만 그래도 끝까지 저런 패턴으로 가니 좀 아쉬웠달까.
그리고 글솜씨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대사처리라전지 묘사에 있어 좀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 걸렸던 건 지극히 개인적인 건데
미토스의 여제자와 미토스가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것까진 좋았는데
마지막에 미토스의 부상을 치료하면서...
꼭 그런 방식으로 연결시켰어야 했나 싶다;;
마지막으로 가장 마음에 안 들었던 엔딩.
아니 요즘 판타지는 허무한 엔딩이 트렌드인가;
왜 이리 엔딩이 다 요모양 요꼴일까?
대부분의 요즘 판타지들이 결말부를 향해서는 막치고 나가다가 마지막 에필로그는
대충 몇 페이지로 때워버리니...
도저히 여운이란게 남지가 않는다;
그나마 미토스는 나은 편;;;
미토스 완결 이후 공동집필자중 하나인 이래화 작가는 군대를 가셨고
기천검 작가는 뇌신전설, 하이로드를 완결내고 킹스톡을 출간 중에 있다.
뭐 뇌신전설을 제외하고는 나름 좋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 같다.
어쨌든 미토스만 놓고 보자면
처녀작치고는 무난하지만 많은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