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제국 - 한 단계 진화한 추적자 제작진의 수작

 

  2012년 화제의 드라마였던 추적자의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황금의 제국은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었다. 더군다나 추적자에서 열연한 배우들 중 상당수가 황금의 제국에도 주조연급으로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러한 기대감은 더욱 높아졌다.

 

  그렇게 많은 기대 속에 방영을 시작한 황금의 제국은 첫 스타트를 10%로 끊으며, 괜찮은 시청률을 기록하였고, 경쟁작들 중 그렇게까지 강세를 보이는 작품은 없었기에, 월화드라마의 패자가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초반 성적과는 달리 황금의 제국은 좀처럼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고, 결국 시청률만 놓고 봤을 때, 성공한 드라마라고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작품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시청률과는 별개로 황금의 제국은 여러모로 추적자에 비해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만 봐도 잘 드러나는데, 사실 추적자나 황금의 제국 모두 전반적으로 탄탄한 스토리를 보여주었으나, 추적자의 경우 주인공 백홍석이 대통령의 경호진을 뚫고 탈출하는 등 종종 개연성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있었던 것에 반해, 황금의 제국은 대체로 무리하게 개연성을 해치는 장면 없이 24회까지 이야기를 잘 이끌어나갔다.

 

  또한, 황금의 제국은 장태주, 최민재, 그리고 최서윤이 중심이 되어 성진그룹을 차지하기 우해 이합집산을 반복하며 치열하게 수싸움을 하는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는 등장인물들의 수싸움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치밀하게 구성되었다. 대체로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드라마라는 장르의 특성상 후반부로 갈수록 등장인물들의 치열한 수싸움에 대한 긴장감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4회에 이르는 분량동안 수준급의 수싸움을 지속적으로 보여준 박경수 작가의 능력은 일품이라 할 만하다.

  추적자에 이어 배우들의 열연도 대단했는데, 이미 추적자를 통해 열연을 보여준 손현주, 류승수, 박근형은 황금의 제국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고, 조금은 무난한 느낌의 연기를 보여주었던 고수는 장태주라는 인물을 훌륭하게 소화냄으로써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후반부, 장태주가 몰락해과는 과정에서 보여준 고수의 연기는 올해 연기대상을 노려볼만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압권이었다. 윤설희 역을 맡은 장신영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장신연의 경우 데뷔 이후 줄곧 연기에 대해 강한 비판을 받다 추적자에 이르러 연기력이 크게 향상된 배우인데, 황금의 제국에서는 그야말로 물익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이요원의 경우 고수와 마찬가지로 언제나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어 연기력에서 조금은 비판을 받던 배우인데, 황금의 제국에서는 최서윤이라는 배역의 한계 상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양, 24회 내내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물론 황금의 제국에서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다. 황금의 제국은 한국 현대사의 20년을 그려내겠다는 처음의 포부와는 달리 드라마 최고의 옥의 티로 꼽히는 1화의 스마트폰 사용 장면을 포함하여 드라마가 그려내고 있는 시대와는 어울리지 않은 각종 소품들의 사용으로 2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했다. 적어도 시대극을 표방한 드라마들이 이러한 소품 사용에 어느 정도 공을 들여, 해당 시대를 그려내는데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인 것에 반해, 스토리 면에서 치밀한 모습을 보여준 황금의 시대가 이런 부분에서 옥의 티를 남발한 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또한, 2000년대를 그리고 있는 후반부가 초중반부에 비하면 이야기의 밀도가 다소 떨어지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의 하나다. 적어도 초중반부까지 서로가 치명적인 공격을 한번씩 주고받으며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되었던 것에 반해, 후반부의 대결은 공격 한 번에 모든 것을 잃고 무너지는 장면이 나타나는 등, 초중반부의 대결에 비하면 등장인물들의 대립으로 인한 긴장감이 다소 느슨해졌다. 특히 1회부터 가히 끝판왕의 포스로 성진그룹을 차지하기 직전까지 온 장태주가 별다른 심적변화없이 연이은 무리수로 몰락하는 장면은 아무래도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물론 후반부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면서 강제철거를 결정하는 장태주의 모습이나, 모든 가족을 떠나보낸 최서윤의 모습 등 인상적인 장면을 여러차례 보여주긴 했지만, 초중반부에서 보여주었던 탄탄한 구도를 통해 이러한 장면들을 보여주었다면 마무리가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런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대로 황금의 제국은 추적자에서 한단계 진일보한 탄탄한 전개, 그리고 추적자 못지 않은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처음 기대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시청률은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긴 했지만, 황금의 제국이 보여준 모습은 이후 제작진이 만들어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 d 2013.10.12 18:11 ADDR 수정/삭제 답글

    스마트폰 등장은 간접광고 때문인 듯합니다

    • 성외래객 2013.10.17 09:50 신고 수정/삭제

      아무래도 그런 이유가 큰 것 때문으로 보이지만, 작품 내 시간대만 잘 조정했어도 어느 정도 비켜갈 수 있었던 문제라 조금 아쉽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