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 부족했던 내면 묘사

 

  화이는 ‘지구를 지켜라’로 호평을 받은 장준환 감독이 10년 만에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그런데다가 출연진이 대체로 연기력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기에, 화이가 2013년 하반기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개봉 첫주차에는 기대에 걸맞는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긴 했지만, 2주차부터 급격하게 관객이 감소하기 시작해 3주차에야 200만을 넘어섰다. 물론 200만 관객이라는 수치가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개봉 전 화이에게 쏟아졌던 높은 관심을 생각하면 화이의 관객동원력은 예상보다 낮은 게 사실이다.

  물론 화이의 관객동원력이 예상보다 낮은 건, 영화의 잔인함도 한 몫했을 것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치고는 수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니지만, 잔혹한 묘사가 쉴틈없이 등장하며, 내용 자체도 시종일관 우울하고 어둡고 진행되기에 이러한 부분이 입소문이 퍼지면서 잔인한 영화를 기피하는 관객들에게는 피하고 싶은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특별한 경쟁작이 없는 상황에서 화이의 관객동원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이고, 대체로 기대 이하라는 평이 주류를 이루는 건 보면, 화이의 흥행성적이 다소 저조한 건, 작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한다.

 

  전반적으로 화이는 비교적 매끄러운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중간중간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부분들도 있고, 한 두가지 충격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대체로 무난한 전개를 택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적어도 작중의 긴장감을 마지막까지 이어나가는데에는 성공했으며, 작품의 흐름을 망칠 정도로 크게 무리수를 둔 부분도 없었다. 영화의 중반부 이후 내용의 주를 이루는 액션씬 역시 매우 수준 높다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관객의 기대치에 걸맞는 정도는 보여주었다.

  하지만 인물들의 내면을 그려내는 데에서 화이는 다소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장 대표적인게 주인공 화이가 자신의 아버지들에게 반기를 드는 장면이다. 화이는 기본적으로 선한 성격의 소유자로 아버지들과 본격적으로 대립하게 되기 전까지는 아버지들에게 이러다할 반항을 해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그런 화이가 아무리 충격적인 계기가 있었다고는 하더라도 대화를 나눌 생각도 하지 않고, 이렇다할 망설임도 없이 아버지들에게 총을 들이민 건, 기존의 화이라는 인물의 행보를 떠올렸을 때,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이는 김윤석이 열연한 윤석태라는 인물 역시 마찬가지다. 석태는 작중에서 심하다는 생각을 넘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이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부친다. 영화 후반부 들어 석태의 성장과정을 언급하며, 석태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하긴 하지만, 석태의 밑도끝도없는 악행들을 그 정도의 설명만으로 관객들에게 납득시키는 건 무리가 있었다.

  이렇듯 영화 상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가진 두 인물의 내면묘사가 설득력있게 묘사되지 않다보니 화이는 비교적 매끄러우면서도 빠른 전개에 괜찮은 액션씬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다. 조금만 더 러닝타임을 할애해 두 인물의 내면을 상세하게 그려내었더라면, 앞서 언급한 화이의 장점들과 맞물려 더 좋은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영화였기에, 해당부분이 비교적 소홀하게 다뤄진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 2015.01.17 23:03 ADDR 수정/삭제 답글

    화이를 최근에 다시 봤는데요 이영화는 한번 본것으론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보면 볼수록 디테일한 면이 보이고 생각이 깊어지는 영화였어요 오프닝 스코어가 역대급이었지만 님이 쓰신대로 경쟁작이 없는 경우는 절대 아니었습니다 화이 개봉 일주일후 그 유명한 그래비티가 개봉했으니까요 ㅎㄷㄷ한 헐리웃대작이라 화이는 운이 안좋았던 겁니다 여튼 제 감상은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