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트

                     
                     프리스트 1
                    8점

형민우 특유의 독특한 그림체와 파격적인 전개, 진중한 분위기로 만화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의 대표작이자 한국만화로서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영화로도 제작된 만화, 프리스트.대차게 말아먹긴 했지만

프리스트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만화였다. 지금 이 시대에 한국에서 이런 만화가 나왔다고 해도 주목받을 일인데 이 만화의 1권이 나온게 10년도 전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만화가 당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리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초반부에 과거와 현대를 넘나들고, 괴상한 이반의 카리스마가 과격한 액션씬을 통해 드러나고, 마침내 그의 과거가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은 지금봐도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 다음 너무 심오하게 흘러가는 줄거리는 다소 난감했고 재미도 없었지만 10권대를 넘어가면서 다시 도입부 못지 않은 재미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나를 포함한 많은 팬들은 프리스트가 이 정도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제대로 완결만 난다면 한국 만화사에 전설 중 하나가 되리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았다.

문제는 그 믿음이 현재진행형이라는 거다(...) 프리스트는 16권 이후로 기나긴 연중에 들어가버렸다. 2006년 이후로 5년 동안 후속권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형민우 만화가는 그동안 뭘하고 있었을까? 프리스트를 연중하고 1년이 좀 안 되었을 때, 무신전쟁과 고스트 페이스라는 작품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학습만화 쪽에서는 이문열의 초한지를 기반으로 해서 초한지를 출판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중, 무신전쟁은 1권으로 연중이고 고스트 페이스트와 초한지는 오랜 연중 끝에 올 초에야 한 권씩 나왔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연중에 대해 관대한 편인데 형민우 만화가 정도면 용서하기가 힘들다.

일단 프리스트를 살펴보자. 국내에서 인기 좋았다. 단행부수도 한국 만화계의 열악한 사정을 생각하면 비교적 괜찮게 나갔다. 더군다나 해외에서 괜찮은 반응을 얻어서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 이래저래 영화가 대차게 망하긴 했지만 한국의 만화가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었는가? 헐리우드에서 영화로 제작될 정도면, 어찌되었든 좋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거다.
 
즉, 판매량 면에서는 전혀 연중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뭐, 백번 이해해서 작가가 오랜 시간 한 작품만 연재하다보니 조금 지쳐서 외도를 했다고 치자. 그런데 외도의 결과물은 어떤가? 무신전쟁은 1권으로 미완, 초한지는 1권이 나오고 2년 동안 연중하다가 올 초에야 2권이 나왔다. 

솔직히 고스트 페이스는 잘 모르겠다. 인터넷 상에서는 완결이라고 봤는데 작품소개를 보면 미완이라고 표시된 곳도 있어서.  

어쨌든 형민우 만화가의 능력은 높게 치지만 솔직히 이 정도면 조금 괘씸하다. 프리스트 연중 이후의 행보는 그야말로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물론 형민우는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서 하고 그로 인해 작업속도가 상당히 떨어지는 작가 중 하나다. 무신전쟁이 연재될 당시 비교적 꾸준히 연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1권이 나온 걸 보면 그 속도를 알 만하다.

그런 의미에서 5년동안 고스트 페이스 3권, 무신전쟁 1권, 초한지 2권을 낸 것은 평소 속도와 비교해본다면 그리 나쁘지 않은 속도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의 낮은 작업속도를 알면서도 프리스트를 포함해 4작품이나 벌려놓고 그 중 적어도 3개의 작품이 미완의 상태라는 건 조금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이제는 프리스트가 연재를 재개하더라도 언제 또 연중할 지 겁나서 손을 못 댈 것 같다그러나 결국 보겠지, 근데 나오긴 할라나(...)


p.s 완결도 안 난 만화가 개정판이 나오고 있다(...)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