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판타지7:어드벤트 칠드런(2005) - 영리한 후일담의 정석

 

  1997년 발표되어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파이널 판타지7은 90년대 말 일본 게임계의 아이콘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한 대작이었다. 워낙에 큰 영향력을 가졌던지라 이후 파이널 판타지7의 세계관을 활용한 작품들이 꾸준히 발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드러낸게 2005년 발표된 3D 애니메이션 어드벤트 칠드런이다.

 

   사실 스퀘어 에닉스에서 어드벤트 칠드런을 발표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그리 열광적이지만은 않았다. 파이널 판타지7 이후 무려 8년 만에 공식적인 후일담을 다룬다는 기획 자체는 분명 반가운 것이었지만, 2001년 개봉한 파이널 판타지:더 스피릿 위드인이 스퀘어 에닉스를 휘청하게 할 정도로 심하게 망했었기에, 대부분의 팬들은 기대보다는 불안에 가까운 심정으로 어드벤트 칠드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막상 모습을 드러낸 어드벤트 칠드런은 개봉 전 팬들의 우려를 깨끗하게 종식시키며, 보란 듯이 성공을 거두었고, 기존의 팬들 뿐만 아니라 신규 팬까지 영입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파이널 판타지7의 명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킨 어드벤트 칠드런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7년이 지난 지금봐도 화려한 그래픽과 그러한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액션에 있다. 물론 앞서 언급한 파이널 판타지:더 스피릿 위드인 역시 시대를 앞서가는 그래픽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어드벤트 칠드런은 단순히 화사한 그래픽의 수준을 넘어서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씬을 러닝타임 내내 보여주며 말그대로 관객들을 압도하였다. 사실 어드벤트 칠드런의 전개는 파이널 판타지7을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 다소 불친절한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화려한 그래픽과 액션씬 때문에 어드벤트 칠드런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 나올 정도로 본작의 그래픽과 액션은 대단했다.

 

  하지만 만약 어드벤트 칠드런이 주인공들의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는 선에서 그쳤다면, 신규 팬들이라면 모를까, 기존 팬덤에게서까지 열광적인 반응을 얻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드벤트 칠드런의 어떤 부분이 기존 팬덤의 환호를 이끌어낸 것일까?

  어드벤트 칠드런의 스토리는 클라우드와 카다쥬의 대결 내지는 클라우드와 세피로스의 리턴 매치로 압축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편이다. 파이널 판타지7에 걸맞는 거대한 서사시를 기대했던 이들에게 이러한 단순한 스토리는 어찌보면 조금 불만스러운 부분이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러닝타임이라는 한계가 있는 영상의 특성 상, 이는 매우 영리한 선택이었다. 실제로 파이널 판타지:더 스피릿 위드인은 제한된 시간 동안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루려다 망해버리지 않았는가.

 

  거대한 서사시를 포기한 대신, 어드벤트 칠드런은 철저하게 기존 팬들이 열광할 만한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 어드벤트 칠드런은 제한된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파이널 판타지7의 등장인물들을 모조리 등장시켰다. 그리고 짧더라도 각각의 인물들이 활약하는 장면을 하나씩은 삽입하였다. 이러한 활약상들은 기존 팬들을 매료시킬 수밖에 없었는데, 특히 작품 중반부 바하무트와의 결전을 다룬 장면은 그 중에서도 백미였다. 그 밖에도 어드벤트 칠드런은 파이널 판타지7의 OST를 적극 활용한다던가, 세부적인 부분에서 전작을 연상시키는 요소들을 삽입하여, 기존의 팬들이 전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작의 향수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의 내용 전개, 그리고 당대 최고의 그래픽으로 무장한 연출과 액션을 통해 어드벤트 칠드런은 파이널 판타지7의 명성을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보통 후일담은 팬서비스적 차원이 강한 경우가 많아서,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면에서 볼 때, 어드벤트 칠드런이 거둔 성과는 다소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어드벤트 칠드런은 흥행에서나 평가 면에서나 좋은 성과를 거두었고, 무엇보다도 파이널 판타지7의 건재를 과시했다는 점에서, 영리한 후일담의 정석을 보여준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