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공무림

                                    
                           
                          특공무림 1
                        6점

특공무림은 어찌보면 한국 판타지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장르 중 하나인 이계집인물 중 하나라 할 수 있지만 단순히 이계진입물 중 하나라 치부하기에는 독특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보통의 이계진입물의 경우 판타지적인 설정-마법 등-을 이용하여 차원이동을 하게 되지만 특공무림은 과학을 이용해 차원을 이동한다. 영화나 SF소설에서 많이 보던 설정, 바로 타임머신을 이용한 이동이다.
(엄밀히 말하면 타임머신이 아니라 시간통로를 이용한 거지만.)

주인공 조구호는 문제 많은 육군 중사로 자신의 직속상관을 구타한 죄로 불명예전역한 그야말로 말보다는 주먹이 앞서는 인물이다. 불명예 전역 후 훈련소를 개업해 그럭저럭 먹고살던 찰나 이른바 '높은 분'들이 찾아와 어떤 물건을 찾아달라며 작전수행을 의뢰한다.

어마어마한 보상액수에 넘어간 조구호는 이에 흔쾌히 동의하고 동료들을 모아 팀을 구성, 이른바 오메가 팀을 만들어 작전을 수행하게 되는데, 그가 수행할 작전의 내용은 몇백년 전인 명나라 때로 가서 잃어버린 시간이동의 기계 '오메가' 장치를 되찾는 것이다.

이렇듯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로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 작품은 밀리터리 적인 설정과 무협의 설정을 합치고 거기에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과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독자를 완전히 사로잡는다.

또, 작품 내내 음식에 조미료처럼 등장하는 '군대 이야기'는 현역복무 중이거나 예비역인 사람들에게 깨소금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2권까지 펼쳐진 오메가 팀의 작전 수행 과정은 그야말로 긴장감이 넘친다. 작전을 수행할수록 드러나는 수사한 부분들과 현대의 군인들이 무림인들과 싸운다는 설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데다가 작가의 필력은 그야말로 수준급.

그리고 3년 후 펼쳐지는 이야기는 주인공 조구호가 무공을 익혀 무협적인 색채가 진해져 초반 밀리터리와 무협의 조합이라는 독특한 설정의 장점이 많이 줄어들긴 하지만 시종일관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괜찮은 전개를 보여준다.

특공무림다운 기이한 방식으로 기연을 얻은 조구호가 강해진 후 펼쳐지는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고 3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오메가 팀의 동료들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맛도 쏠쏠하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서비스컷이나 작품 전개와는 동떨어진 유머씬들이-조구호가 하나님의 도움으로 부활하는 장면 등-가끔 브레이크를 걸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야기 중반부까지는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이 작품은 이야기의 막판에 들어서면서 이야기 진행이 빨라지고 독특한 설정과 작품 내내 흐르는 유머러스함이라는 장점을 모두 말아먹을 정도의 그악한 엔딩씬을 보여주며 지금까지 우호적이었던 독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준다.


이렇게 꼬인 이야기의 실타래를 어떻게든 풀려고 하다보니 정작 중요한 요소들은 등장도 못했다. 처음부터 이야기의 의문으로 제시되었던 왜 다른 지구로 차원이동을 하게 되었는지, 어째서 작전팀이 보낸 비디오 카메라는 발견이 되는데 작전팀이 사용한 각종 총기류는 발견이 되지 않는 건지, 최일준이 헬기, 총 등을 이용해서 무림의 판도를 뒤바꿨는데 그런 것들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등.

설정에 중요한 기반이 되는 부분들은 설명도 되지 않고 무리하게 펼쳐놓은 이야기를 수습하다가 괜찮은 작품이 망가진 것 같아 정말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