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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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 있을 때 집중정신교육 주간이라 하여 한 주 동안 작업이나 교육활동을 하지 않고 정신교육만 죽어라 들은 적이 있다. 그 주는 정말 정신교육 영상 보고, 감상문 쓰고, 정신교육 영상 보고 감승문 쓰는 걸로 꽉 찼던 주인데 하루는 갑자기 영화를 보여준다는게 아닌가?

그 이야기를 듣고 전날부터 무슨 영화를 보여줄까 꽤나 궁금했다.

군대니까 전쟁영화를 틀어주지 않을까? 아니야, 우리 부대가 그럴리 없어. 다큐멘터리 영화 틀어주는 거 아니야?

등등의 수많은 의견을 뒤로하고 부대에서 틀어준 영화는 바로 크로싱이었다.

크로싱은 차인표 주연의 영화로 북한 사람인 차인표가 아픈 아내의 약을 구하기 위해 중국에 몰래 들어가서 돈을 벌다 본의아니게 북한 정부를 반대하는 시위를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남한으로 간 후 아내와 아들을  남한으로 데려오려 한다는게 주 내용이다.

밖에 있을 때 들은 바로는 최대한 북한의 현실을 그려내기 위해서 노력했다는데 영화에서 그려진 북한의 사회는 남한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사는 사회였다. 공 하나만으로도 즐거워하며 이웃 간의 돈독한 정을 나누는 그런 사회. 다만 다른 건 서로를 지배하는 체제였다.

그들이 사는 사회는 기독교의 성경을 봤다는 이유로 한 가정을 파탄낸다. 정치범수용소라고는 하지만 임산부의 때리고 상처 입은 이들에게 어떠한 배려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보다 가호갛게 일을 시킨다.

극중 차인표가 남한에 와서 아내에게 주려고 약을 사러 돌아다닐 때 그 약은 공짜라고 그냥 주는 장면은 허탈해서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그 약을 사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모진 고생 끝에 가족과 생이별까지 하게 되었는데 남한에서는 그 약이 그냥 공짜란다.

아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술을 먹은 차인표가 기독교를 믿으라고 권유하는 사장에게 왜 그 예수라는 사람은 북조선은 돌보지 않고 남조선만 돌보냐고 외치는 장면은 참 가슴 시리다.

당시 군대에 있었던 탓도 있었고 이 영화 자체가 다루고 있는 현실이 우리의 현실문제이기에 보고 나서 가슴 한 구석이 갑갑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