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한국경제

                          
                            쾌도난마 한국경제
                         10점

본래 책이나 경제 쪽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장하준 교수의 이름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지만 그의 이름이 일반 대중들에게까지 알려진 건 아이러니하게도 2008년에 국방부가 불온서적이라는 희대의 실책을 저지르면서다.

이 당시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책이 불온서적으로 선정되었고 국방부의 본래 의도와는 무관하게 그의 이름과 책들이 대중에게 관심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2년 뒤, 출간된 그의 신간 그들의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오랜 시간 독주하던 정의란 무엇인가를 끌어내리고 이쪽 계열의 베스트셀러에 오르게 된다.

원래 장하준 교수의 책을 꼭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워낙에 경제 쪽으로는 관심이 없던지라 언젠가는 봐야지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들어 다시 이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괜찮은 책을 찾아보다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전에 나온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추천받게 되었다.

쾌도난마 한국경제는 2005년에 나온 책으로 제목 그대로 당시의 한국 경제를 낱낱이 파헤치고 이러한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책은 시사 종합지 월간 '말'에 편집장이었던 이종태가 사회를 보고 장하준 교수와 정승일 교수가 각각의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대담집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서문부터 대중들을 위한 쉬운 글을 지향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런 의도대로 이 책은 경제 문외한이 보아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내용들을 쉽게 풀어내고 있다.

책은 2부로 나뉘어있는데 1부에서는 한국의 과거 경제상황을 다루고 2부에서는 후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현재 경제상황의 문제점을 진단한다.

가장 좋았던 점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적절한 설명과 주석으로 쉽게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이었고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진보와 보수 어느 한 쪽 편을 들기보다는 각 진영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전망을 추구하는 부분이었다.

또한, 보면서 나 역시 가지고 있었던 박정희에 대한 선입견,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혼동, 재벌에 대한 막연한 적개심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이 책의 중점은 현재의 경제 상황이지만 한국의 정치, 사회 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진작에 이 책을 읽었다면 젊은 혈기와 어설픈 지식으로 저질렀던 것들을 좀 더 냉정한 시각으로 판단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부분이 많이 아쉽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이 절대적이라는 건 아니고 기존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많이 일깨워줬다는 말이다.

좋은 책은 의식의 전환을 가져온다고 하던가? 나에게는 이 책이 그러한 책들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

경제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짚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