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집권플랜

                     
                      진보집권플랜
                     10점

2010년, 새롭게 떠오르는 진보계의 인사 중 하나인 조국과 2000년 오마이뉴스라는 새로운 형식의 언론을 만든 오연호가 뭉쳐 한 권의 책을 냈다.

진보집권플랜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을 달고 있는 이 책은 제목 그대로 2012년, 늦어도 2017년에 진보진영이 정권을 차지하기 위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실상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들은 무엇이고,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하는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책이다. 

300페이지를 간신히 넘기고 있는 책이지만 이들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광범위하다. 진보 진영은 '왜' 정권을 잃었는가부터 시작한 이들의 논의는 우리 사회가 정치적 민주화를 넘어 사회, 경제적 민주화를 이루려면 어떠한 방식으로 움직여야 하는가, 우리의 교육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등등을 거쳐 진보 진영이 집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까지 나아간다.

각각의 주제에 대한 대응책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조국이 말하고 있는 진보집권플랜은 '진보가 밥 먹여준다는 걸 보여줘라'라는 멘트로 정리된다.

6월 항쟁 이후 우리는 정치적으로는 어느 정도 민주화를 진전시켰지만 사회와 경제의 민주화는 정치만큼 나아가질 못했다. 그렇기에 현재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정치도 정치이지만 우선은 '밥'이다. 그리고 지난 정권에서 결과적으로 진보 진영은 많은 이들에게 '밥'을 보여주지 못했고 무능한 정권이라는 소리까지 들어야했다. 그리고 이러한 진보 진영의 실책을 발판으로 보수 진영은 '밥'을 2007대선의 주 키워드로 선점하는데 성공했고 마침내 10년 만에 집권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결국 현재의 구도에서는 정의보다는 밥이 먼저다. 정의를 먼저 떠올리기엔 현재의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러나 정의와 밥은 반비례 관계가 아니다. 그리고 조국은 이 책을 통해 상식적이고 정의로운 방법으로도 충분히 '밥'을 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큰 틀에서 보자면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건, 진보집권플랜을 넘어선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더 좋은 대한민국이란, 책 중간에 나온 한 교포의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저출산 문제의 해법은 보통 사람들에게 자존감을 갖게 만드는 데 있다. 대학을 안 가도 직장을 구할 수 있고, 꼭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도 월세든 전세든 일정하게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 아니라 스스로 보통 사람이 되어도 어느 정도 이 사회에서 살 수 있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다."  


결국 현재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는 대다수 문제점들의 핵심은 국민들이 너무 많은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이다.

청소년층은 청소년층대로, 20대는 20대대로, 386세대는 386세대대로, 그리고 노년층은 노년층대로. 각 세대는 너무 많은 불안을 가지고 현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도한 경쟁은 우리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앗아가고 있다.

그리고 국민 대다수는 이게 문제라는 걸 알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현 집권 세력은 이런 불안감을 더 조장했으면 조장했지, 완화시키려는 노력은 그다지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온 이 책은 제목은 진보집권플랜이지만 앞서 언급했듯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여러 문제점들을 점검하고, 그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시원시원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