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크라

                       

 
무림수사대로 성공적으로 자신의 복귀를 알린 이충호 만화가는 다음 해 새로운 작품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블라인드 피쉬 이후 창착물 연재까지 6년에 가까운 세월이 걸린 걸 생각하면 그야말로 쾌속의 스피드(...)

본래대로라면 바로 봤을 터이나 이 작품이 한창 연재 중일 때 나는 군복무 중이었다;

어쨌거나 작품의 제목은 바로 이스크라.

이스크라는 작가가 오래 전부터 구상해오던 만화 수호지를 판타지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작가의 말로는 연재기간만 10년 정도를 생각하고 있을 정도의 웹툰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작품이다.

물론 수호지를 토대로 했다고는 하지만 판타지로 재구성한만큼 전반적인 스토리는 아예 다르다. 수호지에서 가져온 것은 인물들의 이름과 약간의 특성, 그리고 수호지에 실려 있는 몇몇 에피소드 정도다. 그리고 그 에피소드조차 기본적인 뼈대만 가져왔을 뿐, 내용은 완전 다르다.

수호지를 토대로 한만큼 이스크라 역시 주인공은 송강인데 원작의 송강이 인자한 덕을 가진 리더였다면 이스크라의 송강은 착하고 남을 배려하는 건 원작과 같지만 세부적인 설정은 확연히 다르다.일단 미소년이다

에피소드들도 앞서 언급했듯이 뼈대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르다. 원작에서 송강의 첩으로 나오는 염파석의 경우 원래는 꽤나 나쁜 인물로 그려지나 이 작품에서는 거의 진히로인급이다. 두 개의 에피소드의 공통점이라면 송강의 인생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는 정도.

따라서 원작을 알고 본다면 원작과의 비교라는 측면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굳이 원작을 읽지 않았더라도 이해하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을 꼽자면 아마 대다수의 사람들의 작가의 정치적인 성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점을 꼽을 것이다.

이충호 만화가는 1992년 데뷔한 이래, 직접적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스크라는 1화에서부터 촛불집회와 그것을 탄압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충호 만화가는 작가는 변화구로 승부해야할 때도 있지만 직구로 승부해야할 때도 있다는 간지절정의 명대사를 남겼다.

그리고 그 밖에도 매 화 아래 실리는 짦막한 책의 구절들과 작품 곳곳에 드러나는 정치적인 성향은 그동안 그의 작품을 봐온 사람들에게는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직접적이다.

덕분에 작품 초창기 덧글란은 그야말로 개판(...)

악플러들이 점차 떨어져나가면서 정화가 되었지만 초창기는 그야말로 난잡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라 생각되기에 별로 거부감도 없었고 나와는 죽이 맞는지라 오히려 좋아라하면서 봤다;

그리고 작품 후반부에는 가짜왕이 등장하면서 왕이란 무엇인가를 논하기도 하는데 이 부분을 보면서 이충호 만화가가 눈물을 마시는 새의 영향을 조금 받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이충호 만화가 관련 뉴스를 찾아보면 이충호 만화가가 눈물을 마시는 새에 대한 리뷰를 쓴 걸 볼 수 있다. 

눈물을 마시는 새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눈마새는 작품 전반적으로 왕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스크라 역시 작품 초반부부터 이러한 주제가 나오면 작품 후반부에는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아마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은 이후 이충호 만화가 나름대로의 자신이 생각하는 왕을 그려본 건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이었지만 살짝 아쉬운게 있다면 작품 초반부의 몰입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점이다.

작품 초반부 이규와 대종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송강과 염파석의 이야기가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데 인물들이 자신들의 개성을 드러내기보다는 스토리의 뼈대 안에서만 움직이는 기분인지라 좀처럼 몰입이 되질 않았다.

그리고 초반부에는 주요인물들이 억지로 자신의 개성을 어필하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작품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개성이 잡혀 별 상관 없었지만 무송, 무대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이러한 부분이 다소 아쉬웠다.

뭐,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로는 미친듯이 몰아쳐서 보긴 했지만.

그리고 작품 외적으로 좋았던 건 이충호 만화가가 독자와의 소통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다.

이충호 만화가는 무림수사대 때부터 독자와의 소통을 중요시여겨 웹툰 중간중간 자신이 독자와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웹진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 재밌는 덧글들을 소개해주기도 하고 작품의 궁금증을 풀어주기도 했다.

이러한 덧글 중에는 오랜 세월 이충호 만화가의 만화를 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종종 실려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충호 만화가를 알게 된건 까꿍이 6권 정도 나왔을 무렵이었다.

마이러브 때부터 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오래된 팬이랄까. 덕분에 이러한 덧글들을 보면 진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스크라는 현재 108화로 시즌1이 종료되었다. 이충호 만화가는 초장기연재로 기획했기에 앞으로 새로운 중편 연재, 이스크라 연재, 새로운 중편 연재, 이스크라 연재라는 식으로 이스크라 연재를 이어나가겠다고 한다.

덕분에 이번에도 마이러브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완결난 작품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뭐, 무림수사대야 말그대로의 시즌1, 시즌2개념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ㅠ.ㅠ

거기다 이스크라 시즌1 후기에는 까꿍 부활 프로젝트가 미끄러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