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멀티골!!!

어린 시절의 강렬한 기억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동국은 전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어린 시절 내게 가장 강렬한 기억을 남긴 선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 전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린 이동국은 이후 몇년 동안 대한민국의 간판 공격수로 맹활약한다.

그리고 이 시기는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의 어린 시절과 일치한다. 2002년 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한 후, 그는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까지도 수많은 안티들에게 갖은 욕을 먹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의 기억은 언제나 그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아마 이동국 선수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어느덧 노장 선수가 된 그를 보며 상반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나는 이제 국대는 되었으니 K리그에서 안정적으로 은퇴하길 바라는 쪽일 테고, 한 쪽은 그래도 마지막으로 국대에서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일 테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입장에 가까운 편이다. 그래서 2010년 월드컵 때, 그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을 때, 무척이나 안타까웠다. 그저 오랜 시간 그를 봐온 사람으로서 바래왔던 건, 황선홍 선수처럼 마지막 마무리를 잘 하고 은퇴하는 것 뿐이었는데.

그리고 작년 조광래 호에서 능욕적인 대우를 당하는 걸 보며 이제 정말로 국가대표로서의 이동국은 보기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에 여러모로 착잡한 기분이 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또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노릇인지라, 조광래 감독이 경질되고 최강희 감독이 대표팀을 맡더니 이동국 선수가 다시 기용되었다. 그리고 그는 오늘 비록 평가전이긴 하지만 멀티골을 넣으며 아직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부진을 털고 나 아직 안 죽었어라고 외치는 모습은 언제나 감동적이다.

이동국 선수는 2011년 K리그에서 대단한 활약상을 보여주었지만 국민들의 인식 상, A매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부진하다는 인상을 주었던 게 사실이다.

물론, 최강희 호가 출범한 이래 치른 첫 A매치 경기였고, 이후의 경기들은 또 어떠한 양상으로 흘러갈지 모른다. 2006년 월드컵 직전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가시하던 이동국 선수가 부상으로 월드컵에 못 나가리라고 누가 예상했던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국 선수가 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짓기를 바란다. 정말 단순한 바람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간절한 소망이다.

어쨌거나 오늘, 오랜 만에 A매치에서 좋은 모습 보여주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이동국 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