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왕 4권-순애편



3권까지 한 달이라는 매우 빠른 주기로 발매되던 유령왕.

그러나 그건 독자가 보기에도, 그리고 작가의 입장에서도 꽤나 빡빡한 스케쥴이었다;
 
나중에 작가의 말을 보니 유령왕의 시드노벨의 퍼스트 라인업인지라 다른 신진 작품들의 시장 진입을 위한 백업을 위해서 강행군을 했다고 하더라;

어쨌거나 3권으로 1부 완결이 난 후, 1부만큼 빨리 나오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반년이라 걸릴 줄은 몰랐다ㅡ.ㅡ;
(약간 헷갈리거나 가물가물한 내용도 있어서 언제 시간나면 다시 재독해봐야겠다;)

4권은 1부와 2부 사이의 있는 외전격인 이야기로 유령왕 토아의 행복했던 반년을 그려내고 있다.

제목이나 광고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의 1부와는 달리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둔 작품으로 1부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의문점들도 같이 다루고 있다.

그런고로 1부에서와 같은 격렬한 내용진행이나 전투씬은 없다;
(정말 제대로 된 전투씬은 한 장면도 없다;)

일단 조금 놀란 건 기존 임달영 작가의 작품 중 외국이 등장한 경우는 많았지만 이번 유령왕 4권에서처럼 꽤나 세세하게 당시의 풍경을 묘사한 건 드물었다는 거다.

지식이 짧아서 어느 정도 유사하게 묘사를 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읽는 동안 40년대 후반 영국의 모습을 그래도 어느 정도 충실하게 묘사해내지 않았을까 싶었다.

또, 작가의 말처럼 솔직히 말해 조금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이미 유령왕 1부를 읽은 사람이라면 이 러브스토리가 어떻게 끝날 것이라는 것을 대충 예상할 수 있는 구조였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가 기존의 전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많이 따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4권...생각보다 잔잔한 감동을 많이 안겨주었다.

솔직히 말해 처음 외전격으로 4권이 나온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 조금 불만이었던게 1부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한데 왜 외전을 내냐는 거였다.

물론 외전에서 1부에서 남았던 의문점들을 해결해준다고 하긴 했지만 그런 점들은 2부에서 녹여내고 외전은 빼면 안 될까하는 생각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말그래도 순애에 대해서 그려내고 있다고 들어서 내 취향과는 거리가 멀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유령왕 4권이 4월에 나왔음에도 불구, 쉽사리 손이 가지 않았다.

...뭐, 읽고난 뒤에는 '내가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2차 세계대전 중 마틴이라는 동료를 잃은 유령왕 토아는 마틴의 유언에 따라 그의 죽음을 알리기 위해 마틴의 연인이었던 크리스를 만나러 가게 된다. 하지만 차마 크리스에게 마틴의 전사소식을 알릴 수 없었던 토아는 결국 크리스가 맹인이라는 것을 알고 목소리로 자신이 마틴인냥 크리스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러던 것이 점차 토아는 크리스에게 빠져들게 되고 그렇게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반년을 보내게 된다.

한편, 전 인간의 왕인 레이스는 토아를 위해 소멸하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몸의 기능 대부분과 기억마저 잃은 채 맥웰이라는 인물의 집에서 같이 살게 된다.

그리고 책은 후반부 레이스가 토아를 만나기 전까지 이 두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흡입력이 있길래 계속 읽어나갔는데 점차 이 두 커플의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특히 유성우가 떨어질 때 토아가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잠깐이나마 크리스의 눈이 보이게 하는 부분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만 두 세차례 다시 읽었을 정도로.

또, 토아&크리스 같은 순둥이 커플과는 달리 맥웰&레이스의 코믹하면서도 시니컬한 커플의 모습도 꽤나 재미를 안겨줬다. 서로 말싸움을 한다던가, 맥웰이 레이스의 시중을 들어준다던가...

그리고 후에 그렇게 시니컬하던 맥웰이 레이스를 위해 바다로 여행을 가던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