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제전

(커다란 반전이 있거나 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래도 감상 내용에 여러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으니 아직 용제전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피해주세요;)
한국 판타지 1세대의 대표작품 중 하나인 가즈나이트.

가즈나이트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리콜렉션부터는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기도 했고 현재 이경영 작가가 연재하는 섀델 크로이츠도 대부분 호평일색이며 장르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기준도 많이 바뀌었고, 무엇보다도 가즈나이트가 나온지 10년 가까이 되었기 때문에 최근 가즈나이트에 대한 비판은 거의 사라졌지만 가즈나이트가 한창 인기몰이를 할 때에 가즈나이트에 대한 비판은 꽤나 거칠었다.

뭐, 이 비판에 대한 부분은 후에 가즈나이트 감상을 쓸 때에 쓰기로 하고 용제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면 작품 뒤에 실린 작가의 말처럼 팬서비스 차원의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리콜렉션 이후로 리오와 지크를 제외한 다른 가즈나이트들의 비중이 대폭 감소하게되었고 특히 바이론의 경우 리콜렉션은 그렇다치더라도 작가 스스로 아마 가즈나이트의 마지막 작품이 될 거라고 말한 BSP에서조차 출연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 작품 후반부에 바이론이 등장했을 때 너무나 반가웠다. 그의 웃음소리에 그야말로 전율;

또, 작품 초반부에는 가즈나이트의 2군이라 할 수 있는 지크, 사바신, 레디가 중점적으로 등장하는데 특히 레디 같은 경우 역대 가즈나이트 시리즈 중에서 가장 비중있게 출연했던 것 같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가즈나이트의 1군이라 할 수 있는 휀, 바이론, 슈렌 거기다가 비서인 피엘까지 출연하는데 이들의 이야기를 뭉뚱그려보여주는게 아니라 각각의 특색에 맞는 화려한 전투씬을 보여준다. 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갑주가 등장하기도 하고 신기술들도 많이 보여진다.

앞에 지크, 사바신, 레디의 경우 정말 막강한 적을 상대로 싸웠던 지라 필사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뒤에 나온 가즈나이트들의 경우 아무래도 팬서비스 차원인지라 그야말로 압도적인 전투씬을 보여준다. 스토리 차원에서 그런 것도 있고.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후반부 휀, 바이론, 슈렌, 리오, 바이칼이 각각 무슨 심장-이름이 기억 안 난다;-를 구하러 갈 때 각자 다른 차원으로 가서 그것을 구하게 되는데 이 때 등장하는 세계관들은 많이 본 것 같으면서도 새로운 세계관들에 가깝다.

이 때 차라리 역대 가즈나이트 시리즈에 나왔던 세계관들을 활용했으면 좀 더 애틋한 감정이 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클루토나 리카의 후손, 아니면 몇백년 전 가즈나이트의 전설이라던가...뭐, 이부분은 그냥 개인적으로 아쉬웠다는 거다;;

또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용제전에는 정말이지 많은 인물이 등장하며 나올 거라 예상하지 못했던 쥬빌란까지 등장하지만 세이아나 아란, 프레데릭, 다르칸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 않은 부분은 아쉬웠다. 뭐 스토리상 등장할 만한 건덕지가 없기는 했지만 그냥 지나가듯이라도 나왔다면 좋았을 텐데...뭐 이 부분도 그냥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

그렇지만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가즈나이트 시리즈를 읽어왔던 팬들에게 던지는 떡밥들이 꽤나 등장한다.

우선 가즈 나이트와 이노센트에 등장하며 휀의 아내가 되었던 크리스의 무덤.

뭐...영원히 사는 휀과 어느정도 수명의 한계가 있는 크리스이기에 언젠가 크리스가 죽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ㅠ.ㅠ

그리고 바이론의 부하 정도로 등장했던 녀석(?)의 정체가 가즈나이트에 등장했던 새벽의 여신 이오스라는 것도...바이론은 가즈나이트 때부터 느끼는 거지만 정말 은근히 사람 찡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리고 이노센트에서 디아블로가 지크에게 남겼던 문장. 이노센트에서는 언젠가 다시 붙어보자라는 의미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용제전에서는 뭔가 지크와 디아블로의 1대1 통신망(?)이 되었다; 지크가 다른 능력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아, 그리고 위에서 계속 팬서비스 차원이라고 이야기는 했지만...실제로 읽다보면 용제전은 제목대로 바이칼을 중점적으로 다룬 중심스토리가 존재한다. 다만 위에 언급한 부분들은 스토리를 전개하면서 잠깐씩 등장하는 부분들이다.

가즈나이트가 전원 등장하는 건 스토리상 꼭 필요한 부분이었지만;

어쨌거나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우선 시간 순서대로라면 용제전의 전반부는 가즈나이트 이전, 그리고 중반부 이후로는 가즈나이트 이후인 건 확실하며 지크에게 디아블로의 문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노센트 이후인 건 확실하게 보인다.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후반부 바이칼이 정신적으로 성장한 부분을 볼 때 BSP이후로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리오의 경우...전반부의 바이론 뺨치는 성격은 원래 그랬으니까 이해하지만 후반부에 사탕발림+바이론 뺨치는 성격이 결합된 모습은...아무래도 이노센트 이후 리콜렉션과 BSP에서 사나운 모습만 보여주다보니 그 여파로 용제전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 같다;

또, 리오의 유일한 수제자이며 바이칼의 부하이자 용제전에서 최초로 등장하는 캐릭터 쑤밍의 경우 개인적으로 괜찮은 캐릭터인 것 같다. 다만 중반부 이후 비중이 대폭 감소된 건 좀 안습ㅠ.ㅠ

역대 가즈나이트 시리즈에서는 촌데레(?)정도로 묘사되던 바이칼이 이번 작품의 초반부에는 정말 찌질하게 묘사되는데...앞에서 동료들이 다 쓰러져나가는데도 자기는 결국 도망...;

처음 용제전이라는 제목을 보고 바이칼이 중점적으로 등장하리란 건 알고 있었고 초반 어린 바이칼의 모습이 나오길래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리려나라고까지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바이칼을 찌질화 시킨 뒤 그의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나갈 줄은 몰랐다.

결국 작품의 클라이막스에서 리오와 검을 겨누게 되고 다시 서룡족 제왕의 자리를 되찾게 되지만 그 부분은 꽤나 씁쓸한 모습으로 그려지만 결국 엔딩에서까지 리오와 만나지는 못하게 되지만 작품의 첫부분과는 달리 정신적으로 무척이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용제전이 단순 팬서비스 차원의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즈나이트를 읽었을 때부터 바이칼의 저런 성격을 보며 제왕으로써 저래도 되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뭐 저런 캐릭터도 나쁘지는 않겠지 정도로 생각해왔었기에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실제 저런 성격의 제왕이라면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용제전은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내었다.

이런 이야기 전개와 후반부 바이칼의 정신적인 성장을 매우 인상적으로 봤기 때문일까. 사실 가즈나이트 시리즈를 읽으면서 첫작품 '가즈 나이트'를 제외하고는 그 후속작들의 엔딩이 다소 허무하다고 생각했는데 용제전만큼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또, BSP를 다 보고 남았던 아쉬움은 더 이상 가즈나이트가 나오지 않는다라는 아쉬움보다는 가즈나이트의 마지막 작품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었다. BSP만의 완결이라면 수긍이 가는 엔딩이었으나 10년 가까이 이어져온 '가즈나이트 시리즈'의 완결로써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용제전을 읽고나서는 이 정도면 가즈나이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으로써 어느 정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가즈나이트 시리즈를 총망라하며 관련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뭐 어디까지나 잠정적인 완결이며 다시 재개될 수도 있는 시리즈지만 일단 용제전을 마지막 작품으로 본다면;;

비록 개인적인 취향 상 2%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역대 시리즈를 읽어온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요소들도 여러군데 깔려있었고 무엇보다도 이노센트 이후 오래간만에 가즈나이트 전원이 높은 비중을 가지고 출연했다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항상 뭔가 허무하던 엔딩도 꽤나 여운이 남았고.

어쨌거나...2007년 말에 용제전을 출간하며 가즈나이트 시리즈의 작가 이경영은 가즈나이트 시리즈의 잠정적인 완결을 선언했다.

비록 시리즈가 다시 재개될 수도 있겠지만...근 10년간 정말 유쾌하고 재미있는 시리즈를, 정말로 기억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을 보여준 이경영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10년간 정말 즐거웠고 정말 좋은 추억을 하나 가지게 되었다고.

  • 카이 2010.03.21 15:20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미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이경영님께서 가즈닷컴에 소설 새로 연재중이세요.
    GK - R 라는 제목으로 등장.
    오랜만에 보니 울컥하는 기분도 좀 들고...

    • 성외래객 2010.05.08 14:11 신고 수정/삭제

      오늘에서야 이 기쁜 소식을 알았습니다. 대충 훝어보니 용제전의 뒷이야기 같더군요. 전역할 때 쯤이면 책으로 나와있겠죠. 어서 빨리 가즈나이트의 뒷이야기 읽어보고 싶습니다ㅠ.ㅠ

  • ㅎㅎㅎ 2011.11.27 11:58 ADDR 수정/삭제 답글

    용제전은 군대 있을때 본건데 좀 충격이었죠. 특히 바이칼 망가지는 모습은(...) 그래도 그동안 리오에게 마냥 의지만 하던 어린애같은 모습에서 탈피해 성장하는건 좋았습니다. 뭔가 다큰 딸(?)을 보는듯한 착잡한 심정이 들긴했지만요.

    혹시 보고계실런지 모르겠지만 현재 가즈나이트R이 9권까지 나와있는 상태입니다. 비록 우려먹기라곤 하지만 작가가 나름 새로운 면을 시도한 점이 꽤 볼만하네요.ㅎㅎ

    • 성외래객 2011.11.27 19:44 신고 수정/삭제

      저 역시 처음부터 바이칼이 대차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며 뭔가 안타깝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냥 어렸던 바이칼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점에서 좋게 마무리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 가즈나이트R은 현재 나와있는 9권까지 다 구입해놓긴 했는데 요즘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아서 보질 못하고 있습니다; 10권이 곧 나온다고 하니, 12월 쯤에 한번에 몰아서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