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하

용산하 1
4점

용산하는 명나라 시대를 배경인 장르문학으로 무협으로 분류되어있기는 하지만 초반부와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무협물로서의 느낌보다는 명나라를 배경으로 한 영웅물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책이다.

용산하는 꽤나 전형적인 스토리를 보여준다. 뛰어난 장수였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용산하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명나라의 장수가 되고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 전쟁에서 큰 공을 세워 앞으로 명나라를 이끌 차기주자로 주목받게 되지만 역모를 꾀하는 세력의 음모에 빠져 그 세력과 대결하게 된다는게 주 스토리다.

전형적인 스토리만큼이나 인물들도 정말 전형적이다. 나 영웅이야라고 외치기라도 하듯이 무공이면 무공, 인간성이면 인간성, 지휘능력이면 지휘능력,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용산하를 비롯 모든 캐릭터들은 모두 어디선간 한 번쯤은 본 것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안타까운 건 거기서 그친다는 점이다. 읽고 나서 딱히 기억에 남을 만큼 강한 개성을 보여준 인물은 없었다.

전형적인 스토리, 전형적인 캐릭터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용산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야기의 중심축이 없다는 거다.

총5권으로 구성된 용산하의 1권은 용산하의 성장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용산하가 성장함에 따라 달단과의 전쟁에 초점이 맞춰진다. 여기서 용산하의 아버지는 평생의 적수였던 달단의 장수와 격전 끝에 장렬하게 전사하는데 문제는 여기서 달단의 장수도 같이 죽어버린다는 거다.

아직까지 이야기의 초반부이기에 아버지와의 전투를 치른 달단 장수가 용산하의 라이벌이 되겠구나,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달단과의 전쟁이 이야기의 핵심이구나 했는데 그 장수가 갑자기 죽어버린 것이다;;

뭔가 생각해놓은 스토리가 있겠지 했는데 역시나 2권에서 죽은 달단 장수의 동생이 급부상하기 시작한다. 형의 복수를 하고 싶은데 그 원수는 형과 싸우다 이미 죽어버렸으니 난 그 아들을 죽이겠다라며 복수심을 불태우는 부분이 조금 아니 상당히억지스럽긴 하지만 거기까진 그렇다 치자. 

점차 비중을 키워가며 라이벌로서의 포스를 키워가던 이 동생장수는 용산하의 진영을 기습공격하여 처음으로 용산하와 마주치게 된다.

아, 드디어 두 라이벌의 운명적인 첫 대결인가!!!

그리고 2페이지만에 그 장수는 용산하에게 죽는다(...)


이게 도대체 뭔 전개지? 너무 전형적이라 스토리가 예측가능하다 생각했는데 이건 도무지 예측이 안 되잖아?!!!

이후 이번엔 동생장수의 부하에게 이야기의 무게가 실린다. 명의 황제가 친히 전장에 오게 되고 이제 그 부하놈이 뭔가 하겠구나 싶었는데 이 놈 역시 별 활약 없이 용산하에게 죽는다(...)

그러자 이번에는 달단의 보스께서 친히 복수를 선포하며 명나라와 직접 부딪히게 된다. 오오, 드디어 '나 뭔가 좀 있다'라고 주장하던 달단의 왕이 실력발휘를 하는 건가!

그래,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10페이지 안팎의 일기토, 용산하 승리, 달단 패배.


불쌍하게도 전쟁에서 어떻게 발리는지 묘사도 안 된다. 그냥 달단이 졌고 용산하가 영웅되었다고만 나온다. 이후 달단은 지나가는 말로만 언급되는 그야말로 아웃 오브 안중이 되어버린다. 달단의 왕? 에이, 단달이 언급되는 것만 해도 어디냐.

용산하 평생의 적인 것처럼 묘사되던 달단이 저리되었으면 앞으로 이야기는 어덯게 되는 거지? 그냥 여기서 끝?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달단과의 에피소드가 마무리된 후 전개되는 에피소드는 바로 역모사건이다. 3권까지 전혀 언급도 되지 않았던 인물들이 갑자기 급부상하기 시작하며 3권쯤에서 등장한 한왕이 역모의 보스로 등장하는 건 그냥 넘어가자(...)

그래도 4권을 볼만했다. 초반 이야기의 아무런 영향도 안 끼치는 왠 색마 잡는 이야기가 나온 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뭐야 서비스 컷인가?이후 펼쳐지는 전개는 기존 전개에서 기대하기 힘들었던 스토리를 보여준다.

그야말로 몰살의 용산하!

역모를 꿈꾸는 세력에 의해 누명을 쓴 용산하와 그의 부하들. 결국 4권 후반부 펼쳐진 격전에서 대부분의 부하들이 죽고 용산하는 죄수부대로 끌려가 노역을 하게 된다. 

다만 좀 걱정이 되었던 건 과연 한 권만에 복수를 제대로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이었다. 한 권 안에 마무리 짓기에는 풀어야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죄수부대에서 탈출하여 복수를 시작한 건 좋았으나 지금까지 묵직한 전쟁물을 추구하던 용산하는 이 때부터 무협으로 장르를 빙의한다.괜찮아, 표지에는 무협이라 써 있었잖아 

아버지가 물려줬더 무공은 사실 무림의 10대 무공 중에서도 가증 으뜸가는 무공이며 언급조차 없었던 무림의 은거기인들이 등장해 용산하를 돕는다. 1권에 얼굴만 비췄던 두 친구는 갑자기 용산하와 뜨거운 우정이라도 나눈 양 용산하에게 무한지원을 해준다.

그 중 한 명은 용산하에게 패하고 앙금이 남았던 놈인지라 처음에 이 놈이 라이벌이겠구나 싶었는데 1권에 나오고 등장을 안해서 까먹고 있었다(...)

안 그래도 나름 강한 무력의 소유자였던 용산하는 그야말로 킹왕짱이 되고 이 때부터 그야말로 달리기 시작한다. 계략, 음모, 술수 이런 거 필요없다.
그냥 달린다. 

1권에 등장하다 4권쯤에 재등장한 북리수, 처음부터 히로인의 포스를 풍겼으나 2권에서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그저그런 섹시다이너마이트 누님 정도로 나오던 매교연의 비중이 점차 커지더니 3권에서의 음양합일을 거쳐 어느새 진히로인의 자리를 꿰차버렸다. 그래서 나중에 북리수를 어찌하려고 그러나 싶었는데 해답은 간단했다. 4권에서 매교연도 같이 죽였다.

그래도 나름 히로인에 근접했던 여자인데 애도의 장면도 없다

그리고 등장비중이 매교연의 5분의 1도 안 되는 북리수는 여주인공의 권한을 이용해 손쇱게 진히로인 자리를 꿰찬다. 진정한 남자로 모든 이의 흠모를 받던 용산하는 5권 시작과 동시에 매교연과의 추억 따위 쿨하게 잊는다. 옛 연인에 대한 그리움? 그런 거 없다. 그저 소천이 한번 언급하며 회상해줄 뿐, 전 여자친구에 대한 대접이 그야말로 개차반이다

음모에 참가했던 자들은 그 이름 높은 명의 장군들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킹왕짱인 용산하 일행에게 기습을 당해 한 명씩 끌려나와 누구나 예외 없이 분근착골로 기밀을 술술 누설한다. 그래도 한 제국을 먹어보겠다고 덤비던 놈들이 어찌 그리 쉽게 기밀을 술술 부냐고? 이젠 나도 모르겠다. 그냥 분근착골이 많이 아픈가 보다(...)

어쨌거나 복수를 위한 과정을 속속들이 밟아가고 있는데 용산하에게 절대 충성을 바치던 부하들이 뜬금없이 용산하면 놓고 자기들끼리 쳐들어간다. 이유? 위에서 이제 나도 모르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시작되는 챕터의 제목, 최후의 결전(...)

그래도 어떻게 간신히 살아돌아간다. 그리고 갑자기 황태손에게 용산하게 누명을 썼다고 무려 3명이나 와서 알려준다. 똑같은 이야기를 3번이나 듣는 황태손도 참 지겨웠겠다.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 역모를 꿈꾸던 자들의 음모는 2주만에 쫑난다. 이 역모의 보스 한왕은 2쪽 만에 용산하에게 캐발린다.이거슨 주인공 보정!

그리고 대망의 엔딩. 북리수가 원샷원킬로 아이를 가졌단다.

하하하 이녀석 하하하

그야말로 용산하 5권은 폭풍전개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권이다. 읽다가도 지금 내가 제대로 읽는게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그야말로 막힘 없는 전개. 진정한 사나이를 보여주고 싶었다면 작가의 의도는 성공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처음에는 대여점 쪽 장르문학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묵직함이 엿보여서 이야기 전개가 꽤나 빈약하긴 했어도 나름 볼만하다면서 봤고 4권은 기존 전개답지 않은 과감한 몰살로 약간 호감도 갔으나 5권에서 이 모든 것이 페이크임이 증명되었다;

p.s 용산하는 검열삭제 씬이 자주 등장하는 편인데 처음에는 살짝 묘사만하고 넘아던데 점차 과감해진다.한 10권 넘게 나왔으면 야설 하나 나왔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