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2011) - 화합에서 오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

2008년 출간되어 70만부 이상 판매되며 성공을 거둔 완득이는 2011년 영화로 제작되었다. 개봉 당시 완득이는 주목을 받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원작과 마찬가지로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완득이 역을 맡았던 유아인은 배우 유망주로써 주목받게 된다.

 

원작의 주요 이야기는 크게 세 가지로 완득이가 킥복싱을 배우는 과정, 윤하와 연애를 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어머니와의 화해 과정인데, 영화는 적어도 전반부까지는 원작의 이야기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러닝타임이 존재하는 영화의 특성상 한 권의 장편소설을 그대로 영상화하기는 힘든 법이다. 이는 완득이 역시 마찬가지라 마지막까지 전반적인 스토리의 구조는 똑같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원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가장 두드러지게 달라진 부분은 역시나 어머니와의 화해 과정이 원작에 비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원작에서도 어머니가 외국인 노동자라는 사실은 꽤나 독특한 설정이기도 했고, 세 가지 이야기 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였지만, 영화에서는 어머니와의 화해를 넘어서, 모든 이들과의 화합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이는 영화의 가장 마지막 장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소설에서도 마지막에 주요인물들이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영화에서는 한 끼 식사를 같이 한다는 느낌보다는 모든 인물들이 화합하여 한바탕 재미나게 놀았다는 느낌을 준다.

 

이로 인해 소설에서는 아버지가 춤교실을 열고, 완득이가 킥복싱 대회에 나가는 모습까지 그려지면서 이야기가 끝이 나지만, 영화에서는 춤교실이 등장인물 모두가 참여하는 다문화 교실로 바뀌고, 완득이가 킥복싱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나타난다. 같은 이유로 윤하와 연애를 하는 과정 역시 후반부에 별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고, 덕분에 윤하의 비중은 소설에 비해 줄어들었다.

 

결국 소설이 청소년기의 여러가지 사건들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 완득이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영화는 어머니, 나아가 모든 이들과의 화합을 통해 행복하게 된 완득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이러한 부분들을 통해 소설보다 감성적인 부분을 어필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변화로 인해 이야기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앞서 계속 언급한대로 영화의 결말은 모든 이의 화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완득이가 킥복싱을 배우고, 윤하와 연애를 하는 이야기가 결말에 가서는 전부 사족이 되어버렸다.  

 

실제로 윤하는 담임 동주와 완득이를 제외하고는 다른 인물과의 접점도 없었고, 마지막 식사에 참여하지도 않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다문화 교실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다소 석연치 않은 느낌을 준다.

 

킥복싱도 마찬가지로, 원작 소설에서의 킥복싱은 완득이에게 미래의 꿈을 안겨다 준 소중한 경험이지만, 영화에서는 킥복싱을 열심히 하는 모습은 등장하지만 도대체 왜 완득이가 킥복싱에 집중하는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또한 이야기의 중심이 모든 이의 화합으로 옮겨갔기에, 결과적으로는 킥복싱을 배우는 과정이 왜 들어간 거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한다.

영화에서 또 하나 달라진 점은 바로 동주라는 인물의 변화다. 원작에서도 동주는 비중이 많은 편이었고, 다른 소설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개성을 보여준 캐릭터였지만, 영화에서 동주의 비중은 한층 더 강화되었다.

 

앞서 킥복싱의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했는데, 사실 원작에서 킥복싱을 가르친 관장은 완득이가 진심으로 탄복한 스승이었다. 따라서 원작에서는 인생의 스승 역할을 동주와 관장이 나눠서 하게 되는데, 영화에서는 관장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인생의 스승 역할을 동주 혼자서 떠맡게 되었다.

 

또한, 원작에서는 동주가 외국인 노동자를 괴롭히는 악질 아버지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동주가 진정으로 선한 인물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아예 삭제되면서 동주는 진정으로 선한 인물로 탈바꿈 했다. 더군다나 원작에는 없던 연애노선까지 생기면서 인간적인 면모도 더욱 부각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영화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사실 원작에서도 동주는 개성만점의 인물이었지만, 몇몇 부분들 때문에 다소 모호한 느낌을 안겨주기도 했다. 반면에, 영화는 이런 부분들을 깨끗하게 지우고, 오로지 거칠지만 실제로는 선한 인물이라는 점만 부각시켰는데, 단순하지만 명쾌했기에 원작에 비해 감정이입하기가 좋았던 것 같다. 물론 단순하다고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이도저도 아닌 부분을 만들어 독자에게 혼란을 안겨주는 것보다는, 확실하게 한 부분만 잡아내는 게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후반부가 원작에 비해서 미흡해서 그렇지 나름대로 잘 만들어진 가족 영화였다. 동주라는 인물의 변화는 오히려 원작보다 좋았고. 그러나 500만이나 동원한 영화치고는 다소 심심한 느낌을 안겨주었던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