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2007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완득이는 출간 이후 현재까지 70만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다. 2011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영화 역시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청소년문학을 표방하고 나온 작품 중에 이 정도의 성과를 올린 건, 드문 경우인지라 관련 분야에서는 완득이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많이 오가기도 했고, 출간 당시 청소년 문학 붐을 일으킨 원인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일단 완득이는 확실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이야기 자체는 몇몇 소재의 차이가 있을 뿐, 전형적인 청소년의 성장기인데 몇 가지 요소들이 완득이만의 맛을 나게 해준다.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동주라는 인물이다.

 

분명 이야기의 주인공은 완득이지만 이 책의 재미와 내용전개의 핵심인물은 역시나 동주다. 동주는 완득의 담임선생으로 초반만 하더라도 껄렁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선생이기도 하다. 이 책의 시작이 완득이가 교회에 가서 동주 좀 죽여달라고 비는 장면으로 시작될 정도로 극초반 동주의 모습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껄렁한 모습 뒤에 숨겨진 완득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고 각종 사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실제로 완득이 어머니를 만나게 되는 것도, 정윤하와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 것도 동주가 없었다면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마지막에 완득의 아버지가 자립하는 데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것도 동주다.

 

물론 동주라는 인물이 무조건적으로 완득이를 도와주기 때문에 조금 비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성장소설로서는 다소 아쉬운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동주가 완득이의 재미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동주라는 인물의 인상이 강렬하긴 하지만, 주인공 완득이 역시 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 도완득은 적당히 껄렁하고 적당히 착한, 공부는 못하지만 싸움도 어느 정도 하는 어디선가 볼법한 주인공이다. 정말 완득이라는 인물 자체는 꽤나 전형적인 캐릭터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차이가 기존의 인물들과는 차별화를 불러왔는데 그건 바로 이 이야기가 1인칭 주인공 시점이라는 것이다.

 

완득이는 물론 타인을 평가할 때, 솔직하게 좋다고 말하는 걸 부끄러워하는 편이긴 하지만, 대체로 자신의 속마음을 여과없이 그대로 드러낸다. 이 때 완득이는 어떠한 미사여구를 쓰기보다는 고등학생이 할 법한 용어로 내용을 이끌어나간다. 자칫 잘못했으면 이 부분으로 인해 이야기가 지나치게 가볍게 흘러갈 수도 있었지만, 완득이가 처한 불우한 현실이 너무 가볍게 흘러가는 분위기를 한 번씩 환기시켜주고 있다.

 

그렇기에 완득이는 전반적인 분위기는 가볍지만, 내용 자체는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다문화가정이란 소재 역시, 가볍지만 진중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일조했다.

 

이 부분은 앞서 말한 완득이의 불우한 가정환경과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완득이는 장애인 아버지와 외국인 노동자 어머니를 두고 있다. 이야기 초반부만 하더라도 완득이는 어머니의 존재를 알지 못하지만, 동주의 도움으로 어머니의 존재를 알게 되고 결국에는 어머니와의 관계를 회복하게 된다.

 

너무 겉만 다룬게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소설 중에서 다문화가정을 직접적으로 다룬 적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완득이의 소재선택은 참신하다 할 만하다.

 

그리고 어머니와의 관계회복을 다룬 부분은 완득이에서 가장 중요한 서사인데, 완득이를 형성하는 다른 서사가 완득이가 킥복싱을 배우는 과정, 정윤하와의 연애라는 걸 고려하면 이 소재로 인해 완득이가 확실하게 다른 소설들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다는게 잘 드러난다.

 

그렇다고 완득이가 킥복싱을 배우거나 연애를 하는 장면이 재미가 없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이 장면 역시 다소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긴 해도, 완득이의 순진하고 열정적인 면모를 잘 살리면서 이야기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다만 역시나 완득이에서 가장 중요하고 주목도 많이 받은 서사는 어머니와의 관계회복이라는 점이다.

 

완득이는 앞서 언급한대로 아쉬운 부분들도 어느 정도 존재하는 소설이다. 그러나 무겁게 흐를 수도 있는 이야기를 가볍게 터치하고, 평소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환기시켜주었으며, 무엇보다도 재미라는 요소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잘 짜여진 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