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즈:그레이트 앤드 파워풀(2013) - 캐릭터와 CG로 지탱하기에는 너무 무난했던 스토리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은 스파이더맨3 이후 오랜만에 샘 레이미가 감독을 맡은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일종의 프리퀄 격인 작품이다.

 

  오즈는 원작의 동화적인 세계관을 구현하는데 많은 공을 기울였다. 여기에 샘 레이미 특유의 연출력이 더해져 영화 속 오즈의 세계관은 아름다우면서도 아기자기하게 묘사되었다. 1939년작 오즈의 마법사의 연출을 따온, 도입부의 흑백에서 칼라로 넘어가는 부분이라던가, 비누방울을 타고 오즈의 세계관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스펙타클한 느낌은 적었지만, 관객들에게 정말 아름답다라는 느낌을 안겨주기에는 충분했다.

  주요 캐릭터들 역시 동화적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었다. 전형적인 닳고닳은 캐릭터로 묘사된 오즈를 제외한 영화의 인물들은 대체로 동화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볼법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철저하게 CG로만 구현된 캐릭터인 날개달린 원숭이 핀리, 그리고 도자기 공주의 모습에서 잘 나타난다. 지금까지 헐리우드 영화에서 오로지 CG로만 구현된 캐릭터는 많았지만, 이 두 캐릭터처럼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의 느낌을 안겨주는 캐릭터는 많지 않았다. 특히 핀리가 울상을 지을 때, 핀리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의 모습은 슈렉2의 장화신은 고양이를 연상케 할 정도로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캐릭터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겼다.

 

  그러나 너무나 동화적인 세계관을 연출하는데 힘을 쏟은 탓일까?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인상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주었던 샘 레이미었지만, 오즈의 스토리텔링은 그리 좋다고 보기 힘들었다.

  사실 오즈는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개연성을 중시하기보다는 얼렁뚱땅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중반부까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건, 앞서 언급한 CG로 구현된 아름다운 세계와 동화적인 느낌을 안겨주는 캐릭터들 때문이었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 마녀들과의 대결이 본격화되면서 오즈를 제외한 캐릭터들의 비중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또한, 어찌되었든 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마녀들과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초반부터 유지해오던 동화적인 분위기 역시 와해되었다. 물론 오즈가 자신이 마술사였다는 특성을 적극 활용하여 마녀들과 대결한다는 구도는 나름대로 흥미로운 부분이었지만, 애초에 스토리가 탄탄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스토리의 무난함을 보완해주던 캐릭터성과 CG로 구현된 세계관의 비중이 급격히 낮아진 후반부의 전개는 다소 지루한 감이 있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오즈의 캐릭터들과 CG로 구현된 세계관은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무난하고 다소 유치한 감이 있던 스토리는 결국 아킬레스건이 되어 영화 후반부의 완성도를 무너뜨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