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탄시아2


에스탄시아2는 에스탄시아, 블러드 오션으로 이름을 알린 팀 풍경의 세번째 SF작품으로 첫 연재 당시 에스탄시아의 공식 후속작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무려 주 5일 연재(!!!)라는 이유로도 화재를 모은 작품이다.

덕분에 회당 연재 분량은 좀 짧아졌지만 그래도 주 5일 연재라니 이게 어딘가.

그리고 주5일 연재인만큼 연재분량도 역대 어떤 웹툰과 비교해보아도 많은 편이다.

전작과 차이가 있다면 에스탄시아가 에스탄시아로 가는 열차에서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사키아에서 있었던 일은 과거에 있었던 사건 정도로 언급된 데에 비해 에스탄시아2는 1,2부로 나뉘어 1부는 사키아에서의 일을, 2부는 열차에서의 일을 다루고 있다.

사실 도입부는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실망이었다. 특수대가 조직되는 장면까지는 흥미로웠지만 이후 특수대가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리는 장면은 그다지 끌리지가 않았다.

아무래도 이 부분은 초반부가 다소 늘어지는 경향을 보여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다 읽은 직후, 생각해보면 좀 더 타이트하게 진행했으면 좋았겠다 싶은 부분이 많다. 아무래도 잔가지가 너무 많았다.

1부 후반부 케이가 누명을 쓰면서부터는 이야기에 흥미가 붙기 시작했지만 케이가 법정에서 저지른 사고는 아무래도 개연성이 많이 떨어졌다.

케이가 특별히 청장과 돈독한 사이이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멘테라를 저격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수로 보인다. 이 작품을 다 읽고나서도 계속해서 물음표로 존재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그 전까지의 케이는 좀처럼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사건을 수사하는 인물이었는데 이 부분에서의 케이는 이전까지의 케이와는 너무 달랐다.

그 밖에도 1부 초반부는 전반적으로 어수선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캐릭터들도 좀처럼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느낌이었고 이야기도 방향을 잡지 못하는 느낌이었달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에스탄시아2의 본격적인 재미는 작중에서 가장 개연성이 떨어지는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이후 경찰의 신분을 집어던진 케이가 멘테라에게 복수하기 위한 과정과 에스탄시아로 넘어가기 전까지의 이야기가 숨가쁘게 펼쳐지고 이야기는 드디어 2부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펼쳐지는 검문소에서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흥미진진. 새롭게 등장한 정체불명의 인물들과 전작을 생각나게 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검문소의 시스템 등등.

특히나 이 부분에서 인상깊었던 건 방황하는 케이의 모습이다.

에스탄시아1에서 케이의 모습은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다. 진실을 꿰뚫어보는 눈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

그리고 그건 케이를 모델로 한 블러드 오션의 샤일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야기가 어느 정도 흐르면서 캐릭터가 다소 능글맞아지긴 하지만(...) 블러드 오션의 마지막까지 샤일로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인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에스탄시아2에서의 케이는 다르다. 대장이라는 것에 강한 부담감을 느끼며, 동료를 지키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며 방황하고 슬퍼한다. 그래서 1에서는 거의 일방적으로 케이의 도움을 받았던 조가 이번에는 케이의 정신적인 방황을 지적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렇기에 에스탄시아2에서의 케이는 기존의 케이들과는 다른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2부 후반부에 밝혀지는 진실과 예상치 못했던 반전은 과연 풍경팀이라는 소리가 나오게 한다.

물론 다 읽은 지금에와서 생각해보면 2부 역시 여러가지 단점이 보인다. 1부에서부터 중요한 역할을 할 걸로 생각되던 랑스는 굳이 이 캐릭터를 만들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의 비중이 되어버렸고, 1부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멘테라 역시 비중이 대폭 축소되었고 마무리 역시 엉성하게 되어버렸다. 이러한 부분들은 아무래도 좋은 점수를 주기가 힘들다.  

그리고 이러한 단점들을 볼 때 아무래도 전작에 비해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하지만 에스탄시아2 자체만 보자면 이런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볼만한 수작으로 생각된다.

앞서 언급했듯 전작과는 다른 방향으로의 진실과 사건의 배후에 대한 반전은 지금 생각해봐도 괜찮은 전개였으며 케이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전작에 비하자면 확실히 아쉬운 후속작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풍경팀의 에스탄시아 시리즈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