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Q(2013) - 불안한 본연으로의 귀환

 

  구작과는 다른 파격적인 전개를 성공적으로 풀어낸 에반게리온:파로 인해 에반게리온:Q에 대한 관심은 개봉 전부터 뜨거웠다. 많은 이들은 에반게리온:Q가 전작처럼 파격적이면서도 시원시원한 전개를 보여주리라 기대했다. 더군다나 충격적인 파의 결말로 인해 Q에서는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전개가 펼쳐질 수밖에 없었기에 Q에 거는 기대는 높아만 갔다.

 

  그러나 막상 개봉한 에반게리온:Q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는 에반게리온:Q가 팬들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전개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파격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에반게리온:Q는 파 이상의 충격적인 전개를 보여주었다. 다만 파가 파격적이면서도 시종일관 흥미로운 전개를 보여주었다면 Q는 파격적이긴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혼란스러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에반게리온:Q가 얼마나 혼란스러웠던지, 난해함의 대명사로 꼽히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의 재림이라는 평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와 에반게리온:Q는 경우가 좀 다른데,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 문자 그대로 난해하고 추상적인 전개를 보여주었다면, 에반게리온:Q는 난해하다기보다는 앞서 언급한대로 '혼란'에 가까운 전개를 보여주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파와 Q 사이에는 어지간한 애니메이션의 1쿨 분량은 뽑을 정도로 수많은 사건이 있었지만, 에반게리온:Q는 이러한 부분을 거의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다. 덕분에 팬들은 너무나도 달라진 작중 세계관의 모습을 보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에반게리온:Q가 시종일관 혼란스러운 전개를 보여준 건, 이야기가 철저하게 신지의 시각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반게리온:Q는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신지가 개입되어 있다. 결국 신지가 모르는 건, 관객들도 모르는 셈인데, 작중에서 신지가 아는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다. 어찌 생각하면, 이는 신지의 심정을 제대로 느껴보라는 제작진의 의도같기는 한데, 덕분에 관객은 신지가 느끼는 절망, 분노 등은 제대로 느낄 수 있었지만, 이야기 내내 신지와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에반게리온:Q의 철저하게 의도적인 불친절한 전개는 이제는 전매특허가 된 액션과 연출에서 파에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엇갈리는 평을 받게 했다. 어찌보면 에반게리온:Q가 보여준 불친절함은 구작의 분위기로 돌아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평이 엇갈리긴 하지만 그럼에도 대체로 '재미는 있었다'라는 평을 받은만큼 이러한 선택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는 그동안 뿌려놓았던 복선을 회수해야하는 시점에서, 불친절한 전개로 이야기의 떡밥만 더 키워놓았기에 과연 마지막 남은 한 편을 통해 모든 이야기를 마무리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본연의 분위기로 회귀한 에반게리온:Q의 불친절한 전개는 그렇기에 조금 불안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