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012) - 4년의 사전작업 끝에 등장한 마블코믹스의 집대성

 

  어벤져스는 영화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사전 작업이 진행된 작품이다. 보통 사전 작업이라고 하면 시나리오를 몇십번씩 듣어고치는 상상을 하기 쉽지만 어벤져스는 이 영화 한편을 위해 무려 5편의 영화를 실제로 만들었다(...)

 

  2008년 아이언맨을 필두로 마블 코믹스는 어벤져스를 위해 인크레더블 헐크, 아이언맨2, 토르,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져를 순차적으로 제작해왔다. 특히 아이언맨2부터는 어벤져스의 예고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 영화에 대한 떡밥을 곳곳에 깔아놓았는데 아이언맨이 나온지 4년 후인 2012년 마침내 어벤져스가 개봉되었다.

 

  아마 평소에 히어로물에 관심이 많던 사람이라면 '이건 꼭 봐야해'라는 심정으로 개봉과 동시에 극장을 찾았을 것이고, 딱히 히어로물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기존의 5편의 영화를 통해 이 영화를 간접적으로 알고 있었기에 볼만한 블록버스터 영화가 나왔다며 극장을 찾았을 것이다. 그 덕분인지 어벤져스는 개봉과 동시에 세계 각국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4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개인적으로는 딱 중간자 입장이었던 것 같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나 배트맨 시리즈 등을 통해 히어로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앞서 나온 5편의 영화 중 한편도 본 건 없었기에;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느낀 건 정말 잘 만든 히어로 영화라는 느낌이었다. 다크 나이트가 크게 흥행하면서 다양한 색깔을 가진 히어로물이 등장했지만, 역시나 히어로물의 가장 묘미는 슈퍼 영웅이 깽판치는 걸 즐겨보는 거다. 그리고 어벤져스는 이 점을 무척이나 잘 잡아냈다.

 

  초반부의 액션은 다소 심심하다는 느낌을 준 게 사실이었지만, 로키의 부하들이 급습하는 장면부터는 제대로 만든 액션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특히 후반부 시가전은 영화 후반부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작년에 개봉한 트랜스포머3를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의 후반부는 도시 한 가운데에서의 시가전인데 트랜스포머3가 화려하긴 했지만 편집 상 다소 심심한 액션을 보여주었다면, 어벤져스는 화려하면서 편집도 매끄러운 액션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는 트랜스포머3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어벤져스에서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던 캐릭터의 비중을 배분하는 문제 역시 비교적 문제 없이 넘어갔다. 마블코믹스의 히어로가 6명에 조연, 악역까지 합치면 꽤나 많은 인물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딱히 비중이 없어보이는 인물이 없었다. 후반부에 가면 액션씬의 비중이 아이언맨이나 헐크에게 몰리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 부분 역시 캐릭터의 비중 문제로 비판받았던 트랜스포머3와 비교되는 부분이다.본격 트랜스포머3까는 영화

 

  또 하나 많은 이들의 우려를 산 부분은 전작과의 연계성 문제였다. 어벤져스의 스토리구조는 아이언맨 시리즈,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퍼스트 어벤져라는 4줄기의 이야기가 한 지점에서 만나는 형식이었고, 그로 인해 전작을 보지 않은 이들이 영화를 보면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었다.

 

  물론, 전작을 보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곳곳에 있긴 했다. 그러나 영화 전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대체로 전작의 사건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언급을 해주는 편이라 영화를 보는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5편이나 되는 영화의 설정을 한 영화에 이렇게 때려박을 수 있다는 데에 새삼 감탄했다.

  정말 재밌게 보긴 했는데, 한 가지 살짝 아쉬운 점을 뽑자면 악역 로키다. 로키는 첫 등장 때만 하더라도 꽤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영화 중반부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철저하게 망가지기 시작한다. 거의 모든 주인공들과의 대결에서 패배했으며, 마지막에 헐크에게 신나게 털리는 장면은 눈물 없이 보기 힘든 명장면(...) 다만 이 부분은 어벤져스의 첫번째 영화인지라 주연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어쩔 없지 않았을까도 싶다. 그리고 이 부분은 영화가 끝나고 2편에서는 좀 더 강력한 적이 나올거라는 언급이 있었기에 2편이 나오면 해결될 문제같기도 하고.

 

  제작 당시부터 많은 이들에게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주었던 어벤져스는 시리즈의 첫 스타트를 잘 끊은 것 같다. 앞서도 여러 번 언급했지만 영화의 특성상 작년에 나온 트랜스포머3와 겹치는 부분이 많았는데, 트랜스포머3와는 달리 해당 장르에 충실하고 무리한 욕심을 내지 않은 결과, 정말 볼만한 히어로물이 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p.s

몇달 전 집에서 10분 거리에 영화관이 생겼는데, 개강하고 이래저래 바빠서 좀처럼 가지를 못하다가 이번에야 가봤다. 항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극장을 가다가 걸어서 갔다가 걸어서 오니 뭔가 묘한 기분;;

 

어려서부터 집 앞에 영화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실제로 생기니까 이렇게 편할 수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