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3(2013) - 독자적인 시리즈로서의 해법

 

  마블 코믹스가 야심차게 기획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2012년 어벤져스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하였다. 하지만 어벤져스의 화려한 성공 이면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는데, 그건 각각의 시리즈가 어벤져스에 종속되어버렸다는 점이다.

 

  어벤져스가 기획 차원에 머물렀을 때, 발표된 아이언맨과 인크레더블 헐크는 자신들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나온 아이언맨2, 토르, 퍼스트 어벤져는 하나같이 어벤져스에 대한 복선을 까는데 집중하느라, 정작 자신들의 이야기는 제대로 풀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블 코믹스는 어디까지나 개별 작품들은 개별 작품대로, 어벤져스는 어벤져스대로의 성공을 원했기에 이러한 평가는 썩 달갑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기에 어벤져스 이후 처음으로 발표된 아이언맨3의 역할을 매우 중요했다. 이른바 어벤져스 2기의 첫 스타트를 끊는 작품으로, 어벤져스에 대한 기대감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어벤져스에 종속되지 않은 아이언맨 시리즈로서의 모습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막중한 역할을 떠안게 된 아이언맨3가 택한 방식은 바로 아이언맨이 아닌 토니 스타크의 이야기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것이었다. 물론 이전 작품들에서도 토니의 고뇌는 주요하게 다뤄졌지만, 아이언맨3에서는 그 비중이 대폭 늘어났다. 더불어 슈트의 비중도 굉장히 축소되었는데, 아이언맨2만 하더라도 토니 스타크는 항상 슈트를 입고 다녔지만, 아이언맨3의 경우 대부분의 러닝타임 동안 슈트를 입지 않는다. 또한, 아이언맨2의 경우 서브 스토리가 너무 많아서 이야기가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었는데, 아이언맨3는 자잘한 이야기들을 모두 쳐내고 오로지 토니 스타크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어벤져스와 관련된 이야기도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등장한다 하더라도 몇 마디 말로 넘어가는 수준이다.  

  사실상 아이언맨의 가장 큰 인기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 토니 스타크의 이야기에 집중한 결과, 아이언맨3는 어벤져스의 종속되어버린 아이언맨 시리즈를 어벤져스와는 다른 독자적인 시리즈로 부활시킬 수 있었다. 물론, 어벤져스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결과한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아이언맨3에서 토니 스타크의 고뇌는 어벤져스에서 겪었던 사건에서 비롯되었는데, 어벤져스의 에필로그에서 분명 행복한 모습을 보여줬던 토니 스타크를 떠올린다면 이 부분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또한, 어벤져스의 대흥행으로 인하여 아이언맨3에서 어벤져스와 관련된 이야기를 보길 원했던 관객들에게는 의도적인 어벤져스의 배제가 그리 달갑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만 놓고본다면 아이언맨3는 어벤져스를 배재함으로써,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많아보인다.

 

  아이언맨3는 주인공 토니 스타크에게 초점을 맞춤으로써, 어벤져스와의 종속관계를 끊어내고 시리즈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는 아이언맨 시리즈에게도 호재이지만, 무엇보다도 아직까지 어벤져스와 종속관계에 놓여있는 다른 작품들이 개별적인 시리즈화를 추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매우 귀중한 선례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