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쾌변독설



개인적으로 신해철을 처음 알게 된 건 바로 '영혼기병 라젠카' 때문이었다.

뭐 지금 보면야 '악, 한국애니는 왜 맨날 결론이 환경문제냐!'라는 생각이 드는 애니지만 당시로써는 무척이나 재밌게 보던 애니였다.

그리고 라젠카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던 건 무엇보다도 ost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던지라 앨범을 산다는 개념도 없었고 지금처럼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도 없었던 지라 매번 라젠카가 할 때마다 오프닝과 엔딩을 챙겨봤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음악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거기서 넥스트의 무대를 보게 되었다.
 
그 때 부른 노래는 '해에게서 소년에게.' 바로 라젠카의 오프닝곡이었다.

그 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받았지만 라젠카가 끝난 후 한동안 잊고 살다가 중학생 무렵이 되어서야 신해철의 존재를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다시 그의 존재를 알았을 때는 그의 음악보다는 그가 사회를 향해 내뱉은 독설들로 주목을 받던 시절인지라 그냥 바른 말을 잘 하는 사람인가 보다 정도의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동생이 한 때 신해철 음악에 빠져있던지라 그 와중에 같이 신해철의 노래를 몇 곡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여러 곳에서 비춰지는 그의 당당하고, 솔직한 모습이 좋아서 그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덕분에 학교에서 이 책을 봤을 때 꽤나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빌리게 되었고 결론적으로 꽤나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이 책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내용은 말그대로 쾌변독설.

지승호라는 분이 질문을 하면 신해철이 답변을 하는데 지승호라는 분이 그동안 신해철과 관련된 여러가지 이슈들이나 궁금증에 대해서 적절한 질문들을 많이했고 신해철도 평소 그의 성격답게 시원시원한 답변을 들려준다.

개인적으로 신해철을 알지만 '자세히 안다'라고는 할 수 없던지라 이 책에서 새로운 신해철의 이미지도 많이 알게 되었고 그에게 가지고 있던 호감도 많이 커졌다.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받았다고나 할까. 이 책 덕분에 그의 음악에도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니까.

이 책은 앞서 언급한대로 특정한 주제에 대해 묻기보다는 그동안 신해철을 둘러싼 이슈들이나 그의 음악적인 생각, 그리고 그에 대한 궁금증들에 대해서 주로 질문을 하고 있다.

현재 몰락한 가요계에 대한 생각, 어째서 간통죄 등에 대해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인지, 현재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넥스트 시절에 대한 질문, 가족과의 관계, 그의 가치관...

개인적으로 그가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생각에 공감이 갔다. 특히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에는 그야말로 대공감.

또 아이돌에 대한 그의 생각도 무척이나 공감이 갔다. 개인적으로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무조건적인 비난을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의 생각에 더욱 공감이 갔다.

또 보수 꼴통 개독교들에 대해서 속시원하게 말하는 부분에서는 그야말로 쾌감을 느꼈다.

그 밖에도 여러가지 시사적인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그의 모습에 여러모로 속이 시원했다. 진짜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느낀게 신해철 이 사람은 정말 말빨도 좋고 아는 게 많다는 거.

그리고 또 매니아층이 형성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음악 역시 뛰어나지만 확실히 사라 자체가 매력적이다. 진짜 이러다 반해버릴 것 같다(?)

아마 신해철의 팬이라면 이만큼 좋은 책이 없을 것이고, 신해철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신해철에 대해 새롭게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도저도 아닌 사람에게는 여러가지 음악적인 지식들과 시사적인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결국, 강력하게 추천한다는 소리다;


p.s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이 조금만 늦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거.
     그렇다면 현 정부를 신나게 까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