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동전기 건담W - 스타일리쉬와 난해함의 공존

  기동무투전 G건담을 통해 최초로 비우주세기 건담에 도전한 선라이즈는 기동무투전 G건담이 비록 흥행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건 아니었지만, 오랜 시간 이어져온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판단한 것인지, 기동무투전 G건담 종영 이후, 곧바로 또 한 편의 비우주세기 건담을 발표하게 된다. 기동무투전 G건담의 후속으로 바로 방영을 시작한 신기동전기 건담W은 기동무투전 G건담과는 다른 방향에서 우주세기를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보여준다.

 

  사실 기동무투전 G건담은 건담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긴 하지만, 건담의 형태를 가진 로봇이 등장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 시리즈와의 연관성이 크게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지구와 우주의 대립이라는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가장 큰 대립구도 자체를 그대로 가져오긴 했지만, 기존의 시리즈가 이러한 대립을 전쟁의 형태로 풀었던 것에 반해, 기동무투전 G건담은 격투라는 요소를 도입하여 내용을 전개했으며, 어찌되었건 이전 작품들이 리얼로봇물을 표방하고 있던 것에 반해, 기동무투전 G건담은 대놓고 슈퍼로봇물을 표방하고 있었다.

 

  이렇듯 그야말로 파격에 가까웠던 기동무투전 G건담과는 달리 신기동전기 건담W은 일단 지구와 우주의 대립을 전쟁의 형태로 풀어놓았다는 점과 실제 시청자가 어떻게 느꼈는가와는 별개로 작품 내에서 건담을 리얼로봇에 가깝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시리즈가 만들어놓았던 틀을 따랐다.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갔을 때, 신기동전기 건담W은 기존의 우주세기와는 차별화되는 요소들을 많이 내세우고 있는데, 대표적인게 이전 작품들에서 파일럿들이 내용 전개에 따라 서서히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에 반해, 신기동전기 건담W의 주역 파일럿들은 이야기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이미 완성형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물론 신기동전기 건담W의 파일럿들도 내용이 전개됨에 따라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들이 가진 파일럿으로의 실력 자체는 이야기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이미 완성되어있었다. 그렇기에 신기동전기 건담W의 주역 파일럿들은 이전 시리즈의 파일럿들이 우연찮게 전쟁에 휘말려 건담에 탑승하게 되어 이야기 초반부에 많이 혼란스러워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적대 세력을 강하게 몰아붙이게 된다.

 

  이로 인해 신기동전기 건담W의 주역 파일럿들은 이야기의 초반부터 매우 막강한 실력자로 묘사되며 적대 세력에게는 공포로 각인되었는데, 여기에 더불어 주역 파일럿들이 굉장한 미소년으로 묘사되며, 그들이 하는 언행들도 미사여구로 치장되어 이른바 뭔가 있어보이는 말들이 주를 이루다보니 시청자들에게도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신기동전기 건담W은 강력한 미소년들로 구성된 주역 파일럿들에 더불어 빠르면서도 화려한 액션과 분위기 있는 OST의 활용으로 기존작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리쉬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기존 시리즈 중 하나인 기동전사 건담 0083:스타더스트 메모리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조성하긴 했지만, 스타더스트 메모리가 어디까지나 액션에 국한하여 스타일리쉬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던 것과는 달리, 신기동전기 건담W은 액션을 넘어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 자체가 스타일리쉬한 느낌이 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미소년인데다가 강력하기까지한 주역 파일럿들, 주요인물들의 언행이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된 점, 그리고 스타일리쉬한 작중 분위기가 맞물린 결과, 신기동전기 건담W은 이전 작품들과는 달리 여성들로 구성된 기존과는 다른 유형의 팬덤을 형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의 인지도가 낮았던 북미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물론 이전에도 여성이나 북미 쪽 팬층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기동전기 건담W으로 인해 새로운 유형의 팬덤이 크게 늘어난 건 사실이다.

 

  이렇듯 신기동전기 건담W은 우주세기의 골격을 따라가면서도 몇 가지 차별점을 두어 새로운 유형의 건담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여 전작인 기동무투전 G건담과 마찬가지로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작품 중반부에 감독이 바뀐 영향인지 작품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에는 최초의 의도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몇 가지 아쉬운 점들을 남기고 만다.

  신기동전기 건담W은 역사의 반복을 깨기 위한 주요인물들의 노력을 담아낸 작품으로 작품의 주제의식 대부분을 주요인물들의 언행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대로 주요 인물들의 언행이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되어있어 기본적으로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던 데다가, 신기동전기 건담W이 시청자들의 이해를 위한 적절한 해설이나 연출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기존 시리즈와는 차별화되는 나름대로 참신한 주제의식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 되었다.

 

  더군다나 주요인물들의 언행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다보니 이들이 하는 행동이 이해가 갈리 없고, 이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으니 전반적인 스토리의 파악이 어렵게 되면서 신기동전기 건담W은 작품의 재미와는 별개로 난해한 작품이 되고 말았다.

 

  또한, 신기동전기 건담W은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작화가 좋지 않은 편인데, 물론 신기동전기 건담W 제작 당시 기동전사 건담 시리즈 자체가 하향세를 타고 있던 때라, 제작 환경이 열악했다는 점은 감안할만한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일리쉬한 분위기를 내세운 작품의 작화가 시리즈 최악이라 불릴 정도로 떨어진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신기동전기 건담은 미소년이면서도 강력한 주역 파일럿들과 화려한 액션씬을 토대로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분위기를 형성하였고, 이는 신기동전기 건담W만의 고유한 색채를 형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팬덤까지 형성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감독 교체의 여파 때문인지 나름대로 의미있는 주제를 선정하고도 이를 작품 안에 제대로 녹여내지 못했고, 결국 시리즈에서 손꼽힐 정도로 난해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게 되었다. 거기에 당대의 현실을 고려하더라도 가히 시리즈 최악이라 불릴 만한 작화의 질은 신기동전기 건담W이 스타일리쉬한 분위기를 표방한만큼 아쉬움으로 남는다.

  • 새누 2014.03.05 01:06 ADDR 수정/삭제 답글

    다른 건담작품인 더블오는 윙에서 덧붙인 느낌이 강한 작품이죠.(5인체제와 반정부세력인 건담집단) 그래서 윙과 크로스 되었을때 스토리가 잘 나오지만요

    • 성외래객 2014.03.08 12:10 신고 수정/삭제

      아직 더블오를 보지는 않았으나, 틈날 때 대강의 설정 등을 찾아보는 편인데, 확실히 W의 영향이 어느 정도 느껴지긴 하더군요^^

  • . 2014.03.08 13:23 ADDR 수정/삭제 답글

    확실히 객관적으로 혹평받을 수 밖에 없던 부분때문에 까이던 W이 SEED가 나오면서 오히려 재조명되었죠. 그리고 AGE가 나오면서 SEED도 재조명되었다고 하지만 글쎄요. 물론 리마스터링 BD가 잘 팔리고 있고(물론 누구도 망작으로 보는 데스티니에서는 판매량이 약간 깎였다지만 그래도 1만대니...) 아스트레이 시리즈도 신장판과 신 미니어쳐 노벨을 내고 있는 걸 보면 다시 부활시키려고 몸부림치는 게 아닌가 싶은데 W, SEED, AGE의 제작 환경을 생각하면 결과물은 어찌보면 거기서 거기인데 기본 여건이 가장 좋았던 것은 SEED였는데 그런 상황에서 망쳤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더 혹평하고 싶네요.(X는 제작 여건면에서 W과 거의 비슷한데다 뉴타입을 통해 W 이상으로 우주세기에 얽매였는데 그 틀을 깰려고 했으나 깨지 못한 점이 좀 그렇고 OO는 SEED가 퍼스트를 본 뜬 것처럼 W을 본 뜬 것으로 보이는데 그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전개 완급-시드나 AGE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에 다소 문제가 있었고 극장판에서 건드린 외계인이라는 요소가 인간간의 교류가 중심인 건담이라는 작품에 있어 너무도 이질적인 것-물론 인간과 외계인의 교류도 실상은 인간 간의 교류의 확장판이라고 칠 수는 있겠지만 굳이 외계인이라는 껍데기를 붙일 필요가 있었는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성외래객 2014.03.08 12:07 신고 수정/삭제

      개인적으로 헤이세이 건담 쪽은 우주세기 쪽에 비하면야 여러모로 작품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으나, 방영 당시 너무 과도한 비판에 휩싸인 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추후 신건담으로 인해 재평가를 받은 면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세월이 흘러 어느 정도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된 면도 있지 않나 싶네요ㅎㅎ

    • . 2014.03.08 13:22 수정/삭제

      아 실수 위의 덧글 마지막 괄호 안의 AGE는 AGE가 아니라 OO입니다. AGE는 전체 세계관에서 시데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고 스토리 완급 조절은 역대 최악, 그림체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정도...스토리 완급 조절이 역대 최악인 게 가장 치명적인데 특히 히노의 6쿨 드립은 도대체 뭘 믿고 그런 생각을 했는지 이해불능인 거죠. 단일 타이틀로 6쿨이나 나온 거대로봇물이 2000년대 이후 전무하고 4쿨도 정말 많이 투자한 것인데다 4쿨로 제작하기로 했으면 거기에 맞게 스토리 완급 조절을 했어야지 쓸데 없는 부분이 너무 많은데다 3세대로 나누어 나온 결론 역시 너무나 빈약했으니...(호평 받던 2세대 부분은 전체 스토리면에서 별로 쓸모 없던 부분이라는 것도 문제...)

      어쨌든 위 덧글의 마지막 괄호 안의 AGE는 OO로 바꾸겠습니다.

    • 성외래객 2014.03.09 23:12 신고 수정/삭제

      개인적으로 AGE는 시작 단계에서부터 조금 불안한 작품이었습니다. 그 뭐랄까 객관적으로 이래서 불안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방영 시작전부터 뭔가 싸한 느낌이었달까요;; 어쨌든 결론적으로 역대 최악의 작품 중에서도 손꼽히는 작품이 되었으나 맞는 예감이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