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스무 살, 도쿄
           10점
공중그네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또다른 유명작품인 스무 살, 도쿄.

이 작품은 공중그네와 마찬가지로 연작소설인데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의 20대를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조금 독특한 점이라면 6개의 연작 소설이 딱 하루의 일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다무라 히사오의 20대를 딱 6일간의 일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는 뜻이다.

첫번째 이야기인 레몬에서는 다무라 히사오의 대학시절을 그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같은 동아리 부원과의 풋풋한 사랑에 대해서 그리고 있다.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지만 티격태격하다가 스르르 사랑에 빠져드는 부분이 참 보기 좋았다.

두번째 이야기인 '봄은 무르익고'는 레몬보다 1년 전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여기서는 입시에 실패한 다무라 히사오가 도쿄로 상경해 재수를 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도쿄로 상경한 다무라 히사오의 두근거림을 그려내고 있는데 정말 다무라 히사오는 재수를 한다는 사실보다는 도쿄에 올라왔다는 사실에 더욱 흥분한다.

여기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다무라 히사오가 자신의 꿈을 음악평론가라고 친구와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누군가에게 말하는 장면인데 그 장면에서 나 역시 뭔가 두근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세번째 이야기 그날 들은 노래는 대학을 중퇴한 다무라 히사오가 작은 회사에 들어가 보내는 정말 바쁜 하루에 대해서 그리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6개의 이야기 중 가장 웃겼던 이야기였던 것 같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존 레논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다무라 히사오가 바쁜 일상에 치여서 그의 죽음을 잊고 있다가 야밤에 잠깐 한숨 돌릴 틈이 생겼을 때 존 레논을 회상하며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중얼거리는 장면이다.

다무라 히사오에게 있어 굉장히 좋아하는 가수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세계적으로 끼친 영향이 큰 가수이기에 다무라 히사오는 존 레논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았었다. 그러나 그의 죽음도 바쁜 일상 속에 전혀 기억하지 못하다가 하루의 끝에서야 간신히 그를 회상하며 서글퍼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모르게 슬펐다.

현대의 일상은 어찌보면 고인의 넋을 기릴 시간마저 앗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고.

네번째 이야기는 나고야 올림픽인데 이 이야기 역시 회사일에 치여사는 다무라 히사오의 모습을 보여준다.

배경은 88년 올림픽 개최지가 발표되는 당일로서 서울과 나고야 두 개가 유력한 후보로 등장한다. 뭐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나고야가 떨어지고 서울이 선정되지만.

다무라 히사오가 나고야 사람인지라 이러한 부분에 약간의 충격을 받는게 이 작품의 인상적인 부분인데 개인적으로 더 인상깊었던 건 서울올림픽이 일본소설에서 언급되었다는 거;;

다섯 번째 이야기는 그녀의 하이힐로 회사일을 하다 어머니의 중매로 만난 한 여자와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그냥 둘의 사랑이 조금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는 정도랄까. 와닿았던 부분은 히사오와 만난 여성이 자신의 집안에서 자신에게 빨리 결혼하라고 들들 볶는다고 말하는 부분.

역시 일본이나 한국이나 별 다를 바 없구나라는 느낌이랄까.

마지막 이야기인 배첼러 파티는 20대의 마지막해를 보내고 있는 다무라 히사오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또 다시 어영부영 바쁜 하루를 보낸뒤 마지막에 친구들과 함께 파티를 하면서 친구들과 주고 받는 말, 갓 20살이 되었을 때는 뭐든지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모두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말이 첨 서글프게 다가왔다.

비록 분위기는 밝긴 했지만...두번째 이야기의 그러니까 갓 20살이 되었을 때의 다무라 하시오의 모습과 29살의 다무라 히사오의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는 게 좀 슬펐다.
 
그리고 이야기 중간에 보면 다무라 히사오가 자신의 29살을 상상하는 장면이 있는데 배첼러 파티의 29세 다무라 히사오의 모습은 그 때 생각하던 그 모습과는 조금, 아니 많이 달랐다.

10년 전 음악평론가를 꿈꾸었던 청년이 10년이 지난 후 상상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때의 그 서글픔이란...

스무 살, 도쿄.

이 책은 다무라 히사오라는 주인공으로 내세워 평범한 도쿄 청년의 20대를 그린 작품으로 현재 20대를 보내고 있는 나에게는 와닿는 부분이 참 많은 책이었다.

p.s 다무라 히사오와 똑같은 시대의 20대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또 남다를 것 같다.
     당시의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책 중간중간에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또 남다른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