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레드선 - 독재자가 된 슈퍼맨

  미국에서 등장한 어떤 히어로보다도 강력한 힘의 소유자인 슈퍼맨은 그가 가진 상징성과 인기에 힘입어 지금까지 미국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히어로로 각종 작품들에서 묘사되어 왔다. 슈퍼맨이 주역이 아닌 작품들에서도 슈퍼맨은 대체로 미국 그 자체를 대변하는 히어로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공식을 완전히 뒤집어버리는 설정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몰고온 작품이 바로 슈퍼맨:레드선이다.

 

  슈퍼맨:레드선은 일종의 IF물로 슈퍼맨이 소련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까라는 신선하면서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가정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소련에서 태어나 소련의 영웅이 된 슈퍼맨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정의로운 심성의 소유자로 여전히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지만, 그는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점차 독재자로 변해가게 된다. 그리고 강력한 초인이 관리하는 소련으로 인하여 세계의 역사는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이렇듯 슈퍼맨:레드선은 슈퍼맨이 가진 강력한 초인이라는 특징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정치적 관점들을 내세워 그동안의 슈퍼맨 코믹스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슈퍼맨의 이미지를 그려내고 있다. 다만 제한된 페이지 속에서 여러 사상적 대립을 담아내느라, 하나하나의 관점들을 깊이 있게 그려내지 못했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팬들에게 익숙했던 슈퍼맨을 낯설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 과정에서 그동안 슈퍼맨에서 활약한 조연들의 작중 포지션도 뒤바뀌게 되는데, 기존 슈퍼맨의 팬들이라면 변해버린 조연들의 모습들을 지켜보는 것 역시 또 다른 즐거움이 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