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소년탐정 김전일 3권 - 전뇌산장 살인사건

  소설 소년탐정 김전일 3권은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산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주요소재로 삼고 있는 작품이다. 사실 산장이란 장소는 몇 가지 장치만 도입하면 외부와 격리시키기에 편한 장소라 오래 전부터 각종 추리물에서 사건의 주요장소로 사용해왔다. 당장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에서도 몇 차례 산장이란 장소를 써먹은 적이 있다.

 

  그러나 전뇌산장 살인사건의 경우 한 가지 점에서 기존의 사건들과 차별점을 보이는데, 그 차별점이란 다름아닌 인터넷이라는 소재다. 전뇌산장에 모인 인물들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서만 만나다가 사건이 일어난 날,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이들은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며, 각자가 만들어낸 가상의 이미지를 현실에서도 그대로 써먹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최근의 추리물, 미스테리물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전뇌산장 살인사건이 원래는 인터넷이 막 도입되었던 90년대 말에 출간되었다는 걸 감안하면, 당시로서는 나름대로 참신한 발상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고 생각된다. 작가는 이 시기 도입단계였던 인터넷의 익명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작품 전반에 걸쳐 경고하고 있는데, 특히 이러한 작가의 시선은 사건의 동기가 밝혀지는 지점에서 강하게 드러난다. 

 

  사실 전뇌산장 살인사건에서 보여준 사건의 트릭 자체는 나름대로 충격적인 구성이었지만, 작품의 전반적인 흐름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예측가능한 트릭이었고, 트릭의 핵심적인 부분은 다른 추리물에서도 볼 수 있었던 것이라, 트릭 자체가 참신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익명성에 대한 경고라는 작품 전반의 주제의식에 걸맞게 트릭을 활용한 점은 인상적이었다.

 

  전뇌산장 살인사건은 사건 자체의 참신함이라는 면에서 이전작들에 비해 아쉬운 면을 보여주었지만,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인터넷이라는 개념을 사건에 적극 반영하였고, 무엇보다도 트릭과 주제의식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전개를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p.s

  3권 후기를 보면 작가가 인터넷에 대해 독자에게 설명을 하는 부분이 있다. 최근 소년탐정 김전일 시즌2에서 3D TV와 트위터가 언급된 걸 생각하면,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