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김전일 시즌2 -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

  소년탐정 김전일 시즌2는 연재를 시작한 이후 비정기 연재로 작품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소년탐정 김전일 20주년을 기념하여 2012년부터 정기연재로 바뀌게 된다. 정기 연재로 바뀐 후 현재까지 총 4개의 에피소드가 연재되었고, 20주년 기념으로 표지의 형태도 바뀌었는데, 앞으로 계속 정기연재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1년 동안만 정기연재를 한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어찌되었든 이러한 20주년 기념 에피소드에 첫 스타트를 끊은게 바로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이다.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은 비밀 연구를 하던 연구소라는 약간은 뻔한 클리셰에 소년탐정 김전일에서도 자주 써먹었던 친한 지인이 연루되었다는 설정을 도입한 사건으로, 전반적으로 신선하다기보다는 익숙한 느낌을 풍기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런 설정들과는 달리 작품의 몇몇 요소는 기존 에피소드들과는 다른 느낌을 풍기는데, 그 이유는 이전까지는 애써 자제해왔던 만화적인 상상력을 사건 곳곳에 배치해두었기 때문이다. 이런 요소들은 사건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만화적인 상상력 혹은 연출을 애써 자제하고 현실적인 감각을 유지해오던 김전일 시리즈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다소 이례적인 행보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말하는 만화적 상상력이란 김전일이 갑자기 장르가 바뀌었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까지는  현실에 있는 설정들을 사용해왔었는데, 이번 사건에서만 특이하게 현실에 없거나, 보기 어려운 요소들을 도입했다는 말이다.

 

  이렇듯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은 전반적인 분위기만 놓고본다면 익숙함과 이례적이라는 느낌이 공존하는 작품으로, 작가들이 나름 20주년 기념작이라고 고민한 모습이 보인다. 그러나 정작 사건 자체만 놓고본다면,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은 20주년 기념 에피소드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년탐정 김전일은 시즌 2에 들어서면서 여러모로 시즌 1에 비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느 정도 취향차가 갈리는 그림체는 둘째치더라도 사건의 완성도나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시즌1보다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2의 사건이나 트릭들은 최소한의 개연성은 보여주었다. 하지만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의 경우 너무 우연이라는 요소가 많았다. 더군다나 사건의 트릭을 밝혀줄 결정적인 단서 중 하나는 독자들이 추리를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앞서 언급한대로 시즌2가 시즌1에 비해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그래도 20주년 기념작인데 이 정도로 사건의 질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건 꽤나 안타깝다. 특히, 바로 전 사건이었던 게임관 살인사건이 시즌2 best에 들어갈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걸 떠올리면, 더욱 아쉬움이 남는 사건이다.

 

P.S

  15권부터 수록되기 시작한 홍룡 구룡 재보 살인사건에 대한 평은 에피소드가 완결될 때까지 미룬다. 다만, 15권에 수록된 내용만 놓고본다면,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과는 달리 진정한 20주년 기념작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P.S2

  한국의 경우 식인 연구소 살인사건이 수록된 단행본이 14, 15권으로 기존의 권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본에서는 20주년 기념 시리즈로 따로 기획한 것인지, 1권, 2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만약, 다시 비정기연재로 돌아간다면, 권수를 어떻게 표기할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