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9권-셜록 홈즈의 사건집(완결)

                                            
                                셜록 홈즈 전집 9
                                10점


40여년에 걸쳐 전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리고 작품이 끝난지 오랜 시간이 지난 후로도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위대한 탐정, 셜록 홈즈의 마지막 작품인 셜록 홈즈의 사건집.

9권 전에 4개의 단편집도 이야기가 시간순으로 전개된 건 아니었지만 실질적으로 홈즈의 마지막 사건은 8권에 있는 '마지막 인사'였기 때문에 그런지 9권에 실린 사건들은 뭔가 외전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실제 작품에서도 작품 초반에 실려 있는 코난 도일의 서문, 그러니까 이제 정말 홈즈를 끝내겠다는 내용의 서문을 제외하고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9권을 읽고나서 머리 속으로는 정말 홈즈시리즈도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은 했지만 가슴 속으로는 뭔가 시리즈가 남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달까.

거물급 의뢰인은 예전에 있던 모 단편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내용전개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 적인 느낌보다는 하나의 에피소드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 사건이었다.

탈색된 병사는 셜록 홈즈 시리즈 최초로 셜록 홈즈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사건인데 그래서 사건 자체는 어느 정도 예상이 갔기에 별로 깊은 인상이 남지 않았지만 1인칭 시점이기에 보이는 셜록 홈즈 내면의 생각들이 인상적이었다.

뭐...왓슨에 대한 홈즈의 생각이라던가, 지금까지 왓슨이 써준 홈즈의 사건들에 대한 홈즈의 개인적인 불만이라던가, 독자를 의식해 사건의 전말이나 단서에 대해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점이라던가.

솔직히 말해 사건 자체보다는 홈즈의 이런 생각들이 더 재밌었던 것 같다;;

마자랭의 다이아몬드도 사건 자체보다는 전개방식이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이 사건은 마지막 인사와 마찬가지로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작품이 전개되고 있다.

마지막 인사의 경우 작품 후반부에만 홈즈와 왓슨이 등장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덜했지만 이 사건은 처음부터 홈즈와 왓슨이 등장하기 때문에 '왓슨 박사가~ 어쩌고 저쩌고'하는 식의 묘사가 굉장히 어색하게 다가왔다;;

사건 자체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세 박공 집은 그다지 인상깊은 사건은 아니었던 것 같고 서섹스의 흡혈귀는 처음 제목만 보고 '이번엔 흡혈귀인가'했는데 사건 자체는 평이했던 것 같다.

세 명의 개리뎁은 워낙에 많은 추리소설에서 써먹던 패턴인지라 사건의 전말은 익히 예상이 갔지만 사건 후반부가 묘하게 인상적이었다.

총에 맞은 왓슨, 그리고 그런 왓슨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홈즈, 그리고 그런 홈즈의 모습에 홈즈가 자신에게 가진 애정을 보았다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왓슨ㅡ.ㅡ;

이런 걸 보면서 이 둘의 우정이 이 정도였던가하면서 감동하는게 아니라 '괜히 홈즈와 왓슨의 BL물이 떠도는 게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나도 참 많이 타락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ㅡ.ㅡ;

그래도 왓슨 박사님...'평생에 걸친 나의 소박하지만 한결같은 봉사는 바로 그 순간에 최고의 영예를 입었다'...라니;; 아무리 그래도 오해할 수 밖에 없잖아;;

토르 교 사건은 계속 범인을 남편 쪽으로 몰아가길래 그런가보다하고 생각하다가 마지막에 살짝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기어다니는 남자의 경우 초반부가 너무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연유로 그러는 걸까해서 꽤나 몰입해서봤는데 설마 이런 식의 결말이 날 줄은 몰랐기에 다소 황당한 느낌까지 받은 작품이었다.

정말 가능한 건가 싶은 생각도 많이 들었고.

사자의 갈기는 사건을 제외하고서라도 그 배경 때문에 초반부터 흥미로웠던 사건인데 일단 이 사건은 은퇴 후 홈즈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까 은퇴 후, 그리고 마지막 인사로 탐정일에 복귀하기 전, 그 사이의 일을 다루고 있는 유일한 단편인 셈이다.

덕분에 이 사건 역시 홈즈의 1인칭 시점으로 전개가 되는데 앞서 있었던 '탈색된 병사'와 마찬가지로 홈즈의 개인적인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운 단편이었다. 은퇴 후 홈즈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잔재미를 주었고.

그러나 사건 자체는 역대 홈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황당한 결말이었던 것 같다. 왜 괴기물 분위기가 풍기길래 셜록 홈즈이니만큼 색다른 트릭이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그 범인의 정체가...

개인적으로 홈즈의 은퇴 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셜록 홈즈 시리즈 중에서 가장 실망한 작품이었던 것 같다.

설마...그런 식의 결말을 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어ㅡ.ㅡ;

그저 낚였다라는 생각만 들 뿐;

베일 쓴 하숙인은 홈즈가 직접 사건을 추리하는게 아니라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의 전말을 전해듣든 식의 내용이었는데 사건 자체가 인상적이었다기보다는 베일 쓴 하숙인, 그러니까 그 여성의 기구한 삶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인상적이었던 사건이었다.

책 읽으면서 아 진짜 너무 안타깝다라는 생각이 든 인물은 오랜만이었다. 후반부의 우울한 결말을 예고하길래 '아 이러면 정말 너무하잖아'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최악의 결말을 피했다.

쇼스콤 관은 어찌보면 악당이라 볼 수 있는 인물의 기사회생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랄까.

홈즈 시리즈는 이런 게 좋은 것 같다. 죄를 저지른 인물이라고 무조건적인 처벌을 받는 게 아니라 그 사정이 누가 봐도 어쩔 수 없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직접적인 처벌은 피한다는 점.

뭐 워낙에 홈즈라는 인물이 철저한 준법의식보다는 사건 자체를 해결하는 것에 목매다는 캐릭터라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리고 바야흐로...셜록 홈즈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마지막 사건인 은퇴한 물감 제조업자.

사건은 의외의 결말이었던지라 재밌게 읽었지만 확실히 마지막 사건이라기에는 뭔가 포스가 약했다.
어쨌거나 이로써 40여년에 걸쳐 진행된 홈즈 시리즈를 다 읽었다.

일단 괜히 이 정도의 명성을 얻은 게 아니다라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내 상상 이상으로 정말로 재미있는 시리즈였다.

내 머리 속에 고정되어 있던 홈즈의 이미지를 깨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또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처럼...어찌보면 자극적이라고 할 수 있는 사건들만 접하다가 셜록 홈즈처럼 담담한 추리소설을 읽으니 그 기분이 또 남달랐다.

다만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 건 결말일 것 같다. 위대한 탐정의 마지막이라 보기에는 너무 결말이 결말 같지가 않았던 지라;

한 번 각잡고 장편으로 마무리 지었다면 훨씬 괜찮은 결말이 되었을 것 같은데. 결말이 어정쩡해서 그런지 아직도 현재진행형의 작품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참 의도한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내 이등병 생활을 셜록 홈즈 시리즈와 함께 보냈다.

7월에 일병을 달았는데 4월부터 6월까지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었으니.

일과과 경계근무 속에 피곤한 몸으로도 자는 시간을 쪼개서 셜록 홈즈를 읽는 시간이 참 재밌었는데.

뭐 밖에 있었다면 쭉쭉 읽었을 테지만 당시는 짬지였던지라 그렇게 잠시라도 틈틈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좋았다.

셜록 홈즈 전집.

책의 재미도 재미지만 군 생활의 처음을 함께 했던 작품인지라 내게는 특별한 시리즈로 기억될 것 같다.

  • 신비 2011.08.28 10:20 ADDR 수정/삭제 답글

    챕터도 중반에 막히고,
    다른 글들로 눈을 돌려보니 의외로 코드가 맞는 부분이 꽤 있으시네요.
    내쉬님도 셜로키언이실 줄은 몰랐어요 :)
    홈즈 시리즈는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열렬히 좋아했던 소설입니다.^^
    나이 들어 다시 읽어도 여전히 인상적이지요.
    반쯤은 어린 시절의 향수에 묻혀 읽긴 하지만...
    제가 처음 읽었던 판본은 어른 손바닥 만한 50권짜리 한 질이었어요.
    아쉽게도 30년은 더 된 듯한 출판물이라, 영영 되찾기는 어려울 듯한 그런 추억.
    그 책 속에서 홈즈는 셔얼록 호움즈, 왓슨은 무려 와트슨으로 번역돼 있었답니다.^^

    전집을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개정판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2006년 쯤에 주석까지 완벽한 사전 형식으로 새로 출판되었다죠?
    1800년대의 소설이 세기를 뛰어 넘어 이렇게 사랑받은 책이 또 있을까,
    전세계인의 홈즈 사랑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조만간 사려고 벼르고 있답니다.^^

    • 성외래객 2011.08.29 16:15 신고 수정/삭제

      어릴 때부터 셜록 홈즈 시리즈를 좋아하긴 했는데 군대에 가서 완역본을 읽고 완전히 팬이 되었죠. 기대치 이상으로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그나저나 어릴 때 읽으신 판본이 셔얼록 호옴즈라니 좀 난감하군요;

      그나저나 셜록홈즈 또 다른 개정판이 있었나보네요? 사실 황금가지 판이 집에 있긴 한데 주석이나 뒷이야기 같은게 너무 적어서 조금 아쉬웠는데 꽤나 관심이 가는 소식이네요ㅎㅎ

      그리고 예전에 완역본을 읽기 전에는 어렸을 때 읽은 것만 생각하고 고전이라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구나 싶었는데 직접 읽어보니 요즘 사람들이 읽어도 정말 재밌는 소설이구나 싶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