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전집 1권-주홍색 연구


한국에 셜록 홈즈를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니 한국 뿐만 아니라 셜록 홈즈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로 작가 코난 도일이 쓴 작품 뿐만 아니라 수많은 작품에서 이 탐정은 인용되고 있으며 여러 팬에 의해 수많은 팬픽들이 아직까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며 후대의 작품들에도 셜록 홈즈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렇듯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셜록 홈즈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내에서는 정식 완역본이 오랜 세월 등장하지 않았고 아동도서나 해적판으로만 많은 버전이 존재해왔다.

그러던 차에 2002년 민음사의 자회사이자 한국 판타지 초창기 자음과모음과 함께 한국 판타지 출판사의 양대산맥이었던 황금가지에서 마침내 셜록 홈즈 완역본을 출간하였고 60만부 이상의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이후 뤼팽, 아가사 크리스티 전집 등 국내출판계에 추리소설 붐을 일으키는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셜록 홈즈가 추리소설에 미친 영향 중 하나가 대부분의 추리소설이 범인의 알라바이에 초점을 맞춘데 비해 홈즈는 증거에 초점을 맞췄고 이러한 부분은 후대 추리소설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한다;

주홍색 연구는 이러한 셜록 홈즈의 첫번째 작품으로 추리소설계의 가장 유명한 콤비인 홈즈와 왓슨의 첫만남, 그리고 셜록홈즈의 첫 사건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책이다.

셜록 홈즈의 경우 대부분의 작품이 단편이고 장편은 4개만 있을 뿐인데 주홍색 연구는 4개의 장편 중 하나다.

홈즈가 등장하는 첫번째 사건이니만큼 처음부분은 홈즈와 왓슨의 만남, 그리고 홈즈가 어떠한 인물인지를 그려내는데 중점을 두다가 이야기가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사건으로 넘어간다.

우선, 약간 의외였던 부분은 예전 아동용 서적에서 보던 것과는 홈즈의 이미지가 많이 달랐다는 점이다.

예전 아동용 서적에서 본 것처럼 냉철한 이성과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인 건 사실이지만 아동용 서적에서 조금 차가워보이긴 해도 거의 완벽한 인물처럼 묘사되던 홈즈가 완역본에서는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만 지식이 깊지 관심이 없는 분야에는 초보적인 지식도 없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별종 취급을 당하며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꽤나 강하게 가진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부분들은 홈즈의 매력을 반감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 독특하게 느껴졌던 점은 현재의 유명한 추리만화 명탐정 코난이나 소년탐정 김전일에서 사건의 트릭을 푸는 과정이나 범인의 동기가 꽤나 드라마틱하게 그려지는 것에 비해 셜록 홈즈에서는 그러한 부분들이 무척이나 담담하게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범인의 동기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긴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무척 담담하게 서술되고 있으며 사건의 트릭 역시 몇가지 단서만 던져주자가 맨 마지막에 홈즈의 입을 통해 무척 담담하게 알려준다.

개인적으로는 코난이나 김전일 같은 분위기에 익숙해져있었기에 셜록 홈즈의 이러한 부분이 꽤나 독특하게 느껴졌다.

뭐랄까. 담백해서 좋았다고나 할까?

그리고 주홍색 연구는 홈즈도 이야기했듯이 범죄 연구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제목인 이번 작품에 걸맞는 제목이라기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셜록 홈즈 시리즈의 성격을 규정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본편에서 설명된 홈즈의 성격이나 홈즈의 사건해결방식,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건에 대한 홈즈의 사고방식이 그야말로 주홍색 연구, 범죄 연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인데 이 사건에서도 홈즈는 처음부터 범죄를 차근차근 분석해서 범인을 잡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사건 자체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일단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주홍색 연구는 총 1,2부로 구성되어있는데 1부에서는 어째서 범인이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어떠한 방법으로 사건을 저지른 것인지에 대해 전혀 언급없다가 맨 마지막에 갑자기 범인이 잡히면서 이야기가 끝나고 2부에서 범인의 사건동기가 꽤나 길게 펼쳐진다.

이 때 단순 범인의 동기 정도가 아니라 미국의 역사와 특정종교를 배경으로 해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이 부분만 따로 떼어놓고봐도 괜찮은 이야기 한편이 될 정도인지라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어쨌거나 뒤에 펼쳐진 범죄동기에 관련한 이야기로 인해 단순 살인극인 줄 알았던 사건이 매우 흥미지진한 복수극이 되었으며 역시나 단순 살인자인 줄 알았던 범인에게서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해줬다.

뭐...사건의 동기가 되는 이야기가 2부로 분리되어서 설명될 정도라서 사건과 범죄동기가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그런 점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셜록 홈즈의 첫 사건 '주홍색 연구'는 정말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역시나 유명한 고전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란 걸 새삼 깨닫기도 했고.


p.s 사실 셜록 홈즈 전집을 사놓은건 거의 4~5년이 다 되어가는데 매번 읽어야지 해놓고 못 읽고
     있었다. 그런데 자대에 가니 꽃혀있는 셜록 홈즈 전집.
     이번 기회에 그동안 못 읽었던 셜록 홈즈나 봐야겠다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진작에 읽지 않은걸
     무진장 후회하고 있다ㅠ.ㅠ
     이렇게 재미난 걸 아직도 안 읽고 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