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그림자 게임(2011) - 영화의 무게를 잡아준 모리어티 교수

 

  2009년 개봉한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는 그동안 잊혀졌던 홈즈라는 캐릭터의 또다른 면모를 극단적으로 부활시킨 영화였다.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에서 홈즈는 냉철한 추리력을 통해 사건을 파헤쳐나가는 탐정으로서의 면모보다는, 뛰고 구르며 몸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액션 히어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가이 리치 판 셜록 홈즈는 셜로키언들에게는 꽤나 가혹한 평가를 받아야했지만, 그럴 듯한 오락영화를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과 평론가들에게는 대체로 호평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2년 만에 등장한 후속작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은 전작에서 형태나마 유지했던 추리라는 요소를 완전히 배제시켜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낮아진 추리 파트를 전작보다 한층 강화된 액션과 캐릭터성으로 대신했다.     

  덕분에 그림자 게임은 초반부터 그야말로 정신없는 액션의 향연을 보여준다. 이미 전작에서 선보인 적 있는 특유의 액션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영화를 가득 메우고 있으며, 홈즈와 왓슨은 전작보다도 심하게 구르고 뛰면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또한, 전작에서는 영국으로 한정되었던 사건의 무대 역시 유럽 여러 국가로 확대되었다. 

 

  이렇듯 대놓고 액션을 밀어붙이보니 전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토리 라인이 빈약해졌다. 애초에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액션을 강조한 영화는 스토리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관객들에게 현재 홈즈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정도는 각인시켜 줄 장치가 있어야 했다.

  그림자 게임은 그러한 장치로써 모리어티 교수를 활용하고 있다. 모리어티 교수는 자타공인 셜록 홈즈의 숙적으로, 홈즈를 다룬 2차 창작물에서도 대체로 최종보스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림자 게임 역시 홈즈의 2차 창작물답게, 모리어티 교수를 이야기의 최종보스로 등장시켰다. 애초에 가이 리치 감독은 전작에서부터 2편의 보스가 모리어티 교수라는 걸 암시하며,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었다.

 

  그림자 게임에서 모리어티 역을 맡은 야레드 해리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 이상을 해내며 액션 일변도로 흘러가는 영화의 분위기에 무게를 잡아주었다. 사실 모리어티 교수는 오랜 세월동안 악역으로 명성이 높았던 캐릭터라, 어지간히 연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한에야, 누가 맡았든 나름대로의 존재감을 과시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레드 해리스는 원작의 모리어티 교수가 걸어나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압도적인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덕분에 관객들은 홈즈의 위기 상황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극단적일 정도로 액션을 추구한 영화는 볼거리가 풍성해지는 대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이런 영화들은 낮아진 완성도를 보완해줄 만한 장치를 찾게 되는데, 그림자 게임의 경우에는 모리어티 교수라는 캐릭터가 그러한 장치에 해당했다. 그리고 야레드 해리스는 모리어티 교수로써 주어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