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그리드

                                  
                                   비그리드 Vigrid 1
                                 8점

가즈 나이트의 세번째 시리즈인 리콜렉션은 높은 호응 속에 6권으로 완결이 났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을 언젠가는 후속작이 나오리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다.

우선 작품 내의 회수되지 않은 떡밥들도 많았을 뿐더러 표지에는 가즈 나이트 시리즈와는 상관없는 백금의 기사라는 타이틀이 상단에 박혀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리콜렉션 에필로그 직전 이로써 반의 여행은 제1막이 끝났다라는 식의 묘사가(...)

또한, 작품에서 시도한 세계관은 확실히 가즈 나이트의 세번째 시리즈에서만 사용되기에는 확실히 아까운 세계관이었다.

덕분에 이경영 작가의 팬들은 언젠가는 리콜렉션의 후속작이 나올 거라는 기대를 품었고 그 기대는 오래지 않아 현실로 나타났다. 이경영 작가는 당시 가즈 나이트의 네번째 시리즈인 BSP를 연재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에 비그리드라는 신작을 연재하기 시작했고 이 작품의 프롤로그에 등장한 게 리콜렉션의 주인공 반 나드람이었다.

매력적인 작품에 대한 오랜 기다림, 그리고 프롤로그에서부터 보여준 충격적인 전개는 이경영 작가의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또한, 비그리드는 가즈나이트 시리즈만을 써왔던 이경영 작가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새로운 작품이었기에 당시 장르문학 사이트에서는 이 작품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주목하는 이들이 어느 정도 존재했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비그리드는 이경영 작가 최초의 실패작이 되어버렸다. 물론 실패작이라는 말은 작품의 질을 떠나 순수하게 판매량만으로만 봤을 때의 이야기다.

비그리드는 본래 가즈 나이트 시리즈의 팬이 아닌 사람에게도 호평을 받을 정도로 탄탄한 전개와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그리드는 판매량 면에서는 실패했다.

그런데 사실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이경영 작가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출판사 쪽의 잘못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렇지만 비그리드가 나올 때에도 대다수의 장르문학은 대여점을 통해 팬들에게 전달되었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출판사들은 대여점에 맞춘 책 홍보를 했었는데 비그리드가 나온 시공사에서는 대여점 시장 쪽으로 어떠한 홍보도 하질 않았다.

물론 시공사는 대한민국 굴지의 출판사 중 하나이지만 그 당시 장르문학 시장에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었다. 호위무사나 쟁선계 같은 작품들이 어느 정도 팔리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시공사의 장르문학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아예 대여점 시장 쪽을 공략할 생각이 없었다면 독자들에게 직접 판매할 생각을 했어야 햇는데 비그리드의 표지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비그리드의 표지는 전형적인 대여점용 장르문학의 표지다. 거기다 대여점 장르문학 중에서도 표지의 퀄리티가 조금 떨어지는 쪽에 든다.

덕분에 이경영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긴 하는데 적극적으로 찾아보지 않는 팬층에서는 당시 비그리드라는 책이 나온 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시공사가 현상유지만 했더라면 비그리드는 판매량 면에서는 부진했을 지 몰라도 어떤 식으로든 완결이 났을 지 모른다. 그런데 시공사는 장르문학 쪽의 판매량이 영 신통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장르문학 사업 자체를 접어버렸다.이게 무슨 소리야 이놈들아!!!

덕분에 비그리드를 포함해 당시 시공사를 통해 나오고 있던 대다수의 장르문학은 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미완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안타까운 미완 사례 중 하나다. 더군다나 이경영 작가는 그래도 이쪽 시장에서는 나름대로 판매량이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이런 식으로 미완이 되어서 더욱 안타깝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리콜렉션을 너무 재밌게 봤기에 더 안타깝다ㅠ.ㅠ 

언젠가 이경영 작가가 비그리드가 다시 나올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벌써 몇년 전 이야기. 이 쯤되면 포기해야하겠지만 그래도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이었기에 언젠가는 반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제발ㅠ.ㅠ
  • ㅎㅎㅎ 2011.10.14 00:46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경영 작가 작품 중에 비그리드가 있는건 알고 있었지만 아직 읽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리콜렉션의 반이 등장한다라...확실히 매력적일듯..ㅎ

    사실 비그리드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기존 가즈나이트와 다른 작품이라는 말에 좀 기대감이 안들어서 손을 안댄 점이 컸고, 또 얼마 안가 미완작으로 남았다는 말에 더 기억속에서 잊혀진 작품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아마 이경영 작가로서는 이 작품으로 처음(?) 외도를 시도해봤다가 뼈아픈 실패를 하고 다시 본업으로 돌아온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최근에 가즈나이트R을 열심히 내고 게시죠.ㅎㅎ

    세계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BSP의 세계관이 가장 맘에 들었기 때문에 이것과 관련된 작품이 하나 정도 더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현대세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는 많이 접해보질 못해서인지 이런 작품들이 전 굉장히 매력있게 느껴지더라고요.

    • 성외래객 2011.10.14 00:58 신고 수정/삭제

      사실 저 역시도 비그리드는 연재분은 꾸준히 챙겨봤지만 이후 미완이 되었기에 잊으려고 노력하는 작품입니다(...)

      가즈 나이트 팬들 입장에서는 가즈 나이트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조금 꺼려졌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비그리드에서는 전작 리콜렉션에서 등장했던 가즈 나이트 자체를 아예 언급도 안하고 있거든요ㅎㅎ

      이후 이경영 작가는 레드혼, 섀델 크로이츠로 외도(?)를 시도하지만 레드혼은 출판사가 장르문학을 접는 바람에 4권에서 미완되었고 섀델 크로이츠는 판매량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작가의 예상보다는 반응이 좋지 않아서 그런지 가즈 나이트로 돌아왔더군요;

      아, 그리고 저도 BSP의 세계관을 무척이나 좋아라합니다. 그래서 BSP가 책으로 나왔을 때 정말로 좋았죠ㅎㅎ

      이경영 작가가 현대물 관련 작품을 하나쯤 내줬으면 하는데 작년인가 흑선이라는 작품을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반응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가즈나이트R을 내게 되서 그런지 일단 연재가 중단되었습니다;; 그래도 평이 괜찮았던 지라 언젠가는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새누 2013.03.04 06:13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리고 좀 암울한 전개가 많았죠. 가즈나이트를 비롯한 속시원한 전개를 바랐던 독자들로서는... 특히 주인공격인 반이 많이 고통을 받고 비중도 반에 못지 않은 실력자 2명(이름 까먹었네요 한명은 동양풍 나라의 왕자고 다른 한명은 휀 느낌이 나는 쿨한 남자였나)이 나와서 더더욱 그랬죠. 개인적으로 재미있었지만 반의 활약을 기대했던 저로서는...

    • 성외래객 2013.03.04 15:57 신고 수정/삭제

      비그리드는 전반적으로 이경영 작가의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이죠. 무엇보다도 최초로 가즈 나이트가 등장하지 않는 소설이었죠. 개인적으로는 초반 암울한 전개가 인상적이었던 지라, 중반부 이후의 반의 비상을 기대했는데, 그러한 이야기가 펼쳐지기도 전에 출판이 중단되어버려 참 아쉽게 생각하고 있는 작품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