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기사


어떤 분야든 간에 불운의 명작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고 한국 판타지 소설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리고 한국 판타지 팬들이 불운의 명작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책 중 하나가 바로 유민수 작가의 불멸의 기사다.

개인적으로도 읽고나서 불멸의 기사의 출판사인 너와나미디어에게 치를 떨었다.

표지가 저게 뭐야ㅡ.ㅡ;

만약 불멸의 기사에 대한 입소문을 듣지 않았다면 절대 읽지 않았을 표지다;

또, 여러모로 홍보가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거나 불멸의 기사는 판매량과는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명작으로 인정받은 작품이며 최근에 이 작품을 읽은 나 역시 이 작품을 명작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주저하고 싶지 않다.

최근 한국 판타지에서는 시드노벨을 주축으로 한 라이트노벨,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세계관 도전 등 과거에 비해서는 중세를 배경으로 한 드래곤&마법&몬스터 류의 세계관이 많이 사라진 편이지만 아직까지도 대여점 쪽의 판타지 소설의 주 세계관은 드래곤&마법&몬스터 류의 세계관이 주축인 경우가 많다.

불멸의 기사가 나오던 99년 경에는 이러한 현상이 지금보다도 심했었다.

한국 판타지의 혁명적인 작품인 드래곤 라자가 채택했던 세계관이 바로 중세를 배경으로 한 D&D의 세계였고 후에 나온 작품들이 이러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히트를 치면서 이러한 세계관은 거의 고착화되다시피 했다.

그러던 와중에 마법과 드래곤, 그리고 몬스터를 철저하게 배제한, 정말 현실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것 같은 불멸의 기사가 나왔으니 당시 기준으로는 꽤나 참신한 시도였다.

거기다가 정말 실제 8세기 중세와 나폴레옹 시대를 그린 것 같은 사실감, 그리고 주인공 얀 지스카드의 카리스마, 작품 내내 흐르는 무거운 분위기, 사람들의 심리에 대한 세밀한 묘사 등 불멸의 기사는 참신한 시도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모로 읽는 독자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작품이다.

불멸의 기사는 1~4권까지가 1부, 5~7권까지가 2부인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1부는 8세기 중반 프랑크 왕국에서 세계관을 가져왔고 2부는 나폴레옹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뭐, 말 그대로 당시 상황만 가져온거지 나라의 이름이나 실제 사건들은 다른 부분이 많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이 1부는 정말 최고, 2부는 조금 실망이라고 말하는데 나 역시 이런 감상에 공감한다.
(1부만 생각한다면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지만 2부 때문에 별을 하나 깍았다;)

1부는 카발이라는 주인공이 형을 대신해 얀 지스카드라는 이름으로 가문의 명예를 위해 싸우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선 얀 지스카드라는 주인공의 카리스마가 꽤나 압도적이고 시프, 시에나, 버트와 같은 인물들이 모두 생동감 있게 움직이고 있으며 4권이라는 분량 안에 늘어지는 부분 없이 빠르게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 얀이나 시프, 시에나 같은 인물들의 심리 역시 자세히 묘사되고 있으며 여러가지 기억에 남는 장면들도 많다.

감옥에 들어가 죄수들을 자신의 부하로 만드는 장면, 시에나가 두 영지 간에 얽힌 사건을 해결하는 장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농노를 학살하는 장면 등...

1부는 말그대로 한 장면도 놓치기 힘들 정도로 어마어마한 포스를 자랑한다.




 

  • 적자생존 2010.07.24 21:01 ADDR 수정/삭제 답글

    흐음... 오랜만에 다시 읽고 싶은 책들을 검색하다 들어오게 되었네요.
    정말 저 표지... 대학생이 되어서 학부도서관 문학분류에 있던 모든 책을 다 읽어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지 않았더라면 집어던져버렸을 만한 표지였죠 ㅎ 하지만 읽고 나서는 정말 잘 읽었다고 생각했었구요.
    책도 모두 구입하고, 연재되었던 텍스트본도 구했는데 쓰시는 동안 작가님의 계획으로는 3부도 구상중이셨던 것 같아요. SF 느낌으로 미래의 우주선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쓰려고 하셨다는데... 결과적으로는 2부 완결이 되어버렸네요.
    1부에서는 저는 얀도 그렇지만 시프에게 너무나 매혹된 나머지 며칠 동안 꿈속에서도 나타날 정도;;;; 였습니다 ㅎ [손을 대는 자, 반드시 찾아내 똑같이 죽이겠다. 시프 K. 지스카드] 마지막의 저 부분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오랜만에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 성외래객 2010.10.21 12:54 신고 수정/삭제

      정말 불멸의 기사에서 시프는 진리 그 자체죠ㅠ.ㅠ
      1부에서 얀이 반지를 얻는 장면 등이 2부를 봤는데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갔는데 본래 3부작이라서 그런 걸 수도 있겠군요.

  • 이타라 2010.11.20 09:54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재미있게 읽었었죠
    1세대 판타지인가? 잘 알려지지않은 가장 큰이유가 좀 그저그런 제목과 표지 때문인것 같습니다

    • 성외래객 2010.11.20 13:43 신고 수정/삭제

      불멸의 기사 같은 경우를 출판사가 안티라고 하는 거겠죠(...)
      어쩜 저리 괴악한 센스의 표지를 내놓은 건지. 그렇다고 광고가 제대로 된 것도 아니고; 참 안타까운 비운의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