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를 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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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방영 이전부터 MB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해왔던 시사평론가 김용민의 활동은-그가 이명박 대통령을 이승만 전 대통령에 비유했다가 쫓겨난 사연은 예전부터 유명했다-나는 꼼수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이후에 더욱 활발해졌다.

특히 그가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게 바로 저술인데, 실제로 그는 나꼼수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후, 4인방 중 가장 많은 책을 출간했다. 이에 대해 김어준 총수는 인터뷰를 통해 나꼼수의 인기에 힘을 얻은 것도 있지만, 이전부터 김용민은 다양한 저술 활동을 준비해왔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저술활동 중에 나온 책 중 하나로 평소 그의 성향답게 보수몰락 시나리오라는 꽤나 강력한 문구를 표지에다가 박아놓았다. 또한, 책의 띠지에는 보수의 셀프몰락이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보수가 어떤 식으로 몰락하고 있는가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확실히 그의 책은 최근 쏟아져나오고 있는 정치관련 책 중에서도 단연 돋보였는데, 그 이유는 25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책장이 쉽게쉽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최근 나오고 있는 정치관련서적들은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려는 것인지 비교적 내용을 쉽게 풀이해놓은 책이 많은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이 책은 쉬운 내용풀이라는 면에서는 독보적일 정도로 책이 쉽게 읽힌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그는 대한민국의 보수를 총 4가지로 분류해놓았는데 기존의 어려운 용어 대신, 모태 보수, 기회주의 보수, 무지몽매 보수, 그리고 자본가 보수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독자들이 좀 더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 밖에도 한국 기독교의 실상을 파헤치고 있는 후반부에서도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그만의 용어로 가급적 쉽게 풀어놓고 있다. 개인적으로 최근의 정치서적 중 이 정도로 쉽게 읽히는 책은 보지 못한 것 같다.

쉽게 읽힐 수 있는 글을 쓴다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통해 김용민은 자신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 김용민이 아닌 시사평론가 김용민이라는 점에서 봤을 때, 이 책은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의 보수를 자신만의 용어로 쉽게 풀어놓은 부분 등은 확실히 인상깊었으나, 전반적으로는 어느 정도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체로 알고 있는 내용을 약간 더 깊게 들어가서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기존의 많이 오갔던 이야기들을 쉽게, 그리고 좀 더 심층적으로 풀어놓긴 했으나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은 조금 부족한게 아니었을까?

특히 지금의 보수가 셀프 몰락할 것이라는 부분은 심정적으로는 공감이 가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피상적인 느낌에 그친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