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 스토리의 완성도가 아쉬운 한국 드라마계의 어벤져스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의 정보가 처음 시청자들에게 공개되었을 때, 시청자들은 2013년 한국 드라마계의 끝판왕이 나타났다며 방영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럴만도 했던게, 별에서 온 그대는 배우 전지현의 15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었던데다가, 2010년대 들어 가장 핫한 남자배우로 떠오른 김수현의 차기작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동시기 최고의 스타 PD라 할 수 있는 장태유 PD가 연출을 맡았고, 대본은 내조의 여왕과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집필한 박지은 작가가 맡았다. 이런 형편이다보니 별에서 온 그대는 사실상 성공이 예약된 작품으로 여겨졌고, 시청자들 역시 별에서 온 그대의 성공여부가 아닌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 것인지에 더 관심을 기울일 정도였다.

 

  이렇듯 가히 한국 드라마계의 어벤져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막강한 조합으로 무장한 별에서 온 그대는 대다수 시청자들의 예상대로 방송 4회 만에 20%의 고지를 넘으며, 경쟁작들을 문자 그대로 압도해버렸다. 이후 아쉽게도 30%의 고지를 넘는데에는 실패했지만, 방영 내내 20% 중후반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2013년부터 시작된 SBS 수목 드라마 르네상스의 정점을 찍었다. 또한, 중국에서는 공식적으로 방영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방영된 어떤 한국 드라마보다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방영 전부터 성공이 예약된 작품으로 여겨졌고, 방영 후 당연하다는 듯이 수목드라마를 평정해버린 별에서 온 그대의 1등 공신은 역시나 1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전지현이다. 별에서 온 그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기대요소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이 가장 많은 기대를 걸었던 부분은 역시나 전지현이 출연한다는 것이었고, 전지현은 자신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비록 엽기적인 그녀 이후 15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굳어진 이미지의 재활용에 불과했지만, 전지현은 별에서 온 그대에서 자신의 인생연기를 보여주며 천송이라는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물론 앞서 언급핸대로 천송이라는 배역 자체가 여러모로 전지현의 기존 이미지에 기댄 배역이었으나, 그걸 감안하더라도 전지현은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자신이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김수현 또한, 한국 드라마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유형의 배역인 도민준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별에서 온 그대가 흥행하는데 일조하였다. 외계에서 온 데다가 초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도민준이라는 배역은 앞서 언급한대로 한국 드라마에서는 비슷한 유형을 찾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배역이었고, 비교적 판타지적인 설정을 배재한 작품을 즐겨보는 한국 시청자들의 현실 상, 조금만 균형감각을 잃어도 배역 자체가 유치해보일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김수현은 이제는 김수현이 아닌 도민준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특유의 진정성 넘치는 연기를 통해 배역을 잘 소화해내었고, 2012년 해를 품은 달 이후 시작된 흥행기록을 이어나갔다.

  두 주연배우의 열연 못지 않게 장태유 PD의 연출 역시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장태유 PD는 판타지적인 설정을 도입하여 다소 유치해보일 수도 있었을 별에서 온 그대의 분위기를 안정적인 연출력을 통해 잘 포장했을 뿐만 아니라, 각종 명장면을 만들어내며 과연 장태유 PD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특히 각 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깨알같은 에필로그 부분은 장태유 PD의 관록을 유감없이 보여 주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뒷심부족이라는 자신의 치명적인 단점은 피해가지 못했는데, 이는 아래 언급할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과 맞물려 별에서 온 그대의 후반부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장태유 PD는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다시 한 번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킨 셈인데, 매번 뒷심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지만, 어찌되었든 장태유 PD는 별에서 온 그대에서 보여준 여러 가지 인상적인 연출을 통해 자신이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스타 PD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렇듯 별에서 온 그대는 두 주연배우의 열연과 장태유 PD의 관록 있는 연출을 통해 시청자들이 기대한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정작 드라마의 기본이 되는 스토리 면에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스토리의 수준이 너무 낮았더라면 별에서 온 그대가 이렇게까지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별에서 온 그대의 스토리는 초반부터 여러 복선들을 깔아두어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으며, 여러 가지 장르를 뒤섞은 전개로 적어도 재미있는 내용을 보여주는데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스토리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별에서 온 그대는 여러모로 아쉬운 점을 많이 노출하였다.

  별에서 온 그대의 한 회차 분량은 내용의 대부분을 전지현의 개인기(?)로 때우고 마지막 10분에만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내용 전개에서도 개연성이 떨어지는 지점들이 여럿 있었다. 특히 드라마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도민준과 이재경의 대결구도가 확립되었는데, 이 때부터 여러 가지 무리수를 남발하기 시작했다. 사실 상식적으로 일개 소시오패스에 불과한 이재경이 막강한 초능력을 보유한 도민준과 대결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일부 네티즌의 의견처럼 차라리 이재경이 도민준과는 다른 집단의 외계인이었다면 좀 더 볼만한 대결구도를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는 도민준과 이재경의 대결구도 확립 후, 남발된 각종 무리수들은 별에서 온 그대의 완성도를 크게 저하시켰다. 14회에 등장한 초능력으로 타인을 죽이면 도민준도 죽인다라는 어처구니없는 설정과 19회에 도민준이 위기에 빠진 천송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고는 하지만, 아무런 고민 없이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공개한 장면, 그리고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같이 살아온 이재경을 별다른 고뇌도 없이 의심하기 시작한 후, 탐정모드에 돌입한 이휘경의 모습은 별에서 온 그대의 대표적인 무리수들이다.

  별에서 온 그대는 객관적인 지표로 봤을 때, 한 해동안 방영된 드라마 중에서 가장 성공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흥행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드라마다. 그리고 별에서 온 그대의 이러한 성공에는 두 주연배우의 열연, 장태유 PD의 연출, 내용 상의 재미가 뒷받침되었다. 하지만 별에서 온 그대가 초반의 무서운 시청률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30%대의 벽을 넘지 못한데에는 시청률이 한창 치고나갈 시점에 무리수를 남발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최근 방영된 평일 드라마의 어떤 작품보다도 30%대의 벽을 돌파할 가능성이 컸던 작품이기에 내용 전개 상의 재미와는 별개로 그다지 완성도가 높지 못했던 스토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 새누 2014.03.10 19:07 ADDR 수정/삭제 답글

    차라리 악당(빌런) 외계인을 등장시켰으면 능력자물이 될텐데 말이죠 로맨스로 너무 가는 바람에 설정에 비해 아쉽죠 물론 원래 그렇게 기획 된 드라마지만.. 김수현은 드림하이때부터 참 괜찮았는데 점점 좋은 배우로 가고 있는것 같아서 좋네요.

    • 성외래객 2014.03.15 13:03 신고 수정/삭제

      별그대 자체가 이능력물이라기보다는 로맨스에 이능력물을 더한 작품이라 악역의 비중이 그렇게까지 높을 필요가 없긴 하죠 사실;; 다만 도민준과 이재경의 능력차가 너무 넘사벽이다보니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가지 무리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진 건 좀 아쉽습니다;

      김수현에 대한 의견은 동의합니다. 가면갈수록 보다 매력적인 배우가 되어가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