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 부당한 폭력에 맞선 한 사람의 이야기

  변호인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사실 좌우 간의 대립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상 변호인에 대한 관심은 화제라기보다는 논란에 가까웠는데, 이로 인해 변호인은 개봉도 하기 전부터 극과 극을 달리는 평을 받아야 했으며, 개봉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우파를 자처하는 일부 몰지각한 세력에게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변호인은 개봉 전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주부터 압도적인 관객동원력을 보여주었고, 급기야는 역대 최단 기간 천만관객 동원이라는 금자탑까지 세웠다. 더군다나 천만돌파 이후에도 꾸준히 관객이 들어오고 있기에, 역대 관객 동원 1위인 아바타의 기록을 넘어설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변호인은 속물적인 변호사였던 송우석이 부림 사건을 통해 당대의 현실과 맞서게 된다는 내용을 그려낸 작품으로, 사실 속물적이었던 인물이 특정 사건을 통해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된다는 내용은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다뤄온 바 있다. 그렇기에 변호인의 스토리는 사실 특출나가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변호인은 관객들에게 익숙한 스토리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익숙함 속에서도 여러 가지 복선이나 개연성 높은 전개를 통해 비교적 완성도 높은 전개를 보여주었으며, 여러 배우들의 명연기를 통해 당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겨놓으면서 기존의 작품들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여기에 기존 한국의 7~80년대를 다룬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작품이 다루고 있는 실제 사건이 그리 오래 전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은 일종의 사회고발적 성격을 더했고, 이는 관객들이 작품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요인이 되었다.

 

  여기에 더불어 변호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물을 다루고 있음에도, 어느 한 쪽의 정치적인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있다. 변호인은 그저 국가에 의해 부당한 폭력을 당했던 사람들과 그런 부당한 폭력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고자 했던 한 사람의 이야기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즉, 변호인은 정치인 노무현이 아닌, 1980년대 당시의 변호인 노무현에만 철저하게 집중한 것이다. 만약 변호인이 내용의 무게 중심을 변호인 노무현이 아닌 정치인 노무현에 두었다면, 변호인은 똑같이 화제를 모으고 어느 정도 선에 성공을 거두었을 지는 몰라도, 관객 대다수의 지지를 얻었다는 지표로로 볼 수 있는 천만관객을 동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 변호인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인물에 대해 다루고 있긴 하지만, 어느 한 쪽에 치우친 내용을 그려내기보다는, 관객 대다수가 공감할 만한 요소들로 이야기를 구성하였고, 아주 빼어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비교적 탄탄하게 구성된 내용과 대한민국의 내노라하는 명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힘입어 역대 최단 기간 천만 관객 동원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변호인의 성공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어찌되었든 변호인이 개봉 전부터 경쟁작들에 비해 높은 관심을 받았던 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다루었다는 이유였기에. 또한, 관객 중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다뤘기에 변호인은 관람한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이 천만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역시나 탄탄했던 영화적 완성도와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국가의 부당한 폭력과 그 폭력에 당당하게 맞선 한 사람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던 내용 전개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