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현상

                  
                  박근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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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차기 대권주자 중 가장 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은 박근혜다. 최근 안철수가 서울 시장 출마의사를 밝히고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주기는 했지만 그 전까지는 근 2년에 가깝게 독주를 했다.

사실 그동안 진보 진영에서는 대체로 박근혜를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은 거품이라던가, 독재자의 딸일 뿐이라며 애써 비난해온 게 사실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녀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스스로 진보논객임을 자처하는 5명의 인물이 이제 그녀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그녀가 어째서 대중에게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지 제대로 분석을 해보자며 낸 책이 '박근혜 현상'이라는 책이다. 

5명의 저자는 조금씩 다른 시각에서 박근혜를 바라보지만 결국 그들의 이야기를 종합하자면 박근혜란 인물에게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그것만으로 이 정도의 지지율을 얻어낸 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다.

분명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건 그녀의 기반 중 하나이지만 그녀가 본격적으로 지지를 받기 시작한 건, 탄핵 사태 때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던 한나라당을 구원하면서부터다. 실제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각종 지표들도 본래 제3후보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던 박근혜가 이 때를 기점으로 지지율이 올라간 걸 확인시켜준다.

그 밖에도 이들은 여러 관점에서 박근혜가 단순히 아버지의 후광을 입은 인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한다. 정치적인 부분 외에도 우리가 매스미디어를 통해 그녀를 공주 내지는 성녀로 보고 있다는 내용까지 포함될 정도니 최대한 다양한 관점에서 박근혜라는 인물을 담아내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그로 인해 생기는 그녀의 한계점 역시 명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본문 내내 언급되는 확장되지 않는 지지 세력의 문제, 대권을 위해서는 중도를 향해 움직여야하는데 그로 인해 반발할 정통적인 지지 세력 등의 문제는 내년에 있을 대선을 위해 그녀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문제다.
 
사실 처음에는 진보논객들이 쓴 글이라기에 조금은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줄 알았는데 그런 부분은 전혀 없었다. 정말 자신들의 정치색깔과는 상관없이 그야말로 박근혜라는 인물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한 책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나 역시 그녀에 대해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었는데 이 책을 통해 호의적으로 바뀐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무 이유 없이 비판적으로만 바라보던 색안경은 벗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가장 큰 주제는 박근혜라는 인물이지만 그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과거 있었던 정치적인 사건이나 각종 정치철학 등이 언급되는데 이 부분 역시 꽤나 흥미롭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이야기를 다섯 명의 대담을 통해 정리하는 마무리도 괜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권하고픈 책이다. 자신의 성향이 어찌되었든 읽기 전보다는 객관적인 시선에서 박근혜라는 인물을 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