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바보 1
                     10점

강풀의 세번째 장편웹툰이자 순정만화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인 바보.

이 작품은 말그대로 승룡이라는 너무나도 순수한 바보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어렸을 적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바보가 되어 여동생을 데리고 살아가는 바보 승룡이와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가 작품의 기본 줄거리다.

개인적으로는 순정만화 시리즈를 보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작품인 것 같다.  백지와 같이 순수한 승룡이가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이 참 가슴 아프면서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처음에는 바보 승룡이라는 캐릭터에 그렇게까지 공감가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순수하기 그지없는 그 모습이 보기 좋았고 그렇게 그의 순수한 세계에 동화되었던 것 같다.

특히나 가슴이 아팠던 부분은 여동생이 아프다는 것을 깨닫고 학교로 뛰어가 지인이를 데리고 나오면서 하는 말.

"애는 내 동생이구요, 나는 애 오빠에요."

동생의 구박에 자신이 오빠임을 내세우지 못했던 승룡이가 타인들 앞에서 자신의 동생이라 말하는 그 장면에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항상 이 웹툰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면 중 하나다.

그리고 이 장면은 후반부 지인이가 동사무소에 찾아가 그 사람이 자신의 오빠고, 자신의 그 사람의 동생이라 말하는 장면과 연결되어 더 큰 슬픔을 자아낸다.

사실 이 이야기를 연재 중일 때만 하더라도 엔딩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물론 엔딩 자체는 강풀의 작품답게 멋진 마무리였고 바보는 좋은 작품이다. 하지만 바보를 본 많은 사람들이 후반부에 굳이 저렇게까지 했어야하라는 의문을 한 번쯤은 떠올려봤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강풀은 후기에서 그저 바보처럼 살다가 바보처럼 간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고 짧게 답변했다.

강풀의 선택으로 극후반부가 더 감동적이었고, 강풀의 생각도 이해가 갔지만 사람이란게 머리로는 이해가 되도, 감성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원래 스토리 진행이 막장으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작가의 진행방식에 별다른 불만을 표시하지 않는 편인데 바보에서만큼은 후반부 스토리가 다소 아쉽다. 아무래도 승룡이에게 너무 푹 빠져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강풀 스스로도 바보 특별편에서 이야기를 만들 때 몇십 번씩 이야기를 짜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바라보게 되어서 자신의 작품을 보고 슬퍼하지 않는 편인데 승룡이만큼은 그렇지 않다고 밝힌 적이 있다. 

어쨌거나 보는 내내 눈물도 많이 흘렸고 그 순수함에 많은 감동도 느낀 좋은 작품이었다. 

사실 강풀의 작품들 중 영화로 만들면 바보만큼은 대박을 칠 거라 생각했는데 이 정도의 시나리오를 가지고도 어떻게 만들었길래 망했는지 좀처러 이해가 안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