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

                                       
                                        미실
                                         8점


꽤나 오래전부터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가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군대에 가서야 마침내 이 책을 보게 되었다.

09년도에 드라마 선덕여왕이 히트치면서 미실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고 그로 인해 이 책을 보게 된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이렇게 책을 보는 사람들은 대개 드라마와 책의 미실을 비교하던데 드라마가 한참 방영되던 중 나는 군대에 있었고 부대 사정상 드라마를 챙겨볼 만한 여건이 안 되는 지라 드라마 선덕여왕은 전혀 본 적이 없다ㅡ.ㅡ

그렇기에 드라마에서는 어땠는데 여기서는 이렇구나라는 식의 감상은 불가능...

일단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감정은 상상 이상으로 적나라하다는 점이었다. 뒤에 나와있는 추천글 같은 걸 보면서 이 책에 성관계 묘사가 잘 나와있나 싶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적나라할 줄은 몰랐다.

거기다 분량도 많다. 책이 300페이지면 거의 200페이지 이상은 성관계 관련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 여러 수업을 듣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재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과거 한국의 성의식은 조선 후기의 것으로 조선 전기만 해도 조선 후기와는 많이 달랐다는 걸 알게 되었다.

당연히 그 전 시대인 삼국 시대, 고려 시대는 두말할 것도 없다.

어쨌든 그렇게 막연히 알고는 있었는데 그걸 소설로 보니까 또 묘했다.

미실은 어렸을 적부터 성관련 기술들을 배우면서 자란다. 그리고 커가면서 그것들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첫 남자인 세종을 시작으로 수많은 남자들이 미실에게 유혹당하고 후에 미실은 거의 왕 다음 가는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이러는 와중에 당시 신라 시대의 지금의 시점으로 보면 개족보로 밖에는 안 보이는 가족관계, 지금으로보자면 문란하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 성생활 등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그게 바로 이 소설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라 시대를 배경으로 이러한 모습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져서 아 정말 이 시대에는 이러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걸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단지 이런 성관계에만 치중하고 있는게 아니라 각 인물들의 애정관계나 갈등관계 등을 이용한 권력다툼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개인적으로는 미실의 첫남자이자 지고지순한 사랑을 한 세종이라는 인물이 마음에 들었는데 막판에 좀 잘 풀리나 싶다가 또 살짝 꼬이는 것처럼 끝나버려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또, 분명 이 소설에 그려진 미실이란 인물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리 바람직한 인물은 아니지만 그녀의 심리가 너무 잘 묘사되어있어서 그런지 마지막에는 안타깝고 애틋한 감정도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소설적인 재미도 충분했고, 미실 특유의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으며, 당시의 신라 사회를 생생하게 묘사해냈다는 점도 괜찮았다. 사랑 앞에 무너지는 여러 남성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